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는 겨울학기 강의가 시작된다. 구면의 저자와 책도 있지만 새롭게 만나게 되는 저자와 책들도 있다. 모든 새로운 만남에는 기대와 설렘이 수반된다. 아무리 많은 책을 읽었더라도 그렇다. 정치철학 강의에서 다룰 스티븐 스미스의 <정치철학>(문학동네)에서 최선의 체제에 관한 지식을 얻기 위한 여행의 초대장을 옮겨놓는다. 1장(왜 정치철학인가?)의 마지막 대목이다...

정치철학은 현상태와 되어야 할 상태 사이, 현실과 이상 사이의 불확정성의 지대에존재하며, 거기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철학은 완벽하지 않은 사회, 해석은 물론이고 부득이하게 정치적 비판을 필요로 하는 세계를 전제로 한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철학은 언제나 잠재적으로는 파괴적인 작업이다. 최선의 체제에 관한 지식을 찾아 여행을 시작하는 독자 여러분은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에는 아마도 전과 달라져 있을 것이다. 전혀 다른 충성심과 헌신성을 가지고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여행에는 어느 정도 보상이 있다. 그리스인에게는 이런 탐색, 최고의 체제에 관한 지식을 추구하는 이 욕망을 일컫는 근사한 단어가 있었다. 바로 에로스eros. 즉 사랑이다. 철학은 에로틱한 행동으로 이해되었다. 정치철학 공부는 사랑에 바치는 가장 고귀한 경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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