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스호퍼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사카 고타로가 쭉- 맘에 안 들었다. 중간에는 몹시 맘에 안 드는 마왕같은 작품도 있었고. 그러다 읽게 된 <골든 슬럼버스>같은 맘에 쏙 드는 작품도 있었다. 가장 최근작이 골든 슬럼버스이다보니  <그래스호퍼>가 나왔을 때 별 고민없이 구매할 수 있었다.  

스즈키 - 이 작품이 맘에 안 드는 가장 강력한 이유인 얼척없는 주인공  
구지라 - 고래, 자살유도자
새미  - 매미, 칼잡이  
아사가오 - 밀치기 
극단 
영애(프로일라인) 

스즈키라는 얼척없는 인물만 아니였다면, 흥미로운 주제의 생생한 캐릭터들이다. 중심캐릭터 외의 조연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도 대단히 박력 있어서,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데라하라라는 개말종쓰레기(생활쓰레기 아니고, 방사물 폐기물 같은 위험한)가 있다. 그 아들은 더 얼척없는 못된망나니다. 이들이 운영하는 회사 프로일라인(독어이고, miss 정도의 뜻인데, 책에는 '영애'라고 번역해 놓았다.)은 악질 사기집단이다.  

스즈키의 아내는 아들 데라하라에 의해 뺑소니를 당하고, (심지어 속력을 줄이지 않고, 엑셀을 더 밟은 살인자 데라하라!) 데라하라는 아버지의 빽으로 풀려나와 나쁜짓을 계속 하고 다닌다.
복수를 하기 위해 잠입한 스즈키. 이 띨띨하고, 아니 띨띨하기만 하면 괜찮은데, 이야기의 개연성이 없는 억지스러운 설정이 보는내내 거슬렸다.는 프로일라인에 의해 시험받게 되고, 길에서 픽업한 두 명의 남녀를 죽여야만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것을 구경하러 오던 아들 데라하라는 '밀치기'에 의해 거리로 밀쳐져 죽게 된다.  

자신의 복수가 어떻게든 실현되었다. 근데, 이 얼척없는 인물은 밀치기로 생각되는 남자를 쫓아간다. 회사에 의해 협박을 받는데, 니가 밀치기의 집을 불지 않으면, 그 두 남녀를 죽이겠다. 고. 근데, 밀치기로 생각되는 남자는 예쁜 아내와 토끼같은 두 아들과 예쁘게 살고 있는 가장이다. 거기서 연락 끊으면 되지, 왜 끝까지 시간을 더 달라고하는건지, 전혀 상관없는 두 남녀를 죽이니 마니 협박하는 회사나 거기에 맞장구 치며 다른 단란한 한가족을 몰살시킬 정보를 줄락말락하는 스즈키나   

거의 마지막까지 맘에 안드는 말 안되는 캐릭터.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연결되어 있고, 그 힌트는 밀치기인 이사가오의 메뚜기론에서 찾을 수 있다. 메뚜기란 풀색의 곤충인데, 메뚜기가 너무 밀집하게 되면, 변종 메뚜기가 생기고, 이 변종 메뚜기는 갈색에 크고, 날개도 발달하여 떼로 몰려 다니며 지나가는 길에 있는 모든 걸 다 갉아먹는다. 자신의 종족인 메뚜기조차도.  

도시에 밀집되어 사는 인간족들 사이에서도 변종메뚜기가 있어서 각종 나쁜 메뚜기 외에도 변종메뚜기들이 생겨나게 된다. 그리고 도시의 변종메뚜기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자살유도자로 유명한 구지라. 왠지 사람으로 하여금 죽고 싶게 만드는 거구의 인물이다. 구지라가 나오는 부분은 구지라의 망상, 구지라가 자살케한 여러 인물들의 등장으로 환상과 현실을 오고가는 모호한 분위기이다. 그리고 칼잡이 세미. 미소년에 날렵한 몸매인 그는 일가족 몰살 정도는 프로정신으로 눈 한 번 깜짝 안 하고 헤치우는 인물이다. 사장에게 반항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도시의 변종메뚜기들의 운명의 수레바퀴가 '데라하라의 죽음' 이라는 주사위가 던져진 후 한꺼번에 같은 방향을 향해 돌게 된다. 마지막의 반전 아닌 반전도, 처음부터 찬찬히 읽으면 발견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복선도 흥미로웠다.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그 생생한 인물 묘사들로 기억에 남는 책이다.  

<골든 슬럼버스>의 주인공이 호감형으로 착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었다면, <그래스호퍼>는 끈적하고 몽환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준다. 맥락없는 주인공이 초비호감이었어서 마이너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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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교보에서 아이리버의 '더스토리'를 봤다.
킨들은 왜 ... 인터내셔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 100여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안 들어가는거냐,줸장대밋 

무튼, 아쉬운대로 아이리버의 이북을 보니 .. 오 놀라워라, 이것이 전자종이라는 거구나. 

