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서재 일거리가 쌓이는데, 때로는 너무 많아도 의욕이 꺾이게 된다(이것도 서재일을 접고자 하는 주된 이유다). 21대 국회가 개원하게 되면, 개운한 마음으로 손을 놓든지 해야겠다. 
















이번주 일거리들(지난주부터 밀린 것도 몇 가지 있다) 가운데 견적이 덜 나오는 걸 고른 것이 투르게네프의 문학강연 <햄릿과 돈키호테> 출간이다. 단행본 제목으로는 <투르게네프의 햄릿과 돈키호테>(지식여행)이다. '교양 고전 Pick' 시리즈의 첫 권인데, 근간 목록이 예고돼 있지 않아서 어떤 책들이 이어지는지 모르겠다. <로쟈의 러시아문학강의>에서도 언급했던 듯한데, 소위 '햄릿형 인간'과 '돈키호테형 인간'의 구분을 처음 제시한 이가 투르게네프다(저작권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출처가 바로 1860년의 이 강연이다. 


"소설, 시, 희곡, 산문 등 모든 장르에 걸쳐 광범위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러시아 최고의 미문가로 불렸던 투르게네프가 햄릿과 돈키호테를 인간 본성의 양 끝에 서 있는 인물로 보고 두 인간 유형을 비교, 분석했다. 투르게네프가 1860년에 집필한 산문을 국내에 최초로 번역해 출간한다."


최초 번역 출간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데, 단독 단행본 출간은 처음이지만, 예전에 한번 번역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예전에 신형철 평론가의 팟캐스트 '문학이야기'에 소개된 적이 있다). 세계수필선 종류의 책이 수록돼 있었는데, 이미 구하기 어려운 책이므로 이번 번역본 출간을 반기게 된다. 햄릿과 돈키호테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투르게네프와 러시아문학 이해에 요긴한 강연인지라, 어느 쪽이건 관심있는 독자는 일독해보면 좋겠다. 여름학기에 <돈키호테>를 다시 읽을 예정인데(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돈키호테 성찰>도 읽을 예정), 겸사겸사 나도 다시 읽게 될 듯하다.


예전에 페이퍼에 적었듯이 투르게네프는 여섯 편의 장편소설을 썼는데, 이 가운데 여전히 <전야>(<전날밤>)<연기>와 <처녀지>는 새 번역본이 나오지 않아서 강의에서 다루기 어렵다. 언제쯤 '완전체' 강의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걸으며자는사람 2020-04-19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키호테 성찰‘은 다 읽는 데 두 달 걸렸습니다. 주석이 책의 절반입니다. 난해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한 번에 많이 읽을만큼 만만한 책은 아니더군요. 아주 유익하고 좋았습니다.

로쟈 2020-04-19 11:34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오래전 문고본으로 읽은 터라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