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상품권왕 할때 나 2등먹었다. 그때 한 60만원어치 샀었나보다.
1등상이 10만원, 2등상이 5만원 이랬었는데,
1등한 분 징하다, 속으로 욕했더랬다.

다행인것은(?!)
1. 내가 안 사고 있는 사고 싶은 책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다 산다고 하더라도, 구매왕 할 수 있을까?
2. 2등상인 이문열 삼국지가 대략 맘에 안 든다.
3.  안 사고 있는 그닥 안 땡기는 민음사 세계문학 다 사서 채워넣었는데, 1등 걸려서( 김치국김치국) 100권 또 타면, 대략 낭패다.

허벅지 꼬집, 꼬집,
그나저나, 매일 1회 업데이트 되는 구매왕. 좀 심하단 생각이 든다.
마지막날 2등하고 있으면, 1등하려구, 왕창 사재기 하나?


책은 읽고 싶어서 사야지, 구매왕 하고 싶어서 사면 안된다는 옛 성현의 말씀도 있듯이
현혹되지 말자.

새빨간 짤막한 니트에 ( 요즘 살 빠졌다. 음하하) -> 아직 멀었다.
엔진 청바지에,
털복실복실 모자 달린 보티첼리의 코트(?)를 입고 컴앞에 앉아 있다.

슬~ 일어나야지. ' 왕의 남자' 보러 간다.
이시간에 나갔는데 표없으면 대략 낭패다.
누가, 설마, 수요일, 12시 10분 '왕의 남자' 보러 그렇게들 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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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6-02-0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2262677

어 예~


마늘빵 2006-02-01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이거 광고 안보려고 했는데, 하이드님 책임지세요. 아 지르면 안되는데.

놀자 2006-02-01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없는 저는 저런 유혹을 해도 넘어갈수 없죠~ㅎㅎ

실비 2006-02-02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몰랐는데 알아버렸어요.^^;;;

LAYLA 2006-02-02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마을이 술렁거리고 있네요 ^^

플라시보 2006-02-02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저는 저런 이벤트에는 비교적 약하지 않은편인지라..흐흐. 왕의남자 보시는군요. 재밌게 보시길..^^

바람돌이 2006-02-02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12시 20분꺼 보러갔다가 표 없어서 새벽 1시 30분꺼 보고 왔는데요. ^^;;

2006-02-02 06: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1 2006-02-02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만원 어치나..지르시다니..그래도 5만원 공으로 생겼으니..좋으셨겠어요. 그런데..대단하시군요. 전 구매왕같은 이벤트는 거리가 아주 멀~~~어요.

ceylontea 2006-02-0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60만원... ^^
이번에는 진정하세요..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 돌베개 / 2006년 1월
구판절판


서경식의 책들은 언제나 단정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절판되기 전의 책들은 본 적이 없지만, 역시 단정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디아스포라 기행 - 추방당한 자의 시선
' 고독한 나그네의 눈길은 '근대'로 이어진다. 진보와 반동이 격돌을 거듭한 그 도정에서 근대 국민국가가 형성되고, 사람들은 '국민'으로 편성되었으며, 식민지배와 세계 분할이 강행되었다. 그 길은 두 차례의 파국적인 세계 전쟁과 대학살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2백여 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나 자신이 그 나그네처럼 혼자 서 있는 것만 같다. 고갯길에 선 내 눈 앞에는 '근대'에서 '근대 이후' 에 이르는 길이 뻗어 있다. 그 길은 구름과 안개의 바다에 뒤덮여 앞을 잘 가늠할 수 없다.... 나는 근대 국민국가의 틀로부터 내던져진 디아스포라야말로 '근대 이후'를 살아갈 인간의 존재형식이 앞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곤란한 길을 거쳐야만 할 것인가. '

-한국어판 서문 中-

이 책은 일본의 월간지 [세카이]에 2004년 6월부터 2005년 4월까지 11회에 걸쳐 연재한 에세이 '디아스포라 기행' 을 가필한 것이다.