처음에는 액정에 종이를 붙여 놓은 줄 알았다. 그러니깐, 핸드폰 가짜 상품 앞에 전원 안 들어올때 메뉴 붙여 놓듯이. 근데, 그게 아니라 화면이 원래 그런거. 놀라운 전자종이를 처음 체험한 촌년은 염치불구하고, 그 앞에서 몇십분을 아이리버스토리 탐구에 열올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이리버 스토리와 호환하는 교보에 들어가서 컨텐츠를 둘러 봤다.  

그러니깐... 이북을 팔겠다는거야? 기계를 팔겠다는 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가지 다 뷁이다.  

기기적 성능은 둘째치고, 아이리버의 스토리는 비싸다.
교보에서 파는 이북의 컨텐츠는 후지고 비싸다.

내가 이북으로 사고 싶은 책들이 있다. 경제경영서적은 어짜피 중고로 잘 판매도 안되고, 자리만 차지하니,
읽고 나서 처분이 안된다면, 중고샵에 판매해서 내게 들어올 소소한 금액 정도는 포기하고라도 이북으로 간직하고 싶다.
소설류에 비해 두고두고 레퍼런스가 된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다.  

그러나 살 수 있는 리스트를 보면, 경제경영서적은 커녕 문학쪽의 리스트도 허접하기 그지없다.
컨텐츠가 이런데, 누가 비싼 돈 주고 저 스토린지 도토린지를 사서 씀? 

킨들은 책뿐만 아니라 잡지/신문 다운로드 서비스도 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후진 온라인 잡지 서비스/ 그닥 돈 주고 안 보고 싶은 신문 서비스를 생각해볼 때
뉴요커나 뉴욕타임즈,월스트릿저널,파이낸셜타임즈 등을 받아 볼 수 있는 킨들의 장점은
우리나라의 이북에서는 전혀 메리트가 없는 서비스이다.  

애플이 아이팟을 아무리 싸게 팔아도, 애플은 아이팟에 담을 엠피삼을 파는 것이 진짜 수익이고,
아마존이 킨들의 가격을 아무리 내려도, 아마존의 진짜 수익은 킨들에 넣을 컨텐츠를 파는 것이 진짜 수익일 것이다.
그리고, 이 온라인 상의 엠피삼이나 이북들은 파는 입장에서는 돈이 거의 들지 않는 ( 물류비가 들어, 종이값이 들어, 포장비가 들어, 인건비가 들어, 인쇄비가 들어) 상품이기도 하다. 킨들을 공짜로 나눠준다고 해도 아마존은 여전히, 어쩌면 지금보다 더욱더! 큰 수익을 올릴 것이다.  

그러나 스토리를 파는 곳은 아이리버일뿐이고
이북을 파는 곳은 교보문고이고

컨텐츠도 없고, 그 없는 컨텐츠를 보기 위한 기구마저 비싸다면
그걸 왜 산단 말인가?? 

첫 시장진입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어정쩡한 포지션으로 미심쩍게 진입해서 과연 이북이 우리나라에 어떻게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아이리버 스토리? 디자인 예쁘다.
하지만, 그건 애플의 아이팟이 예쁜 디자인으로 현혹하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아무리 애플빠라도 모셔 놓기 위해 비싼 장난감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같아서는 아이리버 스토리의 가격이 1/10로 떨어진다고 해도 살까말까다.
스토리가 팔리지 않으면, 교보문고의 이북또한 잘 팔릴리가 없다.
교보문고의 이북 컨텐츠가 허접하면 스토리가 팔릴리가 없다.

교보와 아이리버의 이 악순환은 결국 둘 다 망하면서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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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리버와 교보의 쎄쎄쎄 삽질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1-05 12:55 
    언제부터인가 인터넷 교보 메인 구퉁이에   200대 한정! 신간 16권 증정! 이라는 문구가 깜박이며 아이리버 스토리를 선전하고 있다.   신간 16권도 끌리지 않고, 마법의 충동구매문구중 하나인 '한정'에도 심드렁할뿐이다. (작년 1월부터 판매하던 '한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특별본은 올해 1월에도 한정본으로 잘 팔고 계십니까?)   왜냐하면, 아이리버의 '스토리'도 소위 신간의 '컨
 
 
moonnight 2009-12-1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_-;;;
전, 얼리어댑터하고는 천만광년쯤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 이북이란 것을 한 번 이용해볼 일이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

2009-12-19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qualia 2009-12-1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는 이북(전자책)이 대세가 될 텐데요. 하이드 님, 아주 좋은 글 써주셨네요. 우리나라 전자업계, 출판계, 컨텐츠 업계 정말 뭐하고 있는 건지... 맨날 남 뒷북이나 치고, 삼성은 자화자찬/타화타찬에 빠져 거대한 착각에 빠져 있고... 겨우 내놓은 “파피루스”는 대만 2류 업체가 내놓은 것에조차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조잡스럽고... 이게 자칭타칭 일류기업의 수준인지... 말 그대로 삼성 파피루스는 “이북(eBook)”이 아니라 “뒷북”이라는 이름이 제격이던데요...

