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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크리스마스 - 세상에서 가장 기쁜 날
해리 데이비스 지음, 타샤 튜더 그림, 제이 폴 사진,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7년 12월
구판절판
타샤의 크리스마스
타샤 튜더는 유명한 그림책 작가인데, 그녀의 생활방식으로 더 먼저 알려져 일본에서 붐이 일어났고, 그리고 우리나라로 역시 그 생활방식으로 유명해졌다.고 생각한다.
예쁘게 살림살이하는 할머니.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커다란 책들을 후르르 넘겨 보고 섯불리 판단했던 것이 아쉽다. 이번에 읽은 두 권의 책으로 나의 완소할머니로 등극하셨다.
표지는 잔뜩 크리스마스 느낌이고, 커버를 벗겨도 이렇게 에쁜 표지가 나오다. 표지를 넘기면 .......에게 메모를 남길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굉장히 낯익은 친숙한 그림체다. 잘 모르는 나에게조차 아련한 향수를 일으키는 그림체이고, 세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타샤할머니의 그림은 아기자기하고, 정말 놀랍게도 그녀와 그녀의 동물들, 그녀의 집 코기 코티지, 인형의 집의 판박이다. 알수록 재미나는 그림보기 놀이
프롤로그, 선물, 눈, 진저브레드 장식, 동물들의 크리스마스, 구유 속의 아기예수, 크리스마스 만찬, 트리, 산타클로스, 썰매타기 ...
의 목차가 어느 하나 대충 지은 것이 아니다.
각각의 목차는 타샤 할머니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경건한 의식이고,
올해의 크리스마스라는 시간과 지난 모든 크리스마스, 타샤의 어린시절부터,
타샤의 어머니의 할머니의 어린시절부터 내려온 모든 크리스마스의 세월이고, 가족의 역사다.
이 책, 막상 받아보면 생각보다 작은 판형이지만, 담고 있는 그림과 사진과 내용은
정말 어느 하나 소흘하지 않은 크리스마스북이다.
별생각 없이 책장을 넘겼는데, 이 쿠거볼은 지금의 크리스마스 오너먼트(볼)들의 전형으로 묵직하고, 안에가 수은으로 되어 있는 1830년대부터 타샤 집안에 내려오는 어디에도 없는 그런 크리스마스 장식이라고 한다. 정말이지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타샤의 코기코티지.. 타샤의 집, 그림, 인형의 집.. 아, 이 셋의 싱크로란!
타샤의 코기코티지로 걸어들어가는 것은 타샤의 그림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기분일것 같다.
타샤의 그림들을 보면서 타샤의 코기코티지를 찾고 있으니, 제대로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 요정이라도 마주칠 것 같은 분위기다.
크리스마스의 의식들 중에 역시 가장 기대되는 (..그러나 이 책을 보고 나니,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싶어졌지만!) 것은 역시 크리스마스 선물이지 않을까. 타샤의 가족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선물을 손수 만들었다. 서로를 위해 만들고, 인형을 위해 만들고, 인형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 동물을 위해 만든다.
' 아버지 윌리엄 스탈링 버기스와 어머니 로자먼드 튜더는 타샤에게, 직접 만든 것을 선물하면 두 번 선물하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었다. 물건을 만드는 과정이 첫 번째 선물이고, 완성된 물건이 두 번째 선물이니 선물을 두 번 하는 셈이 된다.'
이 말 너무 멋지다!
화려한 (타샤에게는 일상인) 사진들 뿐만 아니라 따뜻한 글들도 좋다.
중간중간 인용되는 그림책 속의 인용글들은 그게 그림책인지, 타샤의 이야기인지 헷갈린다. 안다. 알어. 둘 다 같은 이야기라는거.
새들에게 선물하는 타샤표 특별 도너츠
부러워, 새들!
이 그림 속 지하에서 인간들보다 더 즐겁게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쥐가족들을 보라.
처음 보는, 혹은 그냥 지나쳤던 크리스마스의 의식들을 보는 것도 재미났지만, 뭐니뭐니해도 '선물'과 '트리'는 크리스마스의 하이라이트가 아닐까 싶다.
타샤의 그림처럼 봐도봐도 새로운 것이 보이는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타샤의 트리
꼭대기의 벨벳으로 만든 검은 까마귀가 특이하다.
예수탄생을 알리는 전령이 까마귀인 것에서 비롯하였다고 한다.
타샤 할머니의 책들을 사 모으는 일은 없을 것 같지만, 크리스마스책, 인형책은 봐도봐도 즐겁다.
가장 맘에 들었던 사진이다.
따뜻한 불빛 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은
타샤 할머니의 코기 코티지.
때는 아마도 .. 크리스마스시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