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는
사실에 놀란다
여름이어도 되는 걸까
언제부터지?
알면서도 놀란다
놀라는 척이 아니라서 놀란다
세상에나 여름이라니
네가 언제 그렇게
여름부터라고?
그럼 이게 다 여름이란 말인가
여름 햇볕이고 여름 가발이고
여름 사냥이고 여름 열매고
네가 세상 모르던 때가 언젠데
벌써 여름이고
네가 여드름 짜던 때가 언젠데
이젠 막 나가는 건가
아무리 여름이어도 그렇지
여름밖에는 할 수 없다는 거야?
원칙이 그렇다고는 해도
우리가 한두 번 본 사이도 아니고
우리가 같이 보낸 여름도 있건만
그래도 정색할 수가
네가 여름이라고 치자
네가 어떻게 여름이지?
여름이 그렇게 허술해?
여름을 사랑한 적은 있어
여름이었지
여름일 수만은 없잖아
수도 없이 지나갔어
그래도 여름이라니
세상에나 여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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