아무리 돌덩어리(반도체) 잘 만들고, 아무리 쇳덩어리(LCD, 에니콜 따위 하드웨어) 잘 만들어도, 절대 1등은 할 수 없죠. 컨텐츠 · 소프트웨어에서 1등을 해야 진정한 1등인데요. 그렇다면, 손바닥만한 땅덩어리 우리가 승부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북(하드웨어) + 컨텐츠(소프트웨어) 아니겠어요. 근데, 맨날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미래산업이니, 신수종 사업이니 입만 열면 떠들던데요. 뭘 대비하고 뭘 개발해 왔다는 것인지???

시방 아마존은 킨들(Kindle)로 대박치고 있고, 소니는 ‘디지털 도서관’으로 세계 전자책 컨텐츠를 장악하려는 구글과 함께 연합해서 소니 리더(Sony Reader)로 저만치 앞서나가고 있고, 중국조차 대만과(현재 e북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대만이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함께 ‘차이완’ 연합을 결성해 전자책 산업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를 하겠다고 벼르던데요. 삼성 혹은 엘지 혹은 이 삽질 정권에서는 무슨 비장의 무기나 대책이 있는 것인지, 맨날 남 뒷북이나 치며 꽁무니만 졸졸 따라가는데,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마 중소 업체인 아이리버가 “스토리(Story)”로 선전은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북 + 전자책 컨텐츠에서 만큼은 코리아가 결코 뒤처져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미워도 우리 기업인데, 삼성, 엘지 ― 전자종이 · 전자책 · 이북(eBook)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가 돼주길 바랍니다.

ris 2009-12-19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절대공감이요...킨들 기다렸는데 역시나 우리나란 안나오더군요.nook는 어떤지 모르겠고.기다려볼까요~~

토토랑 2009-12-2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북인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책 스캔본을.. 그 커다란 액정으로 보는 사람을 버스에서 봤는데
겁나 부럽긴 하더라구요

하이드 2009-12-20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북을 실제로 보고나니, 확실히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동시에 종이책의 대체불가능한 부분도 보이더군요. 삼성의 이북은 스토리 옆에 있긴 했는데, 전혀 궁금하지 않더군요. 조작해보긴 했지만, 스토리 옆에 있으니, 정말 후져보이더군요. 스토리가 선전하고 있는건 좋은데, 컨텐츠가 따라주지 않는 이상 얼마나 갈지..

대만이 하드웨어 부분에서 1위라는건 처음 알았네요. 101타워의 서점을 한 번 가보았을 뿐이지만, 대만 사람들의 책을 읽는 열의라던가, 서점의 크기 뿐 아니라 콜렉션 해 놓은 책의 세련됨에서 대단하다 싶었는데, 의외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국민인걸까요.

그러고보면, 이북(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책읽는 것을 일상으로 하는 국민성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답없는 생각도 한 번 해봅니다.
 

쓰고 보니 '지른다' 라는 말이 참 없어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지르다' 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저지르다' 에서 '저'가 생략된걸까?
사전을 찾아보니   '도박 등에서 돈·물건 등을 걸다.' 라는 뜻이 있다. 예로 '판에 돈을 지르다'
음.. 이건 아닌것 같군, 아무래도 저지르다에서 나온 말인듯하다. 아닌가?   

사실 '질러버려' '지름신' '지르다' 등등 '지름'에 관한 말은 무언가 '참지 말고' '확그냥' 이런 뉘앙스가 있는데,
너무 흔해져버려서, 그 의미가 퇴색된 경우가 아닌가 싶다. 나처럼 문득 버릇처럼 쓰고 보니 없어보인다.는 느낌을 가지게 될 수도 있고.  

그걸 다시 '저지르다' 로 바꾸면 어떨까. '저질러버려' , '저지름신이 왔다' 음.. 그러니깐, 지름이 '저지름'에서 왔다는 나의 추측은 추측일뿐이다.  

무튼, 12월에 미친듯이 질렀지만, 올해가 나의 마지막해인것처럼, 내년부터는 책을 못 살것처럼 후회없이 '지르다' 보니
책이 미친듯이 산을 쌓고있고(산은 조금씩 작아져야 하는데, 책산은 무럭무럭 자라기만 한다. ㅜㅠ )  

오늘 도착할 책들을 생각하면, 책자리를 좀 마련해두어야 한다. 아니면, 책 이고 먹고 잘판. 
이 부담은 물론 오늘 도착할 셜록홈즈 전집 덕분이다.

