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평전은 즐겨 구입하는 도서 아이템이다. 더 확장하면 사상가나 철학자 평전, 정치가나 예술가 평전도 포함된다. 최근에 나온 평전들 가운데, 세 권을 골랐다. 두께로 봐서는 이번 겨울에도 다 읽지 못할 성싶지만, 여느 때처럼 구입은 완료했다. 
















먼저 <정념과 이해관계>(첫 번역은 <열정과 이해관계>였다)의 저자 앨버트 허시먼. '반동에 저항하되 혁명을 의심한 경제사상가'가 부제다. 국내에는 책이 몇 권 소개되지 않아서 이렇게 두툼한 평전이 번역될 줄은 몰랐다. 


"독보적 경제학자 앨버트 O. 허시먼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허시먼은 사상적 뿌리가 마르크스주의에 닿아 있음에도 공산주의적 유토피아에 동조하지 않았고, 제3세계에 파견된 '외국인 전문가'였지만 '외국인 전문가'의 과도한 역할을 비판했으며, 시장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음에도 시장만능주의에 휩쓸리지 않았고, 경제학자이면서도 그 경계 안에 안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20세기 지성사의 특별하고 비범한 존재였다. 이 책은 대공황과 파시즘, 혁명과 전쟁, 경제개발과 독재 등 20세기를 특징짓는 온갖 격동의 현장을 온몸으로 겪어낸 바로 이 '숙고하는 활동가'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의 치열한 지적.실천적 여정을 추적한다."

아무튼 소개된 덕분에 독보적이면서도 비범한, 그러나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경제학자(내지 경제사상가)와 만나게 되었다.















더 보태자면 신뢰할 만한 역자의 번역이라는 점. 올해 한국출판문화상 번역부문 수상자인 김승진 씨다(이제껏 남자인 줄 알았다). <힘든 시대를 위한 좋은 경제학>이 수상작인데, 다른 번역본들도 모두흥미로운 책들이다(에이미 추아의 <정치적 부족주의>는 내게 '올해의 책' 가운데 하나다). 만만찮은 두께의 책들을 연거푸 옮긴 걸 보면 대단한 열정과 노고가 아닐 수 없다.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평전은 작년에도 나왔었는데, 영어권 저자의 평전이었고 이번에 나온 건 독일 저자의 것이다. <알프레드 아들러>(마인드큐브). '개인심리학의 탄생'이 부제다. 그러고 보면 <미움 받을 용기>가 화제를 모은 지 벌써 6년이 되었다. 상당수의 아들러 책이 소개되고 관련서도 많이 나왔는데, 어느 정도 읽은 독자라면 평전에도 손을 대볼 만하다. 아들러 독자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같은 책이다. 

















헨리 소로의 책은 줄기차게 나오고 있는데, 그래도 결정판 평전은 그간에 없었다(생각나지 않는다). 그 공백을 채우는 책이 로라 대소 월스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돌베개)다. 책의 출간 사실은 뒤늦게 알고 주문했는데, 확인해보니 소로의 <월든> 강의 때 참고하려고 구입했던 평전이 원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소로의 생애와 그 세대 전반을 다룬 종합적인 평전이다. 광범위한 새로운 연구와 소로의 모든 텍스트를 통해 그의 생애와 모순, 시대와 장소를 넘어선 현재성을 추적한다."

















아무려나 소로의 책들은 중복 번역된 대표작들을 포함해 여전히 계속 나오고 있다. 누군가 정리해주면 좋겠다 싶을 정도인데, 역시나 얼마간 읽은 독자라면 소로의 삶과 사상 전반을 되짚어보는 용도에서 평전을 손에 들어도 좋겠다. 물론 800쪽 분량이라 마음먹고 손에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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