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원 산책 -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의
오경아 지음, 임종기 사진 / 디자인하우스 / 2010년 8월
절판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에는 첫번째 책에서 아쉬웠던 사진도 함께. 그 사진은 남편인 임종기 교수의 사진들이다.

사진이 없는 책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초록의 사진들은 그야말로 지친 일상을 정화해주는, <영국 정원 산책>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대단히 고상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목차 다음에는 이 책에 나온 39개의 정원 이름이 영문명과 함께(이거 중요!) 정리되어 있다.

자기 이야기 하면서 독자에 대한 배려도 느껴지는 좋은 책이다.

저자는 책을 크게 여덟개의 장으로 나누어 놓았다. 치유healing, 의미meaning, 유행fashion, 위대한 완성great perfection, 사람들people, 디자인design,사랑love, 그리고 방문visiting.

"이 여덟 개의 단어들은 정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내게 정원은 이것입니다'라는 답이 될 듯하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첫 페이지의 왼쪽 사진을 보면 나무 그늘 사이에 책을 읽고 있는 여인의 조각상이 보인다.

'정원에 의자를 놓는 건 걸음을 잠깐 멈추라는 의미ㅏ. 내가 걷고 있으면 풍경도 나와 함께 걷는다. 내가 멈춰야 비로소 나와 함께 걷고 있던 풍경의 속도를 알고 있다. (...) 가끔 세상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을 때가 있다. 이럴 땐 차라리 앉아서 멈춰야 한다. 그래야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고, 나를 둘러싼 풍경이 보인다.'


책의 표지도, 첫 이야기도 처칠의 정원으로 시작한다.
이 책을 읽고 마침 제프리 베스트의 처칠 평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를 읽었어서,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읽는 책에 나온 처칠의 이야기가 가슴 깊이 와닿는다.

정치권에서 밀려나 글로 생계를 이어가며 차트웰에서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리며 지내게 된다. 말로는 평화로운 나날들 같지만, 처칠의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시간들이고, 그는 정원가꾸기와 그림으로 그 괴로움을 달래게 된다.

조금 길지만, 이 책을 볼 사람, 이 책을 본 사람들을 위해 평전에 나온 차트웰 이야기를 옮겨본다.

'내셔널 트러스트가 관리 중인 현재의 차트웰 저택은 거의 전적으로 처칠 가족이 꾸민 것이다. 처음 살 당시에는 폐가에 가까운 볼품없는 집이었고 정원이나 마당도 지금처럼 다채롭거나 넓지 않았다. 단 하나 같은 것이 있다면 작은 언덕 너머 남쪽으로 끝없이 숲이 펼쳐진 멋진 경치였다. 처칠은 18세기 귀족의 눈으로 집을 살펴본 후 즉시 그 가치를 알아보고 얼마나 비용이 들든 간에 그 가치를 실현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어쩌면 그는 승리를 이끌어 낼 전략을 구상하며 전쟁터를 살피는 장군의 시선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지금 그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가 승리를 얻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승리는 거의 20년 동안 클레먼타인이 가슴을 졸이는 비용을 들여서 거둔 것이었다. (...) 처칠은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런던으로 돌아갈 때까지 정원과 마당을 손질했다. 현재의 상태는 그가 작업을 마쳤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채소밭 주위로 직접 긴 벽돌담을 쌓았고 과일나무를 심었으며 메리를 위해 정자를 지었다. 다른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 준 나무집은 지금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처칠이 차트웰에서 올린 가장 큰 성과는 수생 식물이 가득한 연못과 약 24도까지 물을 데울 수 있는 호화로운 수영장, 그리고 계곡 아래의 호수로 물을 내려 보내는 자연스런 급수 방식이었다. (...) 차트웰 저택은 처칠의 친구와 친척들이 언제나 환영받는 곳이면서, 1939년 9월 까지는 영국 역사상 중요한 장소이기도 했다. 가까운 친구들로 구성된 측근을 비롯하여 처칠의 정치적 동료와 지지자들은 대안적인 사교 클럽과 같은 차트웰 저택에서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졌다. -210- '

왕립원예학회 위즐리 가든의 온실과 앞마당
몽글몽글 올라온 보랏빛 알리윰이 탐스럽다.

세계최고의 식물원인 큐가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결핍은 열정을 부른다'는 결론을 꺼내 노았다.

'부족함은 늘 열망의 원동력이 된다. 때론 풍요롭다는 것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굳이 많이 지니고 태어나지 못했다고 우리 삶을 원망할 이유도 없는 듯하다.'