그리고 당일배송을 눈여겨보다 드디어 풀린 밤산책을 사야할 때, 예약판매이던 로마 서브 로사를 사야 할 때,
올해 안에 사고팠던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사랑의 역사를 사야 할 때, 엊그제 페이퍼에서 봤던 윌리엄 진서의 책을 사야할 때..

이 죽일놈의 바로드림, 교보에서는 원서를 30년만에 대폭할인한다!고 한다.
새로 나온 벨자 (눼, 아직 못 질렀습니다;;) 를 9천원대에 살 수 있고, 카버(이것도 아직;) 16천원대에 살 수 있다. (2만3천원대부터 봤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 고양이 문화사도 바로드림 할 수 있고, 어제 도착한 올리비에 토드의 카뮈1권에 이은 카뮈 2권도 바로드림할 수 있다. 카프카의 편지도 사고픈데, 예산초초과다. 카프카의 편지, 알라딘과 교보의 장바구니 들락거리니라 요즘 좀 바빴는데, 마지막 순간에 밀렸다.  

사고 싶다고 다 살 수 있나, 게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책에 대한 욕망의 크기는 보통사람의 그것에 비해 비대하고, 집착의 정도는 집요함의 극치다.  

먹는 것과 책에 대한 나의 욕망과 집착의 크기는 나의 다른 욕구들을 줄여서 지대로 불균형한 욕망의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예를 들면, 집구석, 특히 내 방 추워 죽겠다. ㅠㅠ 손 발이 가끔 무지하게 시려워서 뚝 뿌러지는거 아닌가 싶고, 가끔 동상의 전조인 가려움도 동반한다. 내가 물론 추운걸 좋아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다. 발난로도 사고 싶고 (아.. 발난로, 진짜 따뜻할 것 같은데) 손난로도 사고 싶고 (자판 칠 때는 그나마 난데, 마우스질 할때는 손이 시립다 못해 쑤신다.) 진짜 추운날, 강기사가 이런날 보일러 안 틀고 언제 틀게. 라고 하면, 옷 껴 입으면 되지, 보일러는 왠 보일러. 라며, 할매같은 소리나 하고 앉았고, 이불 한 겹으로는 추워서 안되겠다. 담요를 두르고 이불을 덮는 지지리 궁상을 연출하면서  책값에 비하면 얼마 되지도 않을 내 몸의 따뜻할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 내가 하도 춥다고 지롤하니깐, 동생마저 장판이라도 가져다 깔으라며 지답지 않은 소리를 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책 살때의 적극성과 반대의 무한수동성을 발휘하여, 책 살 때의 치타같은 빠름과 호랑이같은 용맹함과는 반대로 저어 호주의 코알라같은, 혹은 나무늘보라고 하는 이름부터가 아주 그냥 늘어질 것 같은 수동성으로 으으으으응(느리게 돌리기) 라고 대답하고, 춥다고 투덜거리며 겨울을 보낸다. 그리고 또 무시하는건 '정돈된 집구석'? 하하  

교보 바로드림의 매력은 토요일도, 일요일도 지를 수 있다는거지. 일단 오늘은 알라딘 밤산책을 포함한 등등등을 질러볼까나. 
집구석이 이렇게 추운데, 바깥은 또 얼마나 추울까. 교보까지 걸어가려면 단단히 무장하고 가야한다.
날이 추워지니 고양이의 털이 엄청 풍성해지고 부드럽고 윤기가 좔좔 흐른다. 우와-   

장바구니의 책들

  

 

 

 

마지막 순간에 빠진 책들  

 

 

 

 

오늘 도착할 책들  

 

 

 

 

아, 어제 머그컵 도착했는데, 하트컵이 또 와부렸다.
머그컵 기준이 6만원에서 5만원으로 다시 내려갔다. 그러게 6만원은 무리수였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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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9-12-19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펀샵 보니까 입는(?)담요 팔던걸요..?? 거기다 댑따 큰 강아지 발난로도 있고..

chika 2009-12-19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는 하트컵은 저에게.....
그니까 그 기준을 저도 봤는데, 왜 컵 선택 가능은 없는걸까요? ㅡ"ㅡ

마노아 2009-12-19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난로도 있군요. 발열 마우스 패드를 쓰니 엄청 따뜻하더라고요. 아, 발열 슬리퍼를 신고 싶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12-1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리아플라스 책 표지 너무 예뻐요~ 저기...... 카프카의 편지라는 책은 뭘까, 어 고양이 문화사!! 솔깃솔깃..
참 일전에 추천해주신 펜그리기책이 배송이 왔는데 너무 예뻐요 ㅠ.ㅠ

그리고 알라딘 실수로 저는 컵이 두개!!나 배송되서 흐뭇해하고 있다는 ㅎㅎㅎ

HAE 2009-12-19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보일러 안 틀고 황토박사라는 걸 샀지요.;
낮에는 발밑에 놓고, 밤에는 껴안고 잔답니다.

