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는 난데없는 장갑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는 쿨리코보 들판에서
타타르군을 격파한 돈강의 영웅
모스크바의 대공 드미트리는
그래서 돈스코이가 되었지
드미트리 돈스코이는
모스크바 러시아의 시대를 열었지
하지만 돈스코이는
한국에서 난데없는 보물선
러일전쟁 때 금괴를 싣고 침몰했다는
괴이한 소문의 보물선
돈스코이는 침몰한 지
백년도 훌쩍 더 지났지만
한국인의 마음은 여전히 금 따는 콩밭에
이 시대에도 벌겋게 돈에 눈이 멀어
돈스코이는 노다지로 보이고
울릉도 앞바다가 금빛으로 보이고
그리하여 돈스코이는 모르는 이가 없네
이름부터 돈이 될 것 같은 돈스코이
돈강의 영웅은 난데없는 일확천금
타타르도 물리친 돈스코이지만
이 시대의 맘몬에게는 당할 수 없네
해저의 고철덩어리라는 돈스코이
내다팔면 10억은 될 거라는 돈스코이
인양하는 데 수백 억이 들 거라는 돈스코이
하지만 바닷속에선 150조의 보물선
우리가 돈스코이를 볼 일이 없는 이유지
돈스코이는 다만 우리를 비춰주네
돈스코이와 함께 침몰한 우리
돈스코이는 이제 우리 안에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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