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만두국으로 늦은 아침을 먹고(새벽에 일어나서 페이퍼를 쓰고 다시 잤다) 비로소 새해 아침을 시작한다. 그래봐야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일정이라 강의준비와 원고로 바쁘게 지내야 하는 하루다.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박홍규 선생의 대담집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사이드웨이)의 제목에 눈길이 멈춘다. 아직 책을 펴지는 않았지만(다른 일이 많기에) 10년쯤 뒤에 같은 제목의 책을 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박홍규 선생을 떠올린 건 최근에 마키아벨리에 대한 책들을 참조하게 되어서다. 특히 <로마사논고>(<리비우스 강연>)에 관한 <왜 다시 마키아벨리인가>(을유문화사) 같은 책이 유익한 길잡이가 되었다.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사실 독자 쪽에서도 가능한 말인데, 대표적인 다작의 저자이기도 해서 매년 출간되는 박홍규 선생의 책들을 따라가는 일만으로도 평균 독서량의 독자는 부담이 갈지 모른다. 그 가운데 내가 주목하는 책들의 갈래는 나누어 보았다. 
















먼저, 인물평론(평전이라기보다는 평론이라고 해야 할 듯)에 해당하는 책들로 작년에만 세 권이 나왔다. <아돌프 히틀러><존 스튜어트 밀><놈 촘스키> 순이다. 인물과사상사에서 나오는 '시리즈'다. 



























니체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호모 크리티쿠스' 시리즈는 '작가 다시 보기'다. 니체식으로는 가치의 재평가를 시도하는 책인데, 모든 인물들에 대해서 호평하는 건 아니고, 거꾸로 비판적으로 재조명하는 경우도 있다. 니체와 릴케 비판이 대표적이다. 아무려나 이 시리즈의 작가들을 모두 강의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동의하지 않는 경우에도 여러 모로 참고가 된다. 일단 이 시리즈는 재작년에 나온 '헤밍웨이'에서 멈추었는데, 계속 이어지는 것인지 완결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노동법학자 박홍규가 저자로서 이름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번역이었다. 주저인 <문화와 제국주의>까지 마저 옮기고, <박홍규의 에드워드 사이드 읽기>로 펴냈는데, 사이드 수용에서 절반 이상의 몫을 해냈다고 생각된다. 이후에 독립적 지식인이자 아나키스트 사상의 전도사로서 꾸준한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 번역 역시 저자의 주요 영역이다. 



가장 최근 번역이 영국의 사회주의자 비어트리스, 시드니 웹 부부의 <산업민주주의>(아카넷)다. 3권으로 구성된 두툼한 분량의 책인데, 아직 이 책까지는 구입하지 못했다. 19세기 영소설 강의를 봄학기에 하는 김에 참고할까 한다. 소개만 옮긴다. 


"영국의 사회개혁가 부부 비어트리스 웹과 시드니 웹이 노동조합의 운영에 대해서 서술한 것으로, 산업민주주의와 노동운동의 성전으로 불릴 정도로 이름 있는 저술이다. 이 책은 노동운동을 정치적 민주화의 기본이자 산업 민주화의 연장이고, 경영자 독재를 극복하고자 하는 경영 민주화의 일면으로 본 점에서 19세기 말 노동조합을 통한 민주주의 문제만이 아니라 21세기 초의 한국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믿고 번역에 나섰다고 역자는 힘주어 말한다."


서재에 있는 책들을 좀 빼내면서 PC로도 서재일을 할 수 있게 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았다. 새해에는 작업 스타일을 좀 바꿔보기 위해서(모바일로는 긴 글을 쓸 수가 없고, 북플로는 상품(책) 넣기에 한계가 있다) 테스트 삼아 길게 써보았다. 내내 이러다 늙을지도 모르겠다...


20.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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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20-01-01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내 읽다가 늙었으면 딱 좋겠습니다.
이번에 정치철학 강의는
이름만 알던 책들을 읽어보는 기회도 되고
잘못 알고 있던 것들의 교정의 의미도~
그중 으뜸은 마키아벨리.
박홍규의 마키아벨리 책에 눈길이 가는 이유.

로쟈 2020-01-01 22:21   좋아요 0 | URL
마키아벨리에 관한 책은 최근 몇 년간 부쩍 많이 나와서 서가 한칸은 채울 둣하네요. 박홍규 선생의 책은 한 가지 관점의 견본으로 읽을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