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철학'으로 분류되는 책의 저자들이다. 프레히트라는 성만으로는 아직 생소한데, 리하르트 다비드 프레히트라고 해도 마찬가지일까? 현재 독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철학자라고 하는데, 우리에게도 <나는 누구인가>와 '철학하는 철학사' 시리즈가 번역돼 있다. 이번에 나온 건 <사냥꾼, 목동, 비평가>(열린책들).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철학자이자 개성 넘치는 지성인으로 평가받는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저서. 제목의 유래는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구상한 유토피아다. 1845년 브뤼셀 망명 시절 두 사람은 포도주에 흠뻑 취한 상태에서 이상적인 사회를 그려 보았다. 두 사람이 꿈꾼 유토피아는 각자가 오늘은 이 일을 하고 내일은 저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한 사회, 다시 말해 아침에는 사냥을 하고, 낮에는 고기를 잡고, 저녁에는 가축을 몰고, 밤에는 사색과 비평을 하는 것이 가능한 사회였다. 디지털화와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일견 우리는 유토피아로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로 생업 노동에서 해방된, 자유롭고 충만한 삶으로 나아가고 있을까? 미래의 사냥꾼, 목동, 비평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공산주의 유토피아론에 대한 현재적 재검토로서도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겠다.
통상 <철학적 사유의 작은 학교>로 소개되었던 야스퍼스의 철학 입문서가 <철학적 생각을 배우는 작은 수업>(이학사)이란 제목으로 다시 나왔다. 방송강의를 바탕으로 한 야스퍼스 말년의 저작. 20세기 독일철학의 거장 가운데 한 사람이 생각했던 철학의 핵심 문제들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한 독자라면 기꺼이 손에 들 수 있다.
비슷한 용도의 책이라면 러셀의 <철학의 문제들>도 비교해볼 수 있겠다.
그리고 라이프니츠의 책으로 <신인간지성론>(아카넷)이 초역돼 나왔다.
잘 알려진 <모나드론> 외 라이프니츠의 주저가 무엇인지 확인해봐야겠다. <형이상학 논고>나 <변신론>은 구입해두기만 한 상태다(최근에 <라이프니츠 읽기>도 구입했다). 이번에 나온 <신인간지성론>은 '로크의 <인간지성론>에 대한 비판'이 부제다.
로크의 <인간지성론>은 현재 두 종의 번역본이 나와있다(한길사판 1권은 품절 상태군). 순서상으로는 로크의 책부터 읽어야 할 터이니, 라이프니츠의 책은 당분간 '그림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