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다 나오지 않았을까 싶은 고전들의 새 번역본이 나와서 모아놓는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 그리고 괴테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이다. 먼저, 셰익스피어의 로마사극 가운데 <코리올라누스>. 몇년 전에는 랄프 파인즈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이미 네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었는데, 이번에 한국외대출판부판이 추가되었다. 몇년 전 강의에서는 동인판의 <코리올레이너스>를 교재로 썼는데, 제목이 불만이었다. 다음에 강의에서 다룬다면, 외대판으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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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도 새 번역본이 추가되었다. 문예출판사판('살바도르 달리 에디션')이다. 첫 강의에서는 창비판으로 읽었고, 이후에는 주로 열린책들판을 쓰고 있는데(얼마전 리커버판도 나왔다) 그래도 새 번역본이라고 하니 참고는 해봐야겠다(구입이야 어렵지 않지만 꽂아둘 서가가 없다는 게 문제다).
괴테의 <파우스트>도 무려 두 종의 번역본이 추가되었다. 부북스판과 종문화사판. 각각 현직에서 은퇴한 독문학자들의 노작이다.
앞서 나온 전영애 교수의 <파우스트>(전영애 교수판 괴테 전집의 일부다)와 연구서로 안진태 교수의 <불멸의 파우스트>로 '파우스트 수집'을 마무리하려 했는데, 추가된 두 종도 무시하기 어렵다. 가을 학기에 <파우스트> 강의가 있다는 핑계로 구입해볼 참이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마지막 대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다시 번역되었다. 창비판 <까라마조프 형제들>이다.
창비 세계문학전집판으로는 나온 도스토예프스키의 유일한 장편이다(중편까지 포함하면 <지하에서 쓴 수기>가 더해진다). 톨스토이의 작품으로는 <안나 까레니나>가 유일(중편까지 포함하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추가된다).
종수는 적지만, 대표작들로 목록을 채웠기에 체면은 세웠다고 할까. <카라마조프>가 더 나온다면 을유문화사판 정도가 아닐까 싶다. 을유문화사판으론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과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나와 있다. 창비판과 얼추 짝이 된다.
여러 번 강의한 작품들임에도 번역본이 새로 나올 때마다 반갑게 맞이하게 된다. 이런 작품들과 함께 나이를 먹었고 또 늙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