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마르셰의 <피가로의 결혼>(1784) 5막에 나오는 피가로의 독백이다. 보마르셰의 이런 작품에 와서 소위 ‘시민비극‘(부르주아 비극)은 ‘비극‘이란 딱지를 떼고 시민극으로 재탄생하는 게 아닌가 싶다. 바야흐로 프랑스대혁명 전야의 분위기를 <피가로의 결혼>은 전달한다...


귀족, 재산, 혈통, 지위, 뭐 이런 것들로 기고만장해진 거지! 그런 막대한 재산을 쌓는 데 당신이 무슨 노력을 했단 말입니까? 세상에 태어나는 수고야 했겠지만, 그 이상은 하나도 한 게 없죠. 되레 평범하기 짝이 없는 위인 아닙니까. 반면, 나로 말하면, 젠장! 낯모를 사람들 속에 버려져서 난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갖은수완과 술수를 부려야 했단 말입니다. 백 년 전 스페인 전역을 다스리는 데도 이만한 재주가 필요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런 나랑 한판 붙어보시겠다... -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