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재출간 도서들이 많아지고 있다. 정말 그런 것인지 느낌만 그런지는 알 수 없다. ‘오늘의 재간본‘을 따로 챙겨야 할 정도다(‘오래된 새책‘이 그런 카테고리이긴 하다).

말을 꺼낸 이유는 빌 헤이스의 <해부학자>(알마)가 다시 나와서다. 이번에는 역자도 바뀌었으니 개정번역판이라고 해야겠다.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왔던 책이 알마에서 나온 것으로 보아 이 저자의 판권 상당수가 옮겨간 게 아닌가 싶다. 알마는 올리버 색스의 책들로 유명한데 색스는 빌 헤이스와 연결고리가 있다. 빌 헤이스의 <인섬니악 시티>(알마)의 부제가 ‘뉴욕, 올리버 색스 그리고 나‘다. 이런, 두 사람은 연인이기도 했다! 출판사에서 이런 사정까지 고려한 것인가!

색스의 마지막책을 내가 안 읽은 탓인지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자서전에 나오는 내용인가? <온 더 무브>도 나는 앞부분만 읽었다). <해부학자>로 가기 전에(나는 사이언스북스판을 갖고는 있지만 행방은 알 수 없다) <인섬니악 시티>에 먼저 들러야겠다.

˝“친애하는 헤이스 씨…” “친애하는 색스 박사님…”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편지로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되었다. 수줍음 많고 누군가 사귀어본 일이 없을 뿐 아니라 게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도 없는 올리버 색스는 빌 헤이스와 관계가 알려지는 것을 처음에는 몹시 거북해했다. 빌을 만나 처음으로 경험하는 연인과의 키스, 76세에 사랑에 빠진 천재 올리버 색스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나날을 누리며, 사망하기 육 개월 전 출간한 자서전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성정체성과 빌 헤이스와 관계를 밝힌다. 올리버 색스와 빌 헤이스의 만남과 사랑과 죽음으로 인한 헤어짐에 관한 은밀하고 솔직한 이야기는 누구든 빠져들게 되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게 해준 책이 <해부학자>라고 하는데 색스의 추천사가 예사롭지 않은 건 그 때문인지도.

˝경이로운 작가 빌 헤이스는 두 명의 비범한 청년들-헨리 그레이와 헨리 반다이크 카터-에 대한 다층적 스토리를 완성했다. 그들은 1858년 사상 최고의 의학 교재 <그레이 아나토미>를 저술하여 의학사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16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그 책은 의사, 해부학자, 미술가들에게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며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부분적으로 비망록, 부분적으로 생물학 책, 부분적으로 ‘경이로운 인체여행’의 안내서인 <해부학자>는 모든 책꽂이에 비치될 만큼 값진 책이다.˝

이 정도면 모든 책꽂이에 두권씩 꽂혀있어도 흠이 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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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04: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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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0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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