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구입한 책은 황석영의 <심청, 연꽃의 길>(문학동네)이다. 초판은 <심청>이란 제목으로 두 권짜리로 나왔는데 분량을 조금 줄이고 합본한 다음 원래의 제목을 붙였기에 개정판이 정본에 해당한다. 기억에는 일간지 연재시에 조금 읽었던 작품. <바리데기>를 강의에서 읽고 다소 실망해서 <심청>으로까지 독서가 이어지지는 않았다.
다시금 관심을 갖게 된 건 헨리 제임스를 ‘국제문학‘ 범주로 다루면서 한국문학에서 그 사례로 떠올라서다. 동아시아 삼국의 근대를 건드리고 있다는 점도 이 소설의 의의(그렇지만 작가의 말대로 정면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개정판 후기에서도 작가가 밝히고 있지만 원래는 ‘철도원 삼대‘를 다룬 작품 대신 끼워넣기 된 소설이다. 그런 점에서도 황석영 문학의 정점에 해당하는 소설이 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인데 지난달에 <해질 무렵> 불어판으로 프랑스의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수상한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작가는 현재 두문불출 철도원 삼대에 관한 소설을 집필중이라고 했다. 다소 유예되긴 했지만 비로소 식민지 시대 염상섭의 <삼대>에 견줄 만한 소설이 나올지 기대된다. <강남몽>처럼 옆길로 빠지는 소설이 아닌 한국의 근대(화)와 정면대결하는 소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