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트의 <공중전과 문학>(문학동네)을 읽으며 관심을 갖게 된 주제가 폭격이다. ‘미공군의 공중폭격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을 부제로 한 김태우의 <폭격>(창비), 폭격에 한 장을 할애하고 있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이 참고할 수 있는 책이었는데, 시야를 확장하여 폭격의 역사를 다룬 책들도 궁금했다. 어제 배송받은 두 권의 <폭격의 역사>가 그래서 구입한 책.

아라이 신이치의 <폭격의 역사>(어문학사)는 길지 않은 분량으로 폭격의 역사에 대한 조감도를 제시한다. 절판된 책이라 중고로 구입한 스벤 린드크비스트의 <폭격의 역사>(한겨레출판)는 주로 인종주의와 관련하여 폭격의 역사를 짚는다. ˝이 책은 백인 우월주의가 낳은 학살과 야만의 기록이다. 지은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들이 그토록 전쟁에 집착하는 이유가 백인 우월주의에 있다고 주장한다. 서구인들이 끝까지 부인하고 싶어하는 인종주의와 대량 학살은 그들의 인종차별 전통에 근거하고 있다.˝ 폭격의 역사적 기원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다.

제발트는 공중폭격의 파괴적 외상 체험에 대한 문학적 증언의 빈곤을 질타하는데, 돌이켜보면 2차세계대전에 사용된 총량보다 더 많은 폭탄이 사용되었다는 한국전쟁에서의 폭격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궁금하다(폭격을 다룬 문학작품이 있던가?). 김태우의 <폭격>에 참고문헌이 있는지 봐야겠다. 하지만 책으로 폭탄 맞은 듯한 집구석에서 <폭격>을 찾을 수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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