저자의 정원 사색들이 녹색 사진들만큼이나 마음을 달래고 얼러 준다.

사진은 시인 비타 색빌웨스트의 시싱허스트 정원. 시인도 정원 이름도 낯설지만, 이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낯익어지는 유명한 정원이다.

정원은 분명 돈이 많은 사람들의 취미였다. 돈이 든다. 근데, 이게 돈만 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도 든다. 그래서 특별하다. 더욱 특별하다.

정원의 나라 영국은 400년 이상의 정원 역사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400년 .. 휴우..
어떤 가문의 정원은 400년간 세대가 아홉번 바뀌기도 했다고 한다. 정원 모퉁이에서 증조, 고조가 심어 놓은 나무가 있고, 그 옆 9대 할머니가 직접 만들었다는 장미 정원에서 21세기의 장미의 왕이라 일컬어지는 데이비드 오스틴의 신종 장미가 꽃을 피우는 풍경.

'정원은 한 세대로는 완성될 수 없다. 느리고 천천히 가는 작업이다. 그래서 난 가끔 절망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급하고, 빨라야 하고, 묵은 것을 참아낼 줄 모르는 우리가 과연 400년 후 후손에게까지 정원의 꿈을 이어가도록 할 수 있을까.'

'쓸쓸한 사치스러움' 이란 챕터에 나오는 블렌하임 정원의 17세기 포멀 정원. 바로크 시대 정원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데, 정작 이 곳에 살았던 여인들은 꽃이 없는 정원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고 ..

또 처칠이다.

처칠 가문 (말보로 공작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300년 역사의 블렌하임 팰리스 정원. 왕궁을 능가하는 거대한 건물과 바로크식 정원의 호화로움은 당시 영국을 떠들석하게 할 정도였다고 하나, 이 사치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말보로 가문은 몇 번의 가산탕진을 겪었고, 9대 말보로 공작은 가문을 살리기 위해 미국 철도회사 상속녀와 계약결혼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결혼은 로맨스 소설에서와는 달리 파탄과 이혼의 결말..


이 책의 대부분은 녹색 사진이다. 그건 내가 이 책이 '치유의 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번떡번떡한 종이질보다 재생지에 그 녹색이 더 잘 우러났다는 것은 상당히 의외이지만, 재생지가 심히 거슬리는 사람에게는 이 포토리뷰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무튼, 90%의 녹색 정원 사진이 나오는 와중에.. 진짜 눈이 녹색으로 정화된다.
가끔 이렇게 눈에 덮인 하얀 정원이 나온다.

사진의 눈덮인 정원은 스터들리 로열 워터 가든.. 물의 정원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수도사의 정원

트렌섬 정원의 이탈리아 정원, 위에도 언급한 바로크 정원이다. 소박함 보다는 화려함, 자유로움 보다는 위엄과 엄격함이 있는 정원.

드디어 나왔다. 영국 풍경식 정원

18세기 계몽주의 시대, 인구가 급격히 늘자 영국 전역의 숲을 개간해 먹을거리, 입을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나 가축을 키우는 초원으로 바꾸고, 이 초원이 풍경식 초원의 모태가 되었다는 설도 있고,

루이 14세로 대표되는 프랑스 바로크 문화에 대한 반발로 '자유로움 liberty'라는 슬로건을 정형화된 틀을 깨고 자유로워지는 풍경식 정원의 계기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저자의 말을 옮겨보면,
'모든 창조가 그러하듯, 하늘 아래 뚝 떨어진 새로움이란 없다. 정원 역시 결국 우리 삶, 정신, 영혼이 녹아든 결과물일 뿐이다.'

보는 즐거움, 읽는 즐거움..

영국 정원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이런 책은 사 줘야해.라고 샀지만,
기대 이상의 책이다.

저자의 사색과 오랜 역사의 영국 정원들을 보는 즐거움.
확실한 일상탈출이고, 안구정화다.

영국에서 생활하는 6년 경력의 가든 디자이너로서의 저자의 전문성이 잘 드러나면서도, 글이 쉽게 읽히고, 거기에 독자를 공감하게 하는 저자의 사색까지 곁들이니 만족스러운 글이고,
거기에 그런 저자의 시야 (남편의 사진들인데, 맘대로 부부의 시야는 닮았을 꺼라고 생각해버린다.) 또한 곁들여져서 프로 사진가의 사진보다 와닿는다.

일상의 쉼표를 찾는 사람에게 많이많이 선물하고 싶은 책.

