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의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 덕분에 비로소 알게 된 철학자가 그레이엄 하먼이다. 소위 객체지향적 존재론의 주창자인데, 그의 핵심 주장이 무엇인지 가늠하게 해줄 것 같은 책이 출간되었다. <비유물론>(갈무리). 지난해에 출간된 <네트워크의 군주>나 <쿼드러플 오브젝트>에 이어 세번째로 번역된 책이다. 


 














"이 책에서 객체지향 철학의 창시자인 저자 그레이엄 하먼은 사회생활 속 객체의 본성과 지위를 규명하고자 한다. 객체에 대한 관심은 유물론의 한 형태에 해당한다고 흔히 가정되지만, 하먼은 이 견해를 거부하면서 그 대신에 독창적이고 독특한 '비유물론' 접근법을 전개한다. 끊임없는 변화와 전일론적 네트워크, 수행적 정체성, 인간 실천에 의한 사물의 구성에 관한 현행 사회 이론들을 반박하는 <비유물론>은 철학과 사회 이론과 문화 이론에서 펼쳐지는 첨단 논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의 흥미를 끌 것이다."
















<비유물론>이라는 제목에서부터 유물론과는 대립적인 입장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지젝은 변증법적 유물론의 입장에서 하먼의 객체지향적 존재론을 검토/비판하고 있는데, 그 대결 구도를 이해하는 게 만만찮은 사변적 노동을 요구한다. 다른 일들 때문에 독서를 보류한 주제. <다시, 마르크스를 읽는다> 외에도 <분명 여기에 뼈 하나가 있다>(부제가 '변증법적 유물론의 새로운 도태들 향하여'다)를 참고해야 한다. 유물론 전반에 대해서는 테리 이글턴의 <유물론>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로선 흥미롭게 읽다가 만 책인데, 일이 없는 와중에도 왜 일은 많은 것이며 강의가 한창 많을 때보다 더 피곤한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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