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파우스트> 새 번역본이 나올 줄은 예상치 못했는데 무려 ‘전집‘의 첫 두 권으로 출간되었다. 전영애 전 서울대 교수가 옮긴 <파우스트>(길)다. 향후 10년간 20권으로 구성된 ‘괴테 전집‘ 출간계획도 이번에 밝혔다. 과거에 괴테학회 차원에서도 전집을 내다가 흐지부지되고 말았는데(작품 전집이었음에도 그랬다) 이번에 기획된 전집은 훨씬 방대한 규모다. 역자에 따르면 1인 괴테 전집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미 많은 번역본이 나와있는 터라 <파우스트> 번역의 의의는 새삼스러운데 역자는 대부분 운문으로 된 <파우스트>를 가급적 ‘운문처럼‘ 옮기고자 했다. 원작의 운문적 리듬감을 최대한 살리고자 시도한 것이다. 아마도 <괴테 시전집> 번역의 경험이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또 그렇게치면 운문 <파우스트>의 적임자이기도 하다(시인이자 독일시 전공자인 김재혁 교수의 번역본은 펭귄클래식판으로 나와 있다).
좋은 시도기 항상 좋은 결과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셰익스피어 작품들의 운문번역 시도를 고려하건대) 이미 다수의 번역본이 나와있는 상황에서는 이번 시도가 충분히 높이 평가할 만하고 본다. 이미 여러 번 읽고 또 강의에서도 자주 다룬 작품이지만 첫 번역 시도이기에 처음 읽는 작품인 것처럼 읽어보려 한다. 더불어 무탈한 전집 완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