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물론 쇼펜하우어의 주저다. 그렇게 적은 건 책이 다시 나왔기 때문인데, 을유사상고전판은 보급형 모양새이지만 책값은 오히려 높게 매겨졌다. 그래도 처음 구입하는 독자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몇 종의 번역본을 갖고 있지만 나도 읽는다면 을유문화사판이다. 다만 대개의 철학서들이 그렇듯이 읽을 만한 여분의 시간을 갖지 못할 따름이다(여러 번 시도하고 영역본까지 구입해놓은 지도 몇년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윌 듀란트의 <철학이야기>를 통해서 처음 접한 듯한데(그때가 고3때였던 듯) 이후에는 문학에 끼친 영향 때문에 독서과제가 되었다. 유럽 자연주의 문학은 쇼펜하우어 철학을 감안하지 않으면 쭉정이만 읽는 게 된다. 졸라만 예외로 하고 입센이나 투르게네프, 하디와 모파상 등이 모두 쇼펜하우어의 영향하에 놓인다. 톨스토이와 토마스 만까지도 그렇다(쇼펜하우어와 톨스토이는 니체와 도스토옙스키처럼 비교거리다).

가령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에서 직접 언급되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참조한다면 토마스 부덴브로크의 몰락 과정을 더 깊이 공감하며 따라갈 수 있으리라. 읽은 지 오래 되어 엊그제 다시 주문하기도 했는데 톨스토이의 <인생론>에도 쇼펜하우어에 대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던가 싶다. 니체와의 관계는(‘교육자로서의 쇼펜하우어‘) 잘 알려져 있기에 군말을 보탤 필요도 없다. 갑자기 든 관심인데 후기 프로이트에도 영향을 주었는지 찾아봐야겠다. ‘괴로운 날엔 쇼펜하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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