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영국문학기행을 앞두고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더블린으로 들어가서 런던에서 빠져나오는 8박10일간의 일정인데, 그 기간에 둘러봐야 하는 주요 작가만 하더라도 여덞 명 이상이어서 준비하려고 하면 매우 빡빡하다. 이번 여름에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과 <율리시스>를 여러 번 강의해야 하고 8월과 9월에는 정리판으로 ‘영국문학클럽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내년가을에 프랑스문학기행, 그리고 후년가을에 다시 러시아문학기행을 진행하면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문학기행은 하나의 사이클을 완성하게 된다(스페인과 포르투갈, 중부유럽, 그리스와 터키 등이 거기에 더해질 수 있는 선택지다).

자연스레 영국과 관련한 책들이 관심거리가 되는데 최근에 나온 책들로는 <옥스퍼드 과학사>(반니)와 <옥스퍼드 튜토리얼>(바다출판사)이 눈길을 끈다. <옥스퍼드 과학사>는 일러스트판이어서 부제도 ‘사진과 함께 보는, 과학이 빚어낸 거의 모든 것의 역사‘다. 공저인데 ˝20세기 중반에 많이 등장했던 큰 그림을 지향하는 과학사 책들과 달리, 13명의 과학사학자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파고들어 한 권으로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책에 대한 신뢰는 근대 과학혁명을 선도한 나라가 영국이어서다. 그런 면에서는 빌 브라이슨이 엮은 <거인들의 생각과 힘>(까치)도 같이 읽어볼 수 있겠다. 영국 왕립회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옥스퍼드 튜토리얼> 역시 리처드 도킨스를 비롯한 다수의 학자들이 참여한 공저인데 옥스퍼드 대학의 독특한 교수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튜토리얼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에 기반을 둔 교수법으로, 옥스퍼드 대학교가 시작되기 전인 11세기부터 존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튜토리얼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 교수법이 옥스퍼드를 명문으로 만든 핵심 교육법이자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말한다. 이 책은 옥스퍼드에서 튜토리얼을 경험했고, 이제는 튜터가 되어 학생들을 지도하는 각 분야의 경험 많은 옥스퍼드 거장들이 튜토리얼에 관해 피력한 신념과 주장을 담았다.˝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라고 특별히 강조되고 있는데 우리의 교육방식 혹은 교수법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봐도 좋겠다. 물론 비교로 끝낼 일은 아니고, 특별한 비결이라고 생각된다면 우리 현실에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도 궁리해봐야겠다. 옥스퍼드 모델이라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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