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교보에서 아이리버의 '더스토리'를 봤다.
킨들은 왜 ... 인터내셔널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그 100여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안 들어가는거냐,줸장대밋 

무튼, 아쉬운대로 아이리버의 이북을 보니 .. 오 놀라워라, 이것이 전자종이라는 거구나. 

처음에는 액정에 종이를 붙여 놓은 줄 알았다. 그러니깐, 핸드폰 가짜 상품 앞에 전원 안 들어올때 메뉴 붙여 놓듯이. 근데, 그게 아니라 화면이 원래 그런거. 놀라운 전자종이를 처음 체험한 촌년은 염치불구하고, 그 앞에서 몇십분을 아이리버스토리 탐구에 열올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아이리버 스토리와 호환하는 교보에 들어가서 컨텐츠를 둘러 봤다.  

그러니깐... 이북을 팔겠다는거야? 기계를 팔겠다는 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가지 다 뷁이다.  

기기적 성능은 둘째치고, 아이리버의 스토리는 비싸다.
교보에서 파는 이북의 컨텐츠는 후지고 비싸다.

내가 이북으로 사고 싶은 책들이 있다. 경제경영서적은 어짜피 중고로 잘 판매도 안되고, 자리만 차지하니,
읽고 나서 처분이 안된다면, 중고샵에 판매해서 내게 들어올 소소한 금액 정도는 포기하고라도 이북으로 간직하고 싶다.
소설류에 비해 두고두고 레퍼런스가 된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다.  

그러나 살 수 있는 리스트를 보면, 경제경영서적은 커녕 문학쪽의 리스트도 허접하기 그지없다.
컨텐츠가 이런데, 누가 비싼 돈 주고 저 스토린지 도토린지를 사서 씀? 

킨들은 책뿐만 아니라 잡지/신문 다운로드 서비스도 겸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후진 온라인 잡지 서비스/ 그닥 돈 주고 안 보고 싶은 신문 서비스를 생각해볼 때
뉴요커나 뉴욕타임즈,월스트릿저널,파이낸셜타임즈 등을 받아 볼 수 있는 킨들의 장점은
우리나라의 이북에서는 전혀 메리트가 없는 서비스이다.  

애플이 아이팟을 아무리 싸게 팔아도, 애플은 아이팟에 담을 엠피삼을 파는 것이 진짜 수익이고,
아마존이 킨들의 가격을 아무리 내려도, 아마존의 진짜 수익은 킨들에 넣을 컨텐츠를 파는 것이 진짜 수익일 것이다.
그리고, 이 온라인 상의 엠피삼이나 이북들은 파는 입장에서는 돈이 거의 들지 않는 ( 물류비가 들어, 종이값이 들어, 포장비가 들어, 인건비가 들어, 인쇄비가 들어) 상품이기도 하다. 킨들을 공짜로 나눠준다고 해도 아마존은 여전히, 어쩌면 지금보다 더욱더! 큰 수익을 올릴 것이다.  

그러나 스토리를 파는 곳은 아이리버일뿐이고
이북을 파는 곳은 교보문고이고

컨텐츠도 없고, 그 없는 컨텐츠를 보기 위한 기구마저 비싸다면
그걸 왜 산단 말인가?? 

첫 시장진입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어정쩡한 포지션으로 미심쩍게 진입해서 과연 이북이 우리나라에 어떻게 자리잡을 수 있을까 의문이다.  

아이리버 스토리? 디자인 예쁘다.
하지만, 그건 애플의 아이팟이 예쁜 디자인으로 현혹하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아무리 애플빠라도 모셔 놓기 위해 비싼 장난감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같아서는 아이리버 스토리의 가격이 1/10로 떨어진다고 해도 살까말까다.
스토리가 팔리지 않으면, 교보문고의 이북또한 잘 팔릴리가 없다.
교보문고의 이북 컨텐츠가 허접하면 스토리가 팔릴리가 없다.