저도 하트컵만 와요. 동네별로 가는 컵이 따로 있는 건지...라는 생각도 잠깐 했답니다.
근데 하트컵 손잡이 이쁜데, 불편하네요. 손가락 짧은 저만 그런가요?

moonnight 2009-12-1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오늘 정말 추운데 ㅠㅠ;
저도 요즘 책이 과포화상태란 걸 절감하고 알라딘 중고샵을 처음 이용해봤답니다.
택배아저씨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쩐지 두근두근;;; 처음 해보는 일이라 긴장돼요. 미안하기도 하고요. 내 책들. ㅠㅠ;;

BRINY 2009-12-19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고 나서 아직 책상을 사질 못해 컴퓨터를 단시간밖에 못하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할지요. 이사하기 전에 400권을 중고책방에 출장매입 의뢰해 팔고도 또 골라낸 책더미가 지금 제 옆에 있어요.이것도 목록작성해서 중고책방으로 보내야하는데...

하이드 2009-12-20 0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이니님, 헉; 중고책방에서는 책값 잘 안 쳐주지 않나요? 전 중고책방에 정리했던 책들 아까워 죽겠어요.
달밤님, 달밤님 정리할 꺼 진짜 많을 것 같은데, 팍팍 정리하고, 팍팍 사세요. 미안하긴요. 다른 사람이 사서 잘 읽어주면 책도 좋아할꺼에요. ^^

한걸음씩님/ 저 머그컵 3개 받았는데, 3개다 하트컵이에요 orz 어흑
휘모리님/ 그죠. 예전 패치워크 디자인도 예뻤는데, 이번에 나온 보라색 표지도 예뻐요. ㅎ 펜그리기책 이쁘죠!!
마노아님/ 발열마우스패드. 호- 별게 다 나오는군요. 오늘 장판 깔기 전에는 심각하게 발난로, 발열마우스패드 고민했습니다. ^^ 발열양말도 있던데요? ㅎ
치카님 / 졸지에 가족수대로 하트컵 -_-;;
메피님 / 그 입는 담요, 스너글하구 슬랭킷은 진짜 제가 매일 문지방이 닳도록 펀샵을 들락거리며 노려보고 있습니다. 에잇, 품절이나 되버려라!

BRINY 2009-12-20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책방, 잘해야 권당 천원쯤? 그렇지만 출장매입이라는 메리트가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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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피우다 내 이럴줄 알았지.
분야별 픽은 이미 끝났고, 파이널 10을 뽑고 있는 중이다. 


Fat of the Land by Langdon Cook,
designed by Mayumi Thompson 

21세기의 식량구하기는 사냥하고 수렵하던 과거로의 회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대지와 다시 교감하는 것이다. 랭던 쿡은 마트에서 카트나 끌어주는 평범한 아빠도 아니다. 그에게는 미식의 섬세함이 가득하고, 만약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본다면, 거기서 취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괴짜라고 해야하나, 독특하다고 해야하나, 디스커버리채널의 그 암꺼나 막 먹고 다니는 아저씨를 떠올리게 하는 (그러나 그보다는 더 평범한 아빠,엄마도 시도해볼법한) 재료들을 구하고, 그것을 '요리' 하여 '레시피'를 제공하고, 멋지게 사진 찍어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얼음같은 바닷물에 뛰어 물고기를 잡거나 숲속에서 덤불을 헤치며 버섯을 채집하거나, 파리를 미끼로 바다송어를 잡거나, 뭐 그런것들.  

자연친화적이고, 현대인의 마음 바닥에 말라붙어 있는 모험심도 자극하며,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식욕', 그것도 '사는 행위'가 아닌 '채집하는 행위'에 의한 그 옛날의 기억을 떠 올리게 하는 식량구하기,

게다가 글도 잘 쓰고, 유머러스하다고 하고, 지적 욕구와 미식 욕구도 채워주는 훌륭한 책이라고 한다.

블로그를 찾았으니, 글빨과 위트는 확인해보시길   


아, 이거 표지이야기 페이퍼지, ^^ 풍요로운 대지는 자갈해변의 (알을 통통하게 여물고 있을, 그러니깐 내 상상속에서) 게 한마리이다. 말랑말랑 이쁜 음식책은 아니란 이야기. 제목 옆 부제에 세로로 세워져 있는 포크의 긴장감도 좋다.
제목도 표지도 일반적은 음식 표지는 아닌듯하다. 인상적이기는 하다.




키티님께 추천  ^^ : http://fat-of-the-land.blogspot.com/ 



Rose's Heavenly Cakes by Rose Levy Beranbaum, designed by Vertigo Design

 <로즈(님의..라고 붙여주어야 할 것 같다. 리뷰를 보니^^) 천국의 케이크> 표지다. 우와- 와우- 휴우- 

 저자인 로즈는 워낙 베이킹계의 레전드!라고 한다. (상품정보에 나와 있는 말이니 너무 믿지는 말길) 그녀의 'The Cake Bible' 이 빅히트를 쳤고, 그 후에 새로 업데이트 되어 나온 책이 바로 이 책. 그녀 자신의 요리프로그램도 있어 유튜브에서 검색해볼 수 있다.  