런던2001년 12월에서 츠바이크의 잘츠부르크 2002년 여름까지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의 붕어

프롤로그 중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각각의 글에 붙는 소제목보다 작은 그것들은 '빨간색' 볼드체로 되어 있다. 아래의 여백의 위에 비해 너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왜 단정하고, 꼭 짜여보이기만 한단 말인가.

제 1장
죽음을      생각하는         날
단어와 단어 사이의 거리가 멀다. 그 단어의 무게와 거리만큼이나.

프리모 레비의 무덤.
기행하는 곳곳의 사진들이 책 구퉁이에 나와 있다. 신문기사처럼 작은 프리모 레비의 사진도 이 페이지를 앞으로 몇장 넘기면 볼 수 있다.

한나 아렌트의 사진.
얼핏봐도 이전의 '소년의 눈물'이나 '나의 서양미술 순례기' 에 비해 만만치 않은 내용들이다. 내 관심분야에서 벗어난 주제이기도 하고, 그런고로 내 지식이 얕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것을 읽고 있으면, 그 내용과 어조는 마음에 절로 스며든다.

한국어판 서문으로 돌아가서 : 맨 앞페이지다.

'이 책의 집필을 마친 후 내 마음속에는 다시 프리드리히 Caspar David Friedrich 그림 속 나그네의 뒷모습이 떠올랐다.(본문 69족 그림 참조) 이 그림이 그려진 것은 1818년,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고 구왕정의 부활을 꾀한 '복고주의'가 지배하는 빈체제하에서였다. 자유주의자들이 숨을 죽이고 침묵해야 했던 시기다. ... (두번째 사진의 서문과 이어짐)'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 라는 시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서경석의 이전 책들은 각각 미술, 그리고 책에 대해 다루고 있고, 이번 책은 '기행' 문이여야 마땅하지만, 그 책들이 한권 같은건 저자가 같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이야기. 형들의 이야기. 그의 과거. 그의 고뇌. 눈부시게 밝지는 않지만, 희미하게 빛나는 희망. 등이 책을 통해, 그림을 통해, 여행을 통해 일관되게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1990년 광주 망월동에서

3회 광주 비엔날레 대상을 받은 시린 네샤트의 '환희'

'아이덴티티' 문제를 다룬 그녀의 작품을 처음 접한 때, 작품 소개, 간단한 이력, 작품을 시작하게 된 순간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장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잘츠부르크에서 만나는 츠바이크가 몹시 반갑다.
2002년 잘츠부르크 방문 당시 오페라 ' 다나에의 사랑' 을 보았다. 2차대전 말기 여름 초연 예정이었다 '총력전' 구호에 눌려 나치 당국에 의 해 취소된 공연을 되새겨본다.

유대인 화가 펠릭스 누스바움의 자화상
진중권의 '춤추는 죽음'을 읽을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화가다.
역시나 시선을 오래오래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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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2-01 0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찜해놓고 아직 보관함에서 잠자고 있는데... 이렇게 들쑤시면 장바구니로 손이 덜덜덜 하잖아요. ^^

moonnight 2006-02-0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역시 지름여신^^;의 포토리뷰로군요. 아아아. 사고 싶다. 저도 덜덜덜 ^^

하이드 2006-02-0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님, 딴 책은 몰라도, 서경식의 책은 사서 후회 없으실꺼에요.
바람돌이님, 천원쿠폰이 언제까지죠? ^^

향기로운 2007-04-0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이 4월 6일인데.. 여전히 1000원 쿠폰 행사하고 있네요^^;; 갈등갈등~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멋지다!
제목 : 책 읽는 여자 위험하다
'책과 나 사이에 당신이 들어올 빈자리는 없다!'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위의 원서 표지 그림은 비토리오 마테오 코르코스'vittorio matteo corcos 의 '꿈'이란 그림이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바닥에 흩어진 장미는 지난 여름 순결을 잃고, 사랑과 작별한 그녀를 말하는지도 모른다. 이별은 그녀를 성숙하게 만들었다. 책의 한 장을 덮듯, 그녀는 인생의 한 장을 덮었고, 그만큼 성장했다. 이 그림의 제목은 '꿈' 이지만,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든 그녀의 모습은 꿈꾸는 모습이 아니다. ' 책 읽는 이 여자는 결코 꿈꾸는 사람이 아니다'

번역서 표지의 그림은 라몬 카사스 이 카르보Ramon Casas y Carbo의 '무도회 이후' 라는 그림이다.
같은 주제의 잡지 선전화보로 역시 나른한 표정으로 안락의자에 누워 한 팔을 늘어뜨리고, 다른 한 팔로 책을(편지) 집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다.

