1919년 1차셰계대전 직후 파리에서 열린 국제회담에 영국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젊은 외교관 해럴드 니콜슨을 한 파티에서 소개받은 프루스트는 그에게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자세히 묻는다. ˝오전 열시에 모임을 열었다˝는 한 문장을 프루스트는 천천히, 상세히 말해달라고 요청한다. ˝정확하게요, 선생님, 너무 빠르지 않게요.˝ 프루스트 읽기(와 강의)의 딜레마다..





이것은 어쩌면 프루스트의 구호인지도 모른다. "너무 빠르지는 않게요(n‘allez pas trop vite)."이렇게 너무 빠르지는 않게 지나감으로써 얻는 이득이란, 그 과정에서 이 세계가 훨씬 더흥미로워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 아닐까? 니콜슨이보기에는 "예, 우리는 오전 열 시에 모임을 열고"라는 간결한문장으로 요약되는 이른 아침이 악수와 지도와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마카롱 과자를 드러낼 정도로 확장된 것이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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