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표적 SF 작가인 스트루가키 형제의 작품이 하나 더 번역돼 나왔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현대문학). 몇년 전 <노변의 피크닉>(현대문학)이 나왔을 때 일회성이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다행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비에트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초기 대표작. <노변의 피크닉>에 이어 현대문학에서 선보이는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두 번째 권으로, 봉건사회 체제의 외계 행성에 파견된 지구인 역사 연구원을 통해, 자신의 유토피아적 개입이 인간 역사의 자연스러운 진보를 방해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간섭하지 못한 채 관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신’의 불완전한 입장에서 오는 딜레마를 그렸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열린책들)까지 포함하면 이제 세 권째여서 강의에서 다룰 수 있겠다 싶다. 

















최근에20세기 러시아문학 작품이 몇 권 더 번역돼 나왔는데, 따로 자리를 마련할 여유가 없으니 같이 모아놓는다. 먼저, 1920년대에 주로 활동한 유리 올레샤의 단편집 <리옴빠>(미행)가 나왔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유리 올레샤 단편집 『리옴빠』는 올레샤의 거의 모든 단편소설이 수록되었다. 첫 작품 「리옴빠」(1927)부터 마지막 작품 「친구들」(1949)에 이르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에 걸친 단편 23편이 이제껏 보지 못한 러시아 소설의 낯선 기운으로 독자를 맞는다. 특히 「질투」와 함께, 그에게 작가적 명성을 가져다준 「사랑」, 「버찌 씨」, 「알데바란」 등의 대표 작품들을 이 단편집을 통해 비로소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소개에서도 언급된 <질투>가 대표작인데, <마호가니>(열린책들)에 같이 수록돼 있었지만 절판된 지 오래되었다. 다시 나오다면 자먀틴(자먀찐)의 <우리들>과 함께 20세기 러시아문학 강의에서 다룰 수 있는 작품이다.
















20세기의 체호프로 불리는 망명작가 세르게이 도블라토프의 작품집 <수용소>(지만지)도 이번에 나왔다(몇년 전 영화 <도블라토프>가 소개됐었다). 수용소의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작가의 자전적 체험이 실려 있는 작품집.


"20세기 가장 유명한 러시아 작가 중 한 명인 세르게이 도블라토프의 수용소 문학 작품집. 작가가 러시아에서 교도관으로 군복무를 하던 시절의 경험을 승화시킨, 수용소에 얽힌 짧은 이야기 열네 편을 묶었다. 교도소 안 괴물이 아닌 폐쇄된 공간 속의 다양한 인물 군상을 그리면서 논픽션을 능가하는 사실성을 담보할 뿐만 아니라 작가 특유의 소소한 유머로 독자를 미소 짓게 한다."


죄수가 아닌 교도관의 이야기이지만 어쨌든 도스토예프스키의 <죽음의 집의 기록>이나 솔제니친의 <수용소 군도>, 샬라모프의 <콜리마 이야기> 등과 함께 '수용소문학'으로 분류된다. 다른 작품들은 모두 작가의 죄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동시대 러시아문학의 간판 작가의 한 명인 빅토르 펠레빈의 신작도 번역돼 나왔다(젊은 작가였는데, 1962년생이니 그도 환갑을 앞두고 있다). <아이퍽 10>(걷는사람). 특이하게도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의 일환이다.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5+5> 공동번역 출간 프로젝트의 첫 작품집. 세계가 열광한 러시아의 신세대 작가 빅토르 펠레빈의 SF 장편소설로, 가까운 미래의 사랑과 성(性), 죽음과 문명에 이르기까지 현세 인류의 주제와 논쟁들을 감각적인 비유와 신랄한 문장들, 매혹적인 구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어떤 작품들이 더 준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펠레빈의 경우도 <P세대>를 포함해 댓 권이 번역돼 있어서 강의에서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다룰 기회가 내년에는 있으려나.
















펠레빈보다 한 세대 앞서지만, 역시 러시아 동시대문학의 간판 여성 작가로(울리츠카야 등과 함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빅토리야 토카레바의 신작도 이번에 나왔다. <티끌 같은 나>(잔). 


"러시아 현대문학의 거장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중단편 선집으로, 표제작 〈티끌 같은 나〉부터 <이유><첫 번째 시도><남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죠><어느 한가한 저녁>까지 다섯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섯 편 모두 자신의 방식으로 미래를 꿈꾸는 평범한 여성이 주인공인데, 익숙한 러시아 고전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며 현실적 야망과 사랑을 쫓는 인물을 만날 수 있다."


현대 러시아문학은 사실 뜸하게 소개되는 편인데, 한꺼번에 여러 작가의 작품이 소개돼 반갑다. 수교 30주년과 무관하지 않은 듯싶은데, 여세가 당분간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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