*리뷰가 길어져, 옮겨두고 싶은 사진들 몇장을 더 페이퍼에 먼댓글로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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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국 정원 산책에서 옮기는 사진들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0-09-26 15:49 
    ... 리뷰에 이어    녹색 정원으로 눈 씻으세요  : )                                
  2. 요즘 읽는 책들에서 빠지지 않는 처칠 이야기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0-09-27 11:06 
    처칠이 워낙 이렇게 많이 인용되는 인물이었던가, 하필 내가 읽는 책들에 주구장창 나오는 것일까?  시작은 <영국 정원산책>이었다. 표지에서부터 처칠의 정원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읽은 것이 9월 초. 9월 8일에 포토리뷰를 위해 책사진을 찍었으나,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읽은 책이 <스티브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 하라> 여기에도 명연설가로서의 처칠이 잡스와 비교되어 잠깐이나마 언급된다
 
 
blanca 2010-09-26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보니까 하이드님이 권해 주신 <작가의 집>의 비타 색빌웨스트의 영국식 정원이 떠올랐어요. 역시 여기에도 나왔군요. 다시 한 번 찾아 보게 됩니다. 하이드님은 보는 즐거움과 읽는 즐거움을 함께 주는 책들을 많이 권해 주시네요^^실제로 한 번 가서 봤으면 좋겠어요.

하이드 2010-09-26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안그래도 '작가의 집' 이야기 같이 하려고 책 찾으려고 .. 까지 생각하다가...까먹고 있었는데 ^^;
생각난김에 또 찾아봐야겠네요. 예전에는 아무리 책이 많아도 어디 있는지 다 알았는데, 요즘은 몰라요 .. 우울 ;;

이 책 근래 산 30여권 중에 소장용으로 살아 남은 두고두고 봐도 좋을 책이에요. ^^

하이드 2010-09-26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하고, 후지와라 신야의 <메멘토 모리> 도 좋아서 포토리뷰 올려야지 하고 있는데, 이 책은 한 번 보는 데 뭔가 에너지가 소모되어서 꺼내 놓고, 펼치지를 못하고 있다죠.
 

추석 연후 후 바로 주말이라, 신간들이 나오려나 싶었는데, 반가운 신간들이 눈에 띄어, 미루어 두었던 신간마실 

 세스 고딘의 신작.<린치 핀>  역시나 발빠르게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은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라는 개인에게 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가 말하는 예술가란 화가나 시인이 아니다. 기꺼이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 바로 린치핀이다.
  

 세스 고딘왈 이 책은 전통적인 방식의 종이책으로 출판되는 마지막 책이 될 것이다. 라나 뭐라나. 베스트셀러 작가 세스 고딘이 종이책으로 독자 지갑 털어가지 않으면, 누가 터나요;;  

 전자책이던, 오디오북이던, 그밖의 다른 어떤 모양과 형태과 개념과 컨셉의 책이건, 세스 고딘의 종이책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아쉽다.  

린치핀이란 열정과 활력이 넘치며 우선순위를 조율할 줄 알고 불안에 떨지 않고 유용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꼭 필요한 존재를 말한다.
 

 바로 이 전에 나왔던 브로셔 두께의 <더딥>은 포기할 건 포기하고(컬 드 색), 죽도록 힘든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밀어 붙이고, 돈과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해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구매는 몰라도, 고민하고 있는 동료에게 선물하기에는 좋다.

세스 고딘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책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  

  

 곤노 빈 <수사의 재구성>

 <은폐수사>는 일본 미스터리 카테고리에 넣을 수도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미스터리보다는 커리어와 논커리어(일본 경찰소설에서 붕어빵의 팥같은 존재) 이야기, 직장생활과 가족갈등등을 다룬 소설에 가깝다. 트릭이며 등장인물들이며 읽은지 오래되는데도 생생하다.

그런 곤노 빈의 신간 <수사의 재구성>
전편의 표지톤을 유지하고 있다. 으잌  

 2006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수상작 <은폐수사> 시리즈 제2권. 엘리트 코스를 밟은 원칙주의자 고위 경찰 류자키 신야. 전편 <은폐수사>에서 경찰 조직을 뒤흔든 사건을 해결하고도 그 특유의 고집 때문에 지역 경찰서로 좌천된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범인에 대한 과잉진압으로 수사팀과 기동타격대 사이에서 다시 위기에 몰리는데… 

<은폐수사>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이니,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두 권 한꺼번에 사서 순서대로 읽어도 좋겠다.  

 

 

 

 

 

 

 

오리하라 이치의 ㅇㅇ者 시리즈 중 <도망자> 가 나왔다.  