음식사진, 디저트 사진을 찍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이라고 위에 얘기했는데, 확실히 어떻게 진열하나보다, 피사체의 진정성, 실물의 위대함과 같은 것이 좋은 빛을 만났을때 좋은 사진이 나온다.  

멋지게 데코레이트된 화려한 디저트들은 눈을 현혹시킨다. 역시 감탄하고 꺄꺄거리며 진열장 앞을 떠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근데, 이 표지의 케잌 보니, 왠지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별 장식 없이, 강하게 위를 자극하는 저 천국의 케이크..라는 간지. 모든 케이크에는 레시피가 있고, 위와 같은 사진이 나와 있다고 한다. 아마존 리뷰를 보니, 찬양도 이런 찬양이 없다. 아마존 리뷰를 보면 늘 새로운(?)시각의 비평이 있곤 한데, 이 책의 리뷰에선 정말 건질만한 리뷰가 없었다. 온통 예찬!  

 

다른 케이크의 사진들도 이토록 심플하다.
뭔가 경건하기까지 한 디저트의 디바, 케이크 사진을 잘 뽑아낸 책과 제목이다.  


Ratio by Michael Ruhlman, designed by Erich Hobbing 

이 책 역시 요리에 관한 책이다. 'Ratio' 비율
표지와 제목만으로는 도통 이 책이 요리책이라는 힌트가 없다.
표지의 원형도표 가운데 있는 드라이한 저울그림 정도? 

요리지능이 꽤나 떨어지는 나로서는 설명을 읽어봐도 뭔소리여; 멀뚱멀뚱 할뿐;;

얘기인즉슨 요리의 '레시피'는 설탕 1스픈, 파 얼마, 스파게티 얼마 (아, 예를 들으려도 이 뜬금없는 재료들은 무어란 말인가;;) 이런식으로 이루어진다. 우리 요리의 '적당히' 넣고..에 비해 서양요리는 분량을 정확히 맞추는 것에서 시작한다. 고 들었다.  

저자인 마이클 룰만은 분량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비율'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하고, '비율'을 이해하기 위한 책을 썼나보다. 고기를 주지말고,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라. 와 같은 제법 센세이셔널한 책이지 않은가. 누군가는 리뷰에서 인간에게 불을 가져온 프로메테우스에 비유했다. (정말 대단히 거리낌없는 비유다. ^^;)   

책의 컨셉은 표지에 어느 정도 담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엎어치든 매치든, '요리'를 하기 위한 책인데,
이 과학책 같은 표지는 어쩔;  

 

 

 

레시오 테이블은 이런식  

Baking by James Peterson, designed by Nancy Austin and Katy Brown 

나 빵만드는 책이요- 라고 이마에 써있는듯한 책 <Baking>이다.  제임스 페터슨(내가 아는 제임스 페터슨은 범죄 요리하는 작가인데 ^^;)은 이 책에 베이킹에 관한 모든 단계, 레시피, 사진 등을 담았다.  

제빵에 의한, 제빵을 위한, 제빵의..라는 것일까?

표지로나 목차로나 의의없음.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부엌에 두면 잘 어울리겠다. 'ㅅ'

 

 

 

 

 


 

Momofuku by David Chang and Peter Meehan, designed by Marysarah Quinn 

모모후쿠, 뉴욕의 유명 아시안 레스토랑 이름이다. 데이빗창은 그 레스토랑의 셰프.  

미국에서 할 수 있는 동양요리에 대해 레시피에서부터 동양요리에 대한 이해와 자신의 이야기까지 풀어 놓은 전천후 요리책이라고 한다.  

이름이 낯설어서 그렇지, 이 레스토랑을 아는 사람들에겐 아마 왼쪽의 초심플한 표지가 최선의, 최대의 정보를 가져다 주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 책은 뭥미.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표지다.  

나무질감의 바탕과 제목과 감인지 살군지 하나의 포인트가
이 책의 전체적인 톤을 보여주고 있다.  

 




Ad Hoc at Home by Thomas Keller, designed by Level 

이 책을 설명하는데도 역시 나의 요리책, 미쿡요리책에 대한 미천함이;; 드러나지 않을 수 없다. 아마존 리뷰의 열광을 좀 훔쳐와야 한다.

일단 이 책은 아마존 11월의 책이였다! 오, 이건 나도 아는 이야기. 11월의 책이었다구? 대단한걸?! 그것도 요리책이! (아마존에서는 매달 '이달의 책'을 메일로 보내준다. 왠지 '이 달 '니가 사야할' 책'을 줄인말같다는;  

토마스 켈러의 레스토랑 '애드 홐ad hoc' 의 패밀리스타일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패밀리 스타일 요리란? 한마디로 집밥?  

