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문학을 강의에서 다루는 일은 드문데 이제까지의 예외가 <춘향전>과 <홍길동전>이다. 주로 한국근대소설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특히 <춘향전>은 ‘국민문학‘으로서의 성격도 갖고 있어서 여러 차례 다뤘다. 강의준비차 <춘향전>에 관한 상당한 연구논저를 훑어본 기억이 있는데 유익했던 것 가운데 하나가 국사학자(조선정치사 전공) 오수창 교수의 논문이었다(<역사비평>에 수록된 논문이었다는 기억이다). 이번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춘향전, 역사학자의 토론과 해석>(그물)이다.

˝<춘향전>에 대한 평가는 1960년대 이후 정반대되는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통설은 <춘향전>에 신분제에 대한 저항 등 새로운 시대의 논리가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반대편에서는 <춘향전>이 구태의연한 봉건 논리를 되풀이했다고 설명하며, 목하 ‘반일종족주의론자‘들도 <춘향전>이 조선시대 질서를 그대로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텍스트에 직접 표출된 논리와 이념으로 <춘향전>을 평가하는 패러다임을 비판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춘향전>의 시대적 성격을 규명했다.˝

고전소설에 관해서는 이윤석 교수의 견해를 표준으로 삼고 있는데 거기에 더해서 참고해보려한다(<춘향전>과 <홍길동전>에 관해서는 권위자라는 학자들의 무리한 주장이 난무하여 실망스럽다). 오수창 교수는 이번 책의 마지막 장에서 <춘향전>의 현대적 변용으로 이광수의 <일설 춘향전>을 다룬다. 마침 지난해에 이광수 전집의 하나로 <일설 춘향전>(태학사)이 출간돼 구입해놓은 바 있다. 한국근대소설에 대한 강의를 다시 진행하게 되면 읽어보려 한다. <춘향전>에 대한 견해는 나중에 근대소설 강의를 책을 묶게 될 때 밝히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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