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고 새책이 나왔나 했는데, 아니었다. 야나부 아키라의 <프리덤, 어떻게 자유로 번역되었는가>(AK케뮤니케이션즈). 앞서 두 차례 나왔던 책이고 나는 모두 갖고 있는데, 여자가 같은 것으로 보아 번역에도 변동이 없을 듯싶다. 일본어 원제대로 초판 <번역어 성립 사정>(일빛)이 나온 게 2003년이고, 이후에 <번역어의 성립>(마음산책)이란 제목으로 한번 더 나왔었다.

이번에 나온 건 ‘이와나미 시리즈‘. 일본의 ‘이와나미 문고‘를 번역해내는 시리즈다. 일본의 간판 시리즈인 만큼 신뢰할 만한 총서다. 특히 <번역어 성립 사정>은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데, 바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들의 탄생사를 다루고 있어서다. 나열하자면, 사회, 개인, 근대, 미, 연애, 존재, 자연, 권리, 자유 등이다. 이런 개념어들을 빼놓고 생각이란 걸 할 수 있을까? 문제는 이 개념어들이 모두 번역어로서 발명된 것이라는 사실. 이에 대한 감각과 의식은 인문학도뿐 아니라 교양독자들에게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여러 차례 나오되, 매번 출판사가 바뀐 건 시사점이 있다. 베스트셀러는 아니라는 것. 그렇지만 꽤 끌리는 책이라는 것. 출판계에서나 주목하는 책일는지는 두고봐야겠다. 하기야 이 책과 유관한 개념사 책들이 별로 주목받지 않은 걸 보면 국내 독자들과는 인연이 안 닿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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