콜레트는 독서의 상태를 '고상한 고독' 이라고 했다.
'독서는 유쾌한 고립 행위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예의 바르게 자신을 접근하기 힘든 존재로 만든다.'
라는 말에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하는 사람은 나 뿐은 아닐꺼다.

독서광들이 좋아하는 '책' 에 대한 재미있는 '책' 들이 많다.
문학과 미술을 연결해서 재미있게 풀어낸 책들도 많다.
이 책은 전자에 더 가까운데, 더 세밀하고, 은밀하다.
그 표지와 카피만으로도 덥썩 사서 후회가 없지만, 그 외에도 '독서' 에 대한,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독서하는 여.자. 그림' 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모르고 있었던 완전히 새로운 사실들은 없다. 다만, 머릿속 이쪽, 저쪽 정리되지 않은채 들어가 있던 사실들에 다리를 놓아 하나의 마을이 될때 그 쾌감.
'독서' 가 '소리 내어 읽는 것'에서 지금의 '소리 내지 않고 은.밀.하.게. 읽는 것' 으로 넘어오면서 외부 세계와 소통하던 행위에서 외부 세계와 단절된 행위로 넘어오면서, 그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들을 화가들은 역사속에서 끊임없이 때로는 부러 드러내어, 때로는 아슬아슬하게 그 내면을 포착하여 화폭에 담고자 했다.  
단순히 '책 읽는 여자' 그림들을 좋아라 했던 것에서  그 그림들이 말하는 바를 읽게 되는 것은 배로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 '책을 읽는 나' 의 이야기와 18세기 '책을 읽는 그녀'의 이야기는 같고도 다르다.

이 책을 읽는 것은 ' 책을 읽는 여자들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회랑이 있는 상상의 박물관'을 느릿느릿 산책하는 것'과 같다. 책 속의 흥미롭고, 도발적이고, 생각거리를 무한히 가져다주는 그림들,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책이다.

* 가끔 괴상한 문장들이 있어서 별 한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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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01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는 고립행위라는 구절에 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몸은 여기있어도 마음은 행복하게 영 딴 곳을 헤메는 모습에 옆에 있는 사람으로선 소외감을 느끼겠지요. 그래서 식구들이 제가 옆에서 책읽는걸 못 참아 하나 봅니다. (아참, 괴상한 문장들은 뭐랍니까? 궁금)

책속에 책 2006-02-0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져요, 얼핏 신문서평으로 봤는데, 그땐 그냥 그림만 모아둔 책인가 했는데 글도 있나보네요...궁금해요~~

하이드 2006-02-01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도판들이 멋지고요, 도판과 그림은 반반정도이구요. 글이 더 많긴합니다. 지은이의 원서에다가 역자들이 중간중간 '책' 과 관련된 역사들을 정리한 페이지들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만치님, 그게,  예를들면

'18세기 중엽 프랑스인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은 <가정적 삶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으로 독일에 알려진 그림을 그렸다. 프랑스어 제목인 <사적인 삶의 여흥>이 좀더 정확하게 사적인 삶의 오락 혹은 한가로움을 말해준다. 독일어에서 '여흥'의 반대말로 '고통'이란 단어를 사용하지만 오히려'지루함'이란 단어와 가깝다. '

뭐,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괴상하지 않나요?

 


라주미힌 2006-02-01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댓번 읽으니깐 대충 해석이 되네요.. 허허허..

마늘빵 2006-02-01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 책 읽다는 없나요?

mong 2006-02-0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땡쓰투 미리 하고 가요~

하이드 2006-02-01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 님, 전 책 읽는 여자 그림이 이토록 도발적이고 은밀한줄은 미처 몰랐답니다. 도판들만으로도 만족하실꺼에요. 종종 있는 사진들도 멋집니다. '마릴린 몬로, 율리시즈를 읽다' 뭐, 이런거요. ^^ 글도 꽤나 흥미로웠어요.

panda78 2006-02-03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페이퍼 보기 전에 주문했는데, 이 페이퍼 보고 나니 기대가 마구 치솟더라구요. ^^ 받아보니 역시 좋네요.