어떤 복잡함도 구하기 어려운 하기 어려운 것도 없는 쉽고, 캐쥬얼한 요리들! 요리의 마스터가 알려주는 집밥!의 매력.  

그러나 표지이야기를 하려니, 또 살짝 암울해진다. 표지를 왜 블랙으로 했을까? 'Ratio'의 표지도 충분히 요리책으로 새로웠는데, 검은 표지의 돼지그림이라니.. 검은 것은 흑판이고, 흰 분필로 그려 놓은 돼지(주변에 분필번짐 아우라를 가지고 있는)는 충분히 임팩트가 강하다. 부엌 어디에 두어도 '나 여기 있소' 라고 뽐낼듯한 포스

근데, 이 책의 내부도 일반 요리책 같지는 않더라. 

 

가정식의 심플함에 토마스 켈러의 재치발랄하다 못해 독특한 말투와 가정식책같지 않은 검은 바탕의 에지가 더해졌다.

평범한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평범하지 않은 방식이라고 할까.  

+++ 

이상 음식에 대한 커버를 마친다.
요리지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나는 역시나 요리책커버 이해도 역시 떨어진다 ㅜㅠ 는 현실을 깨닫고야 맘.
남은 분야들도 최대한 남겨 볼 생각인데, 요리책커버 리뷰에 꽤 시간을 들여버렸다.  

무튼, 올해 안에 아마존의 '올해 최고의 커버' 를 뽑는 그 순간을 나의 서재 표지 이야기에서 함께 하기를 기대해본다.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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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9-12-18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훈늉한 페이퍼예요. 쓰읍.

hnine 2009-12-1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Ratio라는 책은 baking의 핵심을 말해주는군요. 제목도, 표지도, 저 뽑아놓으신 table도요.
(그런데 저 table의 숫자는 실제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한데 저도 전문가가 아니라서.)

하이드 2009-12-18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지능이 떨어져서 페이퍼 작성에 어려움이 많았음을 다시 한번 고백하는 바입니다. ㅜㅠ

Kitty 2009-12-19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는 제임스 페터슨은 범죄 요리하는 작가인데 -> 22222222222222222
저는 Baking과 돼지가 제일 맘에 드네요.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2-1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돼지가 마음에 듭니다 ㅎㅎㅎ

moonnight 2009-12-1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표지가 너무들 멋집니다. 저 천국의 케이크들은.. 침만 줄줄 -_-;;;;;
 
타샤의 크리스마스 - 세상에서 가장 기쁜 날
해리 데이비스 지음, 타샤 튜더 그림, 제이 폴 사진,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7년 12월
구판절판


타샤의 크리스마스
타샤 튜더는 유명한 그림책 작가인데, 그녀의 생활방식으로 더 먼저 알려져 일본에서 붐이 일어났고, 그리고 우리나라로 역시 그 생활방식으로 유명해졌다.고 생각한다.

예쁘게 살림살이하는 할머니.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커다란 책들을 후르르 넘겨 보고 섯불리 판단했던 것이 아쉽다. 이번에 읽은 두 권의 책으로 나의 완소할머니로 등극하셨다.

표지는 잔뜩 크리스마스 느낌이고, 커버를 벗겨도 이렇게 에쁜 표지가 나오다. 표지를 넘기면 .......에게 메모를 남길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굉장히 낯익은 친숙한 그림체다. 잘 모르는 나에게조차 아련한 향수를 일으키는 그림체이고, 세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타샤할머니의 그림은 아기자기하고, 정말 놀랍게도 그녀와 그녀의 동물들, 그녀의 집 코기 코티지, 인형의 집의 판박이다. 알수록 재미나는 그림보기 놀이

프롤로그, 선물, 눈, 진저브레드 장식, 동물들의 크리스마스, 구유 속의 아기예수, 크리스마스 만찬, 트리, 산타클로스, 썰매타기 ...

의 목차가 어느 하나 대충 지은 것이 아니다.
각각의 목차는 타샤 할머니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경건한 의식이고,
올해의 크리스마스라는 시간과 지난 모든 크리스마스, 타샤의 어린시절부터,
타샤의 어머니의 할머니의 어린시절부터 내려온 모든 크리스마스의 세월이고, 가족의 역사다.

이 책, 막상 받아보면 생각보다 작은 판형이지만, 담고 있는 그림과 사진과 내용은
정말 어느 하나 소흘하지 않은 크리스마스북이다.