교보와 아이리버의 이 악순환은 결국 둘 다 망하면서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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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리버와 교보의 쎄쎄쎄 삽질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1-05 12:55 
    언제부터인가 인터넷 교보 메인 구퉁이에   200대 한정! 신간 16권 증정! 이라는 문구가 깜박이며 아이리버 스토리를 선전하고 있다.   신간 16권도 끌리지 않고, 마법의 충동구매문구중 하나인 '한정'에도 심드렁할뿐이다. (작년 1월부터 판매하던 '한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특별본은 올해 1월에도 한정본으로 잘 팔고 계십니까?)   왜냐하면, 아이리버의 '스토리'도 소위 신간의 '컨
 
 
moonnight 2009-12-1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_-;;;
전, 얼리어댑터하고는 천만광년쯤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 이북이란 것을 한 번 이용해볼 일이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

2009-12-19 16: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qualia 2009-12-19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는 이북(전자책)이 대세가 될 텐데요. 하이드 님, 아주 좋은 글 써주셨네요. 우리나라 전자업계, 출판계, 컨텐츠 업계 정말 뭐하고 있는 건지... 맨날 남 뒷북이나 치고, 삼성은 자화자찬/타화타찬에 빠져 거대한 착각에 빠져 있고... 겨우 내놓은 “파피루스”는 대만 2류 업체가 내놓은 것에조차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조잡스럽고... 이게 자칭타칭 일류기업의 수준인지... 말 그대로 삼성 파피루스는 “이북(eBook)”이 아니라 “뒷북”이라는 이름이 제격이던데요...

아무리 돌덩어리(반도체) 잘 만들고, 아무리 쇳덩어리(LCD, 에니콜 따위 하드웨어) 잘 만들어도, 절대 1등은 할 수 없죠. 컨텐츠 · 소프트웨어에서 1등을 해야 진정한 1등인데요. 그렇다면, 손바닥만한 땅덩어리 우리가 승부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북(하드웨어) + 컨텐츠(소프트웨어) 아니겠어요. 근데, 맨날 삼성경제연구소에서는 미래산업이니, 신수종 사업이니 입만 열면 떠들던데요. 뭘 대비하고 뭘 개발해 왔다는 것인지???

시방 아마존은 킨들(Kindle)로 대박치고 있고, 소니는 ‘디지털 도서관’으로 세계 전자책 컨텐츠를 장악하려는 구글과 함께 연합해서 소니 리더(Sony Reader)로 저만치 앞서나가고 있고, 중국조차 대만과(현재 e북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대만이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함께 ‘차이완’ 연합을 결성해 전자책 산업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를 하겠다고 벼르던데요. 삼성 혹은 엘지 혹은 이 삽질 정권에서는 무슨 비장의 무기나 대책이 있는 것인지, 맨날 남 뒷북이나 치며 꽁무니만 졸졸 따라가는데, 정말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마 중소 업체인 아이리버가 “스토리(Story)”로 선전은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북 + 전자책 컨텐츠에서 만큼은 코리아가 결코 뒤처져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미워도 우리 기업인데, 삼성, 엘지 ― 전자종이 · 전자책 · 이북(eBook)에서 만큼은 세계 최고가 돼주길 바랍니다.

ris 2009-12-19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절대공감이요...킨들 기다렸는데 역시나 우리나란 안나오더군요.nook는 어떤지 모르겠고.기다려볼까요~~

토토랑 2009-12-2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이북인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책 스캔본을.. 그 커다란 액정으로 보는 사람을 버스에서 봤는데
겁나 부럽긴 하더라구요

하이드 2009-12-20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북을 실제로 보고나니, 확실히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동시에 종이책의 대체불가능한 부분도 보이더군요. 삼성의 이북은 스토리 옆에 있긴 했는데, 전혀 궁금하지 않더군요. 조작해보긴 했지만, 스토리 옆에 있으니, 정말 후져보이더군요. 스토리가 선전하고 있는건 좋은데, 컨텐츠가 따라주지 않는 이상 얼마나 갈지..

대만이 하드웨어 부분에서 1위라는건 처음 알았네요. 101타워의 서점을 한 번 가보았을 뿐이지만, 대만 사람들의 책을 읽는 열의라던가, 서점의 크기 뿐 아니라 콜렉션 해 놓은 책의 세련됨에서 대단하다 싶었는데, 의외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국민인걸까요.

그러고보면, 이북(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발전은 책읽는 것을 일상으로 하는 국민성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답없는 생각도 한 번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