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계 체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 방식이 고독의 폭증 원인이라는 분석이 흥미롭다...

국가는 사회관계 체제가 지닌 통합력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이 체제에 계속해서 직접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사회관계 체제인 커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켰다. 고독은 이 개입으로 생긴 결과라기보다는 이개입이 이루어진 방식으로 생긴 결과다. 국가는 관계를 늘리고 강화하는 대신 사람들을 뿔뿔이 흩어놓으려 했다. 개인을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말이다. 국가는 사람들 사이에 끊임없이 갈등을 불러일으켰고, 이로써 개인을 구원해주는 제삼자인 동시에, 사회관계를 해치거나 분열시키는 매개자로서 자리 잡게 되었다.
강화된 어머니-자녀 관계를 제외한 다른 모든 관계는 무언가 의심스러운 것이 되었다. 혼자 있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게 더 위험한 일이라는 듯 말이다.
 요컨대 고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과거에 인간관계를 담당하던 사회 기관을 희생시키고 국가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국가는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는 위대한 존재이자,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받는 온갖 억압으로부터 개인을 해방해주는 존재로 나선다. 개인을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부터 구원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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