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려던 시는 식도염에 관한 시
식도염 환자의 시가 제목이야
속쓰린 사람들을 위한 시지
카프카의 단식광대가 단식예술가라면
식도염 환자는 식도염 예술가
모든 것을 식도염으로 물들이지
식도염적 변환의 기예
왜 인문학적 식도염인가
살아있는 식도염의 역사
세상을 바꾸는 식도염의 순간들
식도염 소설에서의 자아와 타자
식도염 법칙주의의 빈곤
식도염 여주인공이 되는 법
식도염과 페미니즘
식도염의 라이벌 의식
괴괴한 식도염과 착한 사람들
식도염의 가장자리
식도염의 대가
식도염의 대가는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지
독일에 망명중이던
도스토옙스키가 주인공이야
흔히 간질의 대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식도염의 대가이기도 하지
기억하지?
라스콜니코프가 식도염 환자였던 거
도스토옙스키 소설에는 그래서
식사 장면이 별로 나오지 않아
식도염 환자들을 위한 소설이지
나는 시를 쓰겠다는 거야
전지적 식도염 시점으로
앵글을 잡고
베를린 천사의 시처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거야
페테르부르크도 괜찮지
남산도 괜찮을 거야
비 오는 날
비 맞은 식도염 환자가
아니 천사가 남산 산책로를
따라서 내려오는 거
베를린 천사의 시를
독일문화원에서 보던 날
비를 맞으며 두 끼를 굶었지
자질이 있었던 거야
식도염 예술가로서 말야
그런데
이게 쓰려던 시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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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1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친구~그러나 늘 홀대했던 식도염에게 사과를~
밋밋하기 그지없는 나에게
그나마 식도염 환자라는 존재감을 준 식도염에게 ㅎㅎ

로쟈 2018-05-21 00:58   좋아요 0 | URL
식도염 환자들에게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