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버의 나와 너를 다시 샀네
언젠가 바흐친을 읽으며 읽은 책
바흐친과 부버를 다룬 글도 있었지
나와 너의 철학 타자의 철학
그런 게 한때 유행이었지
나와 너의 관계가 있고
나와 그것의 관계가 있다고
마르틴 부버는 말하지
나와 너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하지만 말하지 않은 게 있지
나와 그들의 관계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다수이고 군중이고 대중이지
다중이고 민중이지 피플이지
세상 사람들이지
나와 너를 뺀
어중이떠중이지
골칫덩어리지
그들의 철학이 있던가
그들의 문학이 있던가
그게 요즘 관심사
그래서 부버를 다시 읽지
부버가 말하지 않은 걸 읽으려고
부버의 여백을 읽으려고
나와 너의 바깥을 읽으려고
너의 바깥을 읽으려고
그들을 읽으려고
내가 그들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