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ndall 2020-02-10  

안녕하세요, 가끔씩 로쟈님의 서재에 구경오는 사람입니다. 실은 제가 대학때 선생님께서 하시던 서울대학교 교양수업을 몇번 청강한 적이 있었지요. 2000년대 중반쯤입니다. 그때 허락도 안받고 청강을 해서 죄송하기도 했고, 또 가끔 저를 의아하게 쳐다보시는 눈빛이 부담스럽기도 해서 몇번 못하고 청강을 포기했지요. 그때 들었던 강의가 푸쉬킨하고 한 두명 다른 러시아 작가의 소설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돈 얘기가 나오면 리얼리즘이다"라는 반농담을 하셨던 기억도 납니다^^ 고대 그리스, 영국 엘리자베스시대, 그리고 19세기 러시아를 서양 문학사의 가장 찬란한 세 시대라고 소개하셨던 것도 당시 제 마음을 설레게 했고요. 

어느덧 저도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고, 료쟈님만큼은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있습니다. 여건상 그 호기심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해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가끔 료쟈님의 블로그에 오면, 읽고 싶은 책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동시에 많은 책을 읽고 싶어하는 내가 (아직)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내가 아직 젊다는, 무언가 기분좋은 느낌입니다. 로쟈님이 단독으로 제게 큰 영향이었다고 할 순 없지만, 선생님 같은 분들에 대한 인상이 모여 저를 문학의 길에서 여기까지 오게 한 동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딱히 무슨 관계나 소통을 기대하면서 방명록을 쓰는건 아니었습니다만, 갑자기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소개, 좋은 강의 부탁드립니다. 

 
 
로쟈 2020-02-1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반갑습니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강단에 서게 된 수강자들도 가끔 보게 되네요. 영문학 전공이면 이렇게저렇게 인연이 닿을 수도 있겠어요. 책이나 논문을 통해서. 기록을 남겨주어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