<행방불명자>는 평이 별로고, <원죄자>는 내게는 미미 여사의 <낙원>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실종자>도 비교적 신간으로 보관함에 담아두고 있었는데, <도망자>가 나와 버렸다.  

‘○○者 시리즈’는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데, 『도망자』는 1982년 동료 호스티스를 살해한 후 도주했다가 공소시효가 성립되기 21일 전에 극적으로 체포되어 무기징역형을 받은 후쿠다 가즈코를 주인공의 모델로 삼고 있다. 후쿠다 가즈코는 도주 중 가명을 쓴 것은 물론, 몇 번이나 성형수술을 반복해 ‘일곱 개의 얼굴을 가진 여자’로 불리기도 했다.
 
<행방불명자> 빼고는 표지들도 다 멋지구나. 줄거리도 흥미롭고, 오리하라 이치라면 믿음직한 (지금까지 읽은 3권이 다 맘에 들었던 관계로) 저자인지라, '-자' 시리즈도 부지런히 읽어 보아야겠다.  

 요네하라 마리의 신간 <팬티 인문학>

..이라는 제목.  

팬티가 쌓인 곳에 문화가 쌓였다!
속옷으로 보는 뜻밖의 문화사 

 

라고 하는데?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의 에세이 29편을 묶은 책. 오랜 세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서 생계를 꾸려간 조지 오웰은 엄청난 분량의 에세이와 칼럼, 서평을 썼다. 그간 소문으로만, 혹은 일부 발췌 번역으로만 접할 수 있었던 좀더 풍부한 조지 오웰의 명문들을 한국어 텍스트로 만날 수 있다. 모두 29편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21편이 국내 초역이다.
 

조지 오웰의 글쓰기 책이 아니라, 조지 오웰의 에세이들 중 '나는 왜 쓰는가 Why I Write'가 들어 있는 거. 이건 꽤 반가운데, 보관함 안의 다른 책 펭귄 Great Idea 시리즈에 있는 바로 그 why I write 이기 때문.

  

 

 박영택 <얼굴이 말하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이 들려주는 '얼굴' 이야기. 총 10개의 주제, 58명의 예술가와 그 대표작을 중심으로 인간의 삶과 죽음, 문화를 말한다. "얼굴은 사회적인 텍스트이자 비명"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얼굴을 제재로 한 작품들에는 개인 삶의 궤적은 물론 사회.역사.문화의 코드가 담겨 있다.
 
인상적인 표지로 몇가지 책들이 떠오른다. 북페어때 실물을 접했고, 마음산책에서는 또 한 번 자랑스럽고, 자랑할만한 책을 냈다.  

 

 

 

 

 

 

 

 ............여기까지... 왜냐하면 ...........알라딘 DB 작업 후 일부 데이터 에러

...........이런 알라딘에 정말 백업하시는거에요? 마이페이퍼 도배하시는 님들?  


나는 자기 글이라도 똑같은 글 여기저기 긁어서 올리는 걸 대단히 뷁으로 생각하는지라, 백업이던 뭐던,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바는 아니지만, 비공개로 하시던가, 검색했을때 이 블로그의 이 글, 저 블로그의 이 글, 그 블로그의 이 글 나오는 건 대단한 낭비기도 하고, 민폐기도 하고.. 라는 건 사소한 이유겠지만, 그냥 내 인터넷관으론 똑같은 글 긁어서 올리는게 옳지 않다. 기사를 옮길 때도 '링크'면 충분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그게 옳고.

 도배 다 할때까지(블로그 찾아봤는데 5700개 정도의 포스팅이다.)  알라딘에서는 조금만 참아달라고 하는데, 그럼 또 다른 사람이 시작하고, 또 다른 사람이 시작하면, '마이페이퍼'보기로 올라오는 하루에 서너페이지 정도의 글을 다 읽을 수 있었던 시절은 쉬이 잊혀질꺼다. 그게 사람 버릇이지. 내 글이야 쓰면 화제의 서재글도 오르고, 즐찾도 많으니 내 글의 노출이 신경쓰여 이런 짜증스러운 이야기를 자꾸 꺼내는 것은 아님을 노파심에 밝힌다.  

이상한 뻘글이나 좋은 글도 다 소소하니 그게 알라딘 서재스러운건데, 지금처럼 무지막지한 도배공세에 묻혀버리면, 알라딘 서재는 알라딘 서재로의 큰 특성 하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kwangwoo 에 묻힌 낯익은 닉이나 두뽀사리 사이에 묻힌 이웃의 닉이나 마리에 둘러 쌓인 즐찾의 닉이나 다 왠지 어색하고, 자기 자리 아닌 것 같이 낑겨있다.  

