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강의와 무관한 책들을 들고 카페로 왔다(나중에 서평강의에서는 다룰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일과 무관한 건 아니고 서평거리가 될 만한 책을 검토하기 위해서인데 데이비드 롭슨의 <지능의 함정>(김영사)과 줄리아 쇼의 <우리 안의 악마>(현암사) 등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와 심리학자의 책인데 둘다 교양심리학 분야의 책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목차와 서문만으로 기대치를 갖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

<지능의 함정>에서 저자는 노벨상까지 수상한 과학자가 외계인을 믿고 에이즈는 과학자들의 음모라고 부정하는 사례를 들면서 ˝똑똑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특정한 종류의 어리석은 생각에 더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지적한다. 이 경우 ‘편향 맹점‘까지 더해져 자기 논리의 허점에 대한 인지능력도 떨어진다고.

잘못된 조직문화도 한몫하는데 ˝머리가 비상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이 하나같이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결정이 초래하는 손실과 불행은 개인적 차원에 한정되지 않는다(자연스레 여러 가지 국내외 정치사회적 상황과 사례들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안의 악마>의 저자는 ‘거짓 기억‘을 전공한(<몹쓸 기억력>이 번역돼 있다) 범죄심리학자다. 그렇지만 책은 범죄와 같은 명시적인 악을 다루는 게 아니라 그런 행동을 낳는 사고방식과 성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부수적으로는 범죄심리학의 최신 성과들을 엿보는 용도로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모처럼 ‘자유독서‘를 즐기려고 하는데 함정이 있다. 눈의 피로감이 독서의욕을 꺾는다. 악마의 심술이 아니어도 독서는 온갖 장애물과 만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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