나탈리 2006-02-08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제목과 표지에서부터 마음을 빼앗겼는데..하이드님의 리뷰를 읽고나니 더 기대됩니다. :) 저도 땡스 미리 드려요~
 
임형주 - Misty Moon - 스페셜 앨범
임형주 노래 / 워너뮤직(WEA)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엄마의 사랑을 담뿍 받고 있는 임형주군.
cd 나오면 챙겨서 사드리고, 컬러링도 벨소리도 임형주의 목소리로, 그리고 콘서트 티켓도 사서 나들이도 한다. 이번에 '하월가' 라는 노래를 내 늦은밤 컬러링으로 바꾸었더니, 들으시고, 좋다하여, 사드렸다.


the rose 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제가인 a time for us , 슬픈인연에서 영웅본색 주제가까지, 낯익은 노래들을 마찰제로의  감미롭게 미끄러지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어린나이에도 쇼맨쉽이 대단하여, 콘서트장을 찾은 아줌마팬들을 살살 녹이는 임형주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어떤 악기보다 감미로운건 사람의 목소리.

계속 되풀이해 듣는 노래는 '하월가' (MISTY MOON) 나미의 '슬픈인연', 그리고 장국영의 영웅본색 주제가인 '월량대표아적심' 이다. '하월가'는 '태극기를 휘날리며' 에 나왔다고 하는데, 영화를 안 본 나로서는 그저 음악을 즐길따름이다.

*표지가 좀 느끼한건 참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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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6-01-31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의 사랑.. ㅋㅋ~ 진짜 점점 사람이 느끼해져 가는 것 같아요. 처음엔 되게 청순해 보였는데...

2006-01-31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백야행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늦은 밤, 하얀 달이 물위에 뜨면, 그 달은 결코 닿을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다.

"내 위에는 태양 같은 것 없었어. 언제나 밤. 하지만 어둡진 않았어. 태양을 대신하는 것이 있었으니까. 태양만큼 밝지는 않지만 내게는 충분했지. 나는 그 빛으로 인해 밤을 낮이라 생각하고 살 수 있었어. 알겠어? 내게는 처음부터 태양 같은 건 없었어. 그러니까 잃을 공포도 없지."유키호는 말한다.

책을 읽는 내내 유키호의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으로 본 유키호의 모습만이 나올 뿐이다. 그녀는 때로는 현모양처타입으로, 때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녀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그녀의 본 모습은 무엇일까. 우리가 행간에서 읽는 그녀의 모습은 무엇일까. 드라마를 보고 읽은 책이라 더욱 더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연출자가 보여주고자 하는 연출자가 해석한 유키호, 료, 사사가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드라마 초반을 보고나서 소설의 전편을 읽어냈다. 역시 책에서도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중심인물이다.

이 책에는 드라마와 달리 범죄 현장과 모의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 범인은 명백하다. 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독자는 결코 그 범죄현장을 볼 수 없고, 증명할 수 없다. 20여년을 집요하게 사건을 쫓는 형사와 같이 굳은 심증만가지고 범인으로 지목되는 자를 심판대에 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소재가 되는, 범죄의 소재가 되는 것들은 새로 막 도입된 은행 직불카드, 신조어로 이제 막 생긴 해커, 저작권에 경종을 울리는 컴퓨터 프로그램 불법 복제 등은 지금 읽으면 이게 언제쩍 이야기냐 싶을 정도로 옛날( 그리 옛날은 아니지만,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현재에 비춘다면, 정말 옛날) 이야기들이다. 그러니, 옛날 이야기 읽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사건들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복선들은 적나라하지만, 책은 술술 넘어간다.
상상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좋지만, 그리고 그 상상의 여지는 사람에 따라 무한하겠지만,
외견은 무척 건조하다. (라고 하니 생각나는게 있네.차마 쓸 수는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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