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슈메일
이스마엘이라고 불러주게
아니 이쉬미얼이라고 해두자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구나
흰고래 모비딕은 누가 쫓는가
에이해브 선장이 등장하자
아합 선장이 뒷갑판에 나타난다
에이헙의 한쪽 다리는
향유고래를 갈아서 만들었다
에잇, 누가 누구를 쫓는 것인가
나는 일개 선원
이 세상에 노예 아닌 자가 있느냐고
나는 묻는다
이슈메일이 묻는다
바다로 나갈 때면 우리는
돛대 앞에 서 있거나
앞갑판으로 내려가거나
돛대 꼭대기로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일개 독자
늙은 선장이 아무리 후려갈겨도
참아야 하듯이 출항한 다음에는
모든 것이 숙명이다
한 번 펼친 책의 뱃머리는
다시 돌리지 못한다
무엇이 우리를 잡아끄는가
고래잡이가 어떤 건지 알고 싶다고?
네 이름을 이슈마엘이라고 불러주마
이슈메일이라고?
이쉬미얼은 어디 간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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