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집의 페이스만 보면 결코 다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과묵한 것도 아니다. 묵직하면서도 정밀하며 냉철하면서도 섬세하다. 비평이 갖출 수 있는 여러 미덕을 한꺼번에 느끼게 해주는 비평가가 황종연 교수인데 이번에 세번째 단독 평론집이 나왔다. 1990년대 이후 단편들만을 다룬 <명작 이후의 명작>이다. ‘<회색 눈사람>에서 <봄밤>까지, 한국현대소설 읽기‘가 부제.

앞서 나온 평론집은 <비루한 것의 카니발>(2001)과 <탕아를 위한 비평>(2012)으로 얼추 10년 터울이다. 그만큼 신중한 편이이기도 해서 신뢰감을 갖게 한다.

세계문학이건 한국문학이건 강의에서는 주로 장편소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단편이나 연작소설을 다룰 때도 없지 않다. 한국문학 강의에서는 박경리와 오정희, 김승옥, 이청준, 황석영, 조세희 등의 단편을 다룬 바 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작품, 특히 단편은 다룰 기회가 적었는데(김애란 단편 정도가 예외) <명작 이후의 명작>을 좋은 길잡이로 삼으려 한다.

젊은 세대 평론가들의 평론집도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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