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셰익스피어 해프닝에 대해서 지난주에 적었는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고, 그런 상술이 판치게 되면 다른 '멀쩡한' 번역본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전집은 물론 개별 작품도 다수의 번역본이 나와있지만 아무래도 독자가 가장 많이 찾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4대비극'일 수밖에 없다. 세계문학전집판을 중심으로 추천할 만한 4대비극판을 골라보았다. 


참고로, 현재 가장 많이 읽히는 셰익스피어 번역본은 민음사판인데(4대비극 세트판도 나와있다), 나로선 선호하지 않아서 따로 이런 페이퍼를 적는다(가장 많이 읽히는 번역본이 추천 번역본이라면 굳이 이런 페이퍼를 적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문제는 민음사판 외에 4대비극판을 모두 갖춘 세계문학전집판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세계문학전집판과 함께 부분적으로 셰익스피어 전집까지 끼워서 고르기로 한다. 






























먼저 추천할 만한 번역본은 '시공 RSC 셰익스피어 선집'이다. RSC는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왕립 셰익스피어 극단'의 약칭으로 판본은 1623년에 나온 최초의 전집판이다(제1이절판). <햄릿>의 경우도 대다수 번역본인 비평판(아든판)을 대본으로 삼고 있는 데 반해서 시공사판만은 예외적으로 1623년판을 옮긴 것이다(1603년판 '나쁜 햄릿'이 또다른 예외 판본이다). 이 선집은 <로미오와 줄리엣>까지 포함해 다섯 권으로 구성돼 있다. 











시공사판은 소장용으로도 좋은데, 문제는 하드커버이고 책값이 좀 비싸다는 데 있다. 보급판으로 4대비극을 한권짜리로 묶은 판본도 나왔었지만 한정판이었는지 일찍 절판되었다. 강의 교재로 쓰지 못하는 이유다. 






























다른 세계문학전집판 가운데 4대비극이 다 들어가 있는 경우는 열린책들판과 펭귄클래식판이 있는데, 추천본은 열린책들판이다(펭귄판은 두 가지 커버로 나와있는데, 일부 품절된 상태다). 박우수, 권오숙 두 전공자가 두 편씩을 번역하고 있다. 




























원로 영문학자 박우수 교수는 한국외대출판부판 셰익스피어전집도 주도하고 있는데, 이번에 <오셀로>가 나오면서 4대비극이 다 채워졌다(이 페이퍼를 쓰게 된 계기다). 추천 번역본인데 대학출판부판이라는 게 약점이다. 
















민음사, 열린책들과 함께 세계문학전집판을 대표하는 문학동네의 셰익스피어는 이경식 교수의 번역으로만 세 작품이 나와있는데, 4대비극 가운데서는 <햄릿>이 유일하다. 셰익스피어 강의에서는 <베니스의 상인>과 <템페스트>까지 넣어서 같이 다룰 수 있지만 '4대비극'을 강의하게 되면 선택지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 
















창비판도 4대비극은 <햄릿>만 나와 있다. 을유문화사판은 <리어왕/맥베스>만 나와있다(<로미오와 줄리엣>과 함께). 이 역시 4대비극을 강의에서 다룰 때는 교재로 쓰기 어렵다. 4대비극 강의는 최소 4주의 일정이 확보되어야 하기에, 생각해보니 몇 차례 정도밖에 없었다. 교재를 특정하지는 않았는데, 언젠가 다시 다루게 된다면 (선택지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고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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