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 제목을 나란히 적었다. 에이미 추아의 <정치적 부족주의>(부키)와 마이클 영의 <능력주의>(이매진). 둘다 책이 나오기 전에 이름을 알고 있던 터라 낯설지는 않다. 같이 묶은 것은 나란히 출간되었기 때문. 원저로만 보자면 서로 만나기 어려운 책이긴 하다. <정치적 부족주의>(2018)과 <능력주의>(1958)보다 한참 늦게 나왔기 때문이다. 
















예일대 로스쿨 교수인 에이미 추아는 중국계 미국 학자로 우리와는 구면이다. 단독저작은 앞서 세 권이 소개되었고 <타이거 마더>를 제외하면 국제정치 분야의 책들이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지만 미국뿐 아니라 우리의 정치 현실에도 잘 와닿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저자는 물론 전세계 각지의 상황을 '정치적 부족주의'의 키워드로 설명한다).

"국제 분쟁 전문가이자 <불타는 세계><제국의 미래> 저자인 에이미 추아 예일대 로스쿨 교수의 신작으로, 오늘날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립'과 '혐오'의 원인을 기존의 좌우 구도가 아닌 '부족주의'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미국이 부족주의를 간과하고, 냉전 프레임으로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을 보는 바람에 전쟁에서 패배한 것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부족적 정체성'을 고려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책의 프롤로그를 읽었는데, 읽을 만한 책이다. 번역도 매끈하다. 역자가 최근에 낸 책들이 모두 읽어볼 만한 책들이고, 믿을 만한 번역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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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최근에 나온 데이비드 런시먼의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아날로그)도 가이 읽어볼 만한 책으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민주주의가 어떻게 끝나는가'(원제)를 성찰하고 있다. 지난가을에 나온 크리스 헤지스의 <미국의 미래>(오월의봄)도 서가에서 빼내왔는데(원서도 찾아봐야겠다) 부제가 '7개의 키워드로 보는 미국 파멸 보고서'였다. 지금이라면 키워드 하나가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코로나. 
















내친 김에 짚자면, 한국 정치와 관련해서는 강준만의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인물과사상사), 장자연-윤지오 사건을 치밀하게 다룬 조정환의 <증언혐오>와 <까판의 문법>(갈무리)이 최근에 나온 책들이다. 국내외서 모두 정치철학이나 이론서와 구체적인 사건 저널리즘 사이의 책들로 분류할 수 있겠다.




 












로버트 영의 <능력주의>는 외양의 인상과는 다르게 소설이다. 일종의 어젠다 소설(우리식으론 <82년생 김지영>이 그에 속하겠다). 중요한 것은 저자가 '능력주의'란 말의 저작권자라는 점. 그러니까 이 소설과 함께 능력주의란 말이 탄생했고 유포되었다. 그런 사실은 <능력주의는 허구다>(사이)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원제는 '능력주의 신화'), 이 책에 대해서는 서평에서 다룬 바 있다(유익한 책이지만 번역에 문제가 많다). 
















능력주의와 호환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 '엘리트주의'이기도 한데, 이 주제를 다룬 책들에 주목해왔다. 크리스토퍼 헤이즈의 <똑똑함의 숭배>(갈라파고스)도 거기에 속하는 책으로 역시 리뷰에서 다뤘었다. 이 주제의 책들로 <엘리트 제국의 몰락>(북라이프), <엘리트 독식사회>(생각의힘), <엘리트가 버린 사람들>(원더박스)을 더 꼽을 수 있다. 모두 지난해에 나온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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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7 14: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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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9 21: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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