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오후에야 기력을 회복해서 강의자료도 챙기고 밀린 독서도 해보려 하나 엄두가 나지 않는다. 유럽 근현대사에 대한 독서를 업데이트하기 위해 찰스 틸리의 <유럽 국민국가의 계보>(그린비)를 손에 들었더니 페리 앤더슨의 <절대주의 국가의 계보>(현실문화)에 대한 응답으로 쓰인 책이라 한다. 어떤 도전이었는지 확인하려면 앤더슨의 책부터 봐야 하는데 어디서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2014년 6월에 구입했다고 뜬다).

거기에 더하여 앨버트 린드먼의 <현대유럽의 역사>(삼천리)도 같이 책상에 올려놓았지만, 이 또한 분량이 만만찮다. <유럽 국민국가의 계보>나 <현대유럽의 역사>나 표준이 될 듯싶어서 원서를 구입하려고 했더니 예상보다 비싸다. 교양서라기보다는 학술서 범주에 들어가는 모양이다. 문제는 이런 고심 거리가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는 것.

병렬적 독서야 불가피하다지만 요즘은 분열증적 독서 같다. <모비딕>과 <마의 산>에 대해 읽다가 페미니즘과 행동경제학을 들추고 지난주에 나온 시집들을 읽는다. 이번주 원고 거리도 생각해야 하고 밀린 번역에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 모두가 자원해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부리는 손과 일하는 손이 다른 듯하다. 페이퍼 거리도 잔뜩 밀려 있지만 날도 더운 만큼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그나저나 독일사에 괸한 책들은 어디에 있는지. 강의할 헤세의 책들도 눈에 띄지 않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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