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에서 다루는 작가(저자)들 외에도 매일 새로운 저자들과 만난다. 눈인사와 악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게스트로 초대해 후한 대접을 하고픈 이들이다. 이번주에 발견한 저자들 가운데는 미국의 역사학자 카일 하퍼도 있다. <로마의 운명>(더봄)이 처음 소개된 터라 생소하지만 프로필에 들어있는 저작 목록이 모두 관심을 끈다. 소개된 이력은 이렇다.
˝오클라호마대학교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2007년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 케임브리지대 출판부에서 출간된 <서기 275-425, 후기 로마 시대의 노예 제도>는 미국역사협회에서 선정하는 ‘제임스 헨리 브레스티드상’을 수상했다. 2013년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발행된 두 번째 책 <수치에서 죄에 이르기까지: 성적 도덕의 기독교적 변화>는 미국종교학회로부터 우수역사도서상을 수상했다. 카일 하퍼의 세 번째 책, <로마의 운명: 기후, 질병 그리고 제국의 종말>은 2017년 가을에 프린스턴대 출판부에서 출간되었으며, 미국출판인협회 우수학술도서상 수상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세권의 책을 펴낸 데에서 짐작할 수 있지만 젊은 학자다. 검색해보니 1979년생으로 40대 초반이다. 그럼에도 로마사와 서양 고대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저자들을 계속 써낼 것으로 기대된다. 로마사 분야의 책은 부지기수로 많지만 그럼에도 <로마의 운명>이 좋은 평판을 얻은 건 희소성 때문이다. 기후와 질병 등 자연환경적 요인을 로마 제국 몰락의 요인으로 짚어보고 있는 것.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를 자연과학적 관점에서 다룬 최초의 책. 예로부터 사람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개화를 이루고 오래 지속한 로마 제국이 몰락한 원인을 찾아내고자 했다. 저자인 하퍼는 사회구조와 정치 현상 같은 인간의 행위로부터 시야를 더 넓게 확장한다. 자연환경, 즉 기후와 생태계를 제국의 멸망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친 변수로 설정하여, 기후 변화와 감염병이라는 자연 재해가 로마의 붕괴에 재앙과도 같은 역할을 했음을 검증하고 있다.˝
읽을 책들이 밀려 있지만 매우 강하게 흥미를 끄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