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의 대단히 단출한 루틴을 제외하면 이번 연휴는 많은 걸 준비하고 궁리해야 하는 기간이다. 연휴가 지나면 강의 일정이 본격화되어서인데, 그 전에 정리해야 하는 숙제도 상당하다. 강의와 관련해서는 여러 주제에 대해 정리 겸 리셋하는 게 과제다. 한국문학 관련해서는 신소설에 관한 저작과 논문들을 십수 편 읽어야 하고, 제인 오스틴과 디킨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 강의와 관련해서도 상당한 분량의 참고자료를 읽어야 한다. 미국문학과 프랑스문학(실존주의) 강의도 준비해야 하고. 

















그러는 와중에 개인적인 독서도 빼놓기 어려운데, 경제학(<국가부도 경제학> 덕분에 금융 분야에 대해서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책들과 함께 이론 분야에서는 해석학 관련서들. 아즈마 히로키의 책들. 해석학이 관심사가 된 건 존 카푸토의 <포스트모던 해석학>(도서출판b) 때문이다. 하이데거와 데리다에 정통한 (종교)철학자. 


이번 책의 원제는 '해석학'이고 부제가 '정보시대에서의 사실과 해석'이다. 해석학 입문서 같은 모양새이지만 카푸터는 입장이 분명하고 명쾌하다. 교과서적인 입문서가 아닌 개성이 매우 강한 현대 해석학 입문을 제공하고 있다. 
















해석학이란 무엇인가란 물음에 대한 자문자답. "해석학은 해석의 이론이다. 해석학은 모든 것이 해석의 문제라는 이론이다." 카푸토의 기본 입장은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과 가다머의 <진리와 방법>, 그리고 데리다의 해체론이 던진 해석학적 충격을 충실이 따라가는 것이다. 국내 소개된 책으로 오래 전에 소개된 리처드 팔머나 최근에 나온 장 그롱댕의 입문적 해설과 비교해볼 수 있겠다. 리처드 번스타인의 <객관주의와 상대주의를 넘어서> 같은 책도 견줘볼 수 있는 책. 

















아주 오래된 숙제로 있는 <존재와 시간>과 <진리와 방법> 완독에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의도적으로 고른 책이기도 하다. 
















데리다 읽기도 마찬가지. 벌써 오래 전 일인데, 개인적으로 데리다에 관해 가장 유익하게 읽은 책이 카푸토와의 대담이었다(<호두껍질 속의 해체>). <데리다와 기도와 눈물>도 그때 구입한 책이었다. <포스트모던 해석학>이 되살려준 몇 가지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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