별생각 없이 책장을 넘겼는데, 이 쿠거볼은 지금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볼)들의 전형으로 묵직하고, 안에가 수은으로 되어 있는 1830년대부터 타샤 집안에 내려오는 어디에도 없는 그런 크리스마스 장식이라고 한다. 정말이지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타샤의 코기코티지.. 타샤의 집, 그림, 인형의 집.. 아, 이 셋의 싱크로란!
타샤의 코기코티지로 걸어들어가는 것은 타샤의 그림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일것 같다.
타샤의 그림들을 보면서 타샤의 코기코티지를 찾고 있으니, 제대로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 요정이라도 마주칠 것 같은 분위기다.

크리스마스의 의식들 중에 역시 가장 기대되는 (..그러나 이 책을 보고 나니,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싶어졌지만!) 것은 역시 크리스마스 선물이지 않을까. 타샤의 가족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선물을 손수 만들었다. 서로를 위해 만들고, 인형을 위해 만들고, 인형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동물을 위해 만든다.

' 아버지 윌리엄 스탈링 버기스와 어머니 로자먼드 튜더는 타샤에게, 직접 만든 것을 선물하면 두 번 선물하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었다.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 첫 번째 선물이고, 완성된 물건이 두 번째 선물이니 선물을 두 번 하는 셈이 된다.'

이 말 너무 멋지다!
화려한 (타샤에게는 일상인) 사진들 뿐만 아니라 따뜻한 글들도 좋다.
중간중간 인용되는 그림책 속의 인용글들은 그게 그림책인지, 타샤의 이야기인지 헷갈린다. 안다. 알어. 둘 다 같은 이야기라는거.

새들에게 선물하는 타샤표 특별 도너츠

부러워, 새들!

이 코기들은 정말이지 명물!

이 그림 속 지하에서 인간들보다 더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쥐가족들을 보라.


처음 보는, 혹은 그냥 지나쳤던 크리스마스의 의식들을 보는 것도 재미났지만, 뭐니뭐니해도 '선물'과 '트리'는 크리스마스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타샤의 그림처럼 봐도봐도 새로운 것이 보이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타샤의 트리

꼭대기의 벨벳으로 만든 검은 까마귀가 특이하다.
예수탄생을 알리는 전령이 까마귀인 것에서 비롯하였다고 한다.

타샤 할머니의 책들을 사 모으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크리스마스책, 인형책은 봐도봐도 즐겁다.

가장 맘에 들었던 사진이다.
따뜻한 불빛 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은
타샤 할머니의 코기 코티지.
때는 아마도 .. 크리스마스시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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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숲길 2009-12-18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 질렀는데, 얼릉 왔음 좋겠네요~

하이드 2009-12-18 16:20   좋아요 0 | URL
반값이고, 크리스마스라 질러봤는데, 기대 이상이에요 ^^

hanicare 2009-12-18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샤 할머니, 이런 날씨되니 더 생각나네요.
하늘에서도 열심히 크리스마스 츄리를 꾸미고 쿠키 굽고 하실 듯~
며느리가 한국인이라서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지만 저렇게 부지런한 분은 정말 나와 같은 호모사피엔스린네인지
알쏭달쏭합니다.

할머니댁에서 젤 탐나는 건 우리집의 깜찍한 돌하우스와 비교불가한 빅토리아풍의 정교하고 거대한 돌하우스에요.
도둑이 저절로 이해가 되더라니깐요.

얼음동자 2009-12-18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또 책지름신이 들썩들썩~ 하네요. 보내주신 소포는 잘 왔어요. 너무 이쁜 분홍(레드라지만 전 분홍같아요)색볼펜하고 아주 깜찍한 크리스마스 참도 건강하게 잘 도착했답니다. ^^
덕분에 트리를 하나 사고 싶은 마음이 들썩 들썩 한답니다. 저도 크리스마스 오나멘트 완전 좋아하거든요. 직접 사지는 못하고 보기만 하고 있습니다. 이럴때는 해외구매같은거 할 줄 모르는 무식함이 참말 다행이지요. ^^

그림 그리는 것 시도해봤는데, 역시나 미운 손은 그것도 똑같이 못 그려요. 그래도. 그리는 것 시도하고 있어요. ^^

하이드 2009-12-1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반값행사고, 아주 예쁜 책이니 강추입니다. ^^ 잘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적립금도 잘 받으셨죠?

hanicar님, 며느리가 한국인이란 얘기 들었어요. 이 집안 사람들 볼 수록 대단. 할머니댁의 돌하우스는 빅토리아풍에서 1990년대풍으로 바뀌었어요. 1996년 전시하면서 바꿨다고 하더라구요. 빅토리아풍을 못 봐서 아쉽긴한데, 타샤할머니의 코기코티지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지금의 돌하우스도 무지 멋있어요. 포토리뷰 대기중입니다. ^^

Joule 2009-12-18 16:43   좋아요 0 | URL
e자 빠졌어요. ㅡㅡ

moonnight 2009-12-1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_+;;;; 너무 예쁜 책이네요.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

카스피 2009-12-18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반값 행사하는 군요.그림을 보면 사고 싶어지는데 제 취향이 아니라 심히 고민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