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강의에서 다루는 작가들은 비중에 따라 급이 나뉜다. 작품 외에 작가까지 챙겨야 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아도 되는 경우. 고전 작가들이라면 당연히 전자에 해당한다. 조건이 붙는다면 작가에 관해 참고할 만한 책들이 나와있어야 한다는 것. 주로 영어로 된 자료들도 많이 구입하고 참고하지만 아무래도 한글 자료가 읽기 용이하다. 공유할 수도 있고.
올해도 도스토예프스키 강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기에 관련한 자료들을 꼬박꼬박 챙겨놓는 편이다. 최근에 나온 책으로는 이정식 서울문화사 대표의 '러시아 문학기행' 시리즈가 있다. <시베리아 문학기행>에 이어서 두 권의 러시아문학기행이 도스토예프스키(도스토옙스키)의 행적을 쫓고 있다. 올해 예정했던 도스토예프스키 문학기행이 무산되었기에 이 책들로 여행을 대신해보려고 한다.
도스토예프스키 문학기행으로는 앞서 석영중 교수의 <매핑 도스토옙스키>가 나오기도 했다. 작품을 다룬 책으로는 <자유>(<죄와 벌>)와 <인간 만세!>(<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두 권의 책도 참고문헌에 속한다.
또다른 러시아문학자의 책으로는 조주관 교수의 연구서 <도스토옙스키의 메타지식>(<지하로부터의 수기>)와 <죄와 벌의 현대적 해석> 등을 꼽을 수 있다. '케임브리지 컴패니언 시리즈'의 <도스토옙스키>도 유익한 참고문헌이다(아마도 대학원생 정도가 독자가 되겠지만).
국내 학자의 도스토예프스키 연구서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권철근 교수의 <도스토예프스키 장편소설 연구>가 그 가운데 하나였다. 저자가 최근에 새로 펴낸 연구서는 <'롤리타'바로 읽기>. 러시아문학자의 책으로는 첫 <롤리타> 연구서다.
작가 입문서 시리즈로 최건영 교수의 <블라지미르 나보코프>도 러시아문학자의 책이긴 하다. 나머지 연구서들을 모두 영문학 전공자의 책들이다.
덧붙여, D.H. 로렌스(로런스)에 관한 연구서들도 모은다. 강미숙 교수의 <D.H. 로런스와 창조성의 문학>이 최근에 나와서인데, 지난해에는 백낙청 교수의 하버드대 박사학위논문이 <D.H. 로런스의 현대문명관>으로 제자들의 손에 의해 번역됐고, 더불어 논문집으로 <서양의 개벽사상가 D.H. 로런스>가 출간됐었다. 로렌스 작품에 대한 강의를 언젠가 다시 하게 되면 유익하게 참고할 만한 자료들이다.
당장 올해는 로렌스를 읽을 일은 없을 것 같고, 대신 미국 현대문학에 대한 강의가 예정돼 있어서 관심을 그쪽으로 돌려야 한다. 강의와 관련하여 러시아문학과 미국문학 참고자료들에 대한 페이퍼를 가끔씩 적게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