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법에 관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건 이례적일 턴데(전례가 없지 않나?) <라틴어 수업>(흐름출판)의 저자 한동일 교수가 해냈다. <로마법 수업>(문학동네). 지금 보니 출판사가 바뀌었으니 책의 출발이 저자의 의향인지 출판사의 제안인지 모르겠다. 아무려나 <반일 종족주의> 같은 책을 순위에서 끌어내리는 데 일조하면 좋겠다.

영국에도 로마지배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스에 있는 로만 바스였다(로마식 대중목욕탕). 잘 발굴되었고 또 전시시설도 훌륭했다(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로마의 콜로세움을 연상시켰다. 로마문명의 힘을 보여주는 사례). 로마의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보통 유럽 전역으로 뻗어간 로마의 도로와 로마법을 드는데, 중세에서 근대로의 이행기에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로마법전의 재발견과 해석이었다(이를 12세기 르네상스라고도 부른다). 어째서 그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데 <로마법 수업>이 요긴한 참고가 되겠다.

관련하여 읽을 수 있는 신간이 피터 존스의 <메멘토 모리>(교유서가)다. 공교럽게도 저자의 베스트셀러가 <라틴어 수업>이라고. <메멘토 모리>의 부제는 ‘나이듦과 죽음에 관햐 로마인의 지혜‘다. <라틴어 수업>이 ‘천년의 학교‘라면 <메멘토 모리>는 ‘천년의 지혜‘라고 할까.

로마시대에 대해 새삼스레 관심을 갖는 건 공화주의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필립 페팃으로 대표되는 신공화주의는 마키아벨리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이어진다). 로마공화정의 바탕이 되는 시민과 시민의식(시민의 덕)은 바로 지금도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발견할 수 있다. 로마 공화정이 어떻게 무너지고 제정으로 넘어가는지도 따라서 현재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로마 공화정 몰락의 서막‘을 다룬 마이크 덩컨의 <폭풍 전의 폭풍>(교유서가)도 그런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읽을 수 있는 책. 로마에 관한 책을 적잖게 나와있다. 어떤 관심에서 읽느냐에 따라서 로마의 교훈, 로마의 지혜는 각기 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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