이렇게 몇 명이 도배한다고 해서 알라딘 서재 번성할까?

블로그에 내 쓰고 싶은만큼, 내 올리고 싶은만큼 하는 거지. 하겠지만, 각 블로그 사이트에는 그 블로그 사이트만의 특성이란 것이 있지 않은가?? 용량이나 글의 갯수 제한이 있는 블로그 사이트도 있고, 이글루스는 도배되니깐, 외부 블로그 글을 아예 끊어버리기도 했다. 병신같은 조치지만, 어쨌든 도배에 짜증내하는 유저들을 위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알라딘에서도 집중 모니터만 하지말고, 다른 조치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DB 에러 좀 고만 내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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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9-2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봤더니만 저녁 12시부터 7시까지만 빼고 계속해서 글을 올리더라고요. 시간 보고 진짜 깜놀. 저도 최근 서재글로 자주 보는 편이라 완전 짜증나기는 하는데 자기의 온 시간을 며칠동안 백업(?)에 투자하시는 그 분의 근성에도 놀라긴 했어요. 진짜 좀 이상해요. 다른 포털에서도 이런 사람 많으려나요?

하이드 2010-09-25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포털하고는 성격이 좀 틀리니깐 .. 이글루스 벨리에 이런식으로 도배하면 개욕먹겠죠. ㅎ 근데 밸리에 이렇게 계속 보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알라딘에 전혀 기대하지 않고, 그냥 마이페이퍼 보기 안 하고, 그게 굳혀질듯.

오늘 또 새로운 분 등장하셨던데 말입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하라> 에 이어 <픽사 이야기>를 읽고 있다. 이 다음은 아마 <월트 디즈니>?
잡스 무한 찬양의 첫번째 책에 비해 일단 띠지에는 잡스가 나오긴 했지만, 잡스가 주인공인 책은 아니다. 간간히 등장한 잡스는 성격 더럽고, 가끔은 진짜 더럽고 (과일 위주 식단을 취하면, 씻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직장에서 잡스만 혼자 일하게 했다는 일화라던가) 이기적인 모습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종종 나온다. 물론, 잡스의 카리스마와 객관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픽사'를 성공시킨 불굴의 잡스..라는 결론이고 보면, 역시 잡스가 조연일 수는 없는건가?  

무튼,  <픽사 이야기>의 이야기는 나중에 마저 하고, 흐름출판에서 만든 <픽사 이야기>의 디자인 의도를 옮겨 보고 싶다.
특이하게도 책에 '디자인 의도'가 나와 있다.  

   
 

본문 디자인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잘 읽히는 책'입니다.
글자 간격을 좁힌 것은 책 읽는 속도감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러나 글자끼리 붙지 않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는'의 글자 간격이 너무 좁아져서 '기는'과 헷갈려서는 안됩니다.
단어 간격은 글자의 3분의 1을 띄워서 글줄이 돋보이도록 했습니다.
단락의 오른쪽 끝은 단어별로 잘라서 줄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하면 단어가 한 덩어리로 읽히기 때문에 읽는 데 편리합니다.
글줄 길이가 9센티미터이기 때문에 한 줄을 읽는 호흡이 조금 빠른 편입니다.
한 쪽에 26행을 배치한 것은 쪽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점도 고려해서 조정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책 본문의 느낌은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기업의 역사 이야기가 다음 장으로 또 다음 장으로 넘어가듯이 시간의 흐름과 책의 흐름이 어울리도록 한 것입니다. 본문디자인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편집부로 보내주시면 더 좋은 책을 만드는 데 참고하겠습니다.  

 
   

 내용이야 어떻든, '디자인 의도'라는 것을 넣었다는 점이 상당히 신선하고, 신경 쓴 티가 난다.  
책은 잘 읽힌다. (잘 읽히는 것에는 디자인 보다는 책의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글 줄이 돋보이고 그런건 잘 모르겠고, 단락의 오른쪽 끝을 단어별로 잘라서 줄을 바꿨을 때 일어나는 일은  

      캣멀이 박사 논문에서 정리한 세 가지 개념, 즉 바이큐빅
패치, 제트-버퍼 그리고 텍스처 매핑만으로도 그는 엄청난
성과를 거둔 셈이었다. 그 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응?  

하더라도 그의 이름은 컴퓨터 그래픽 분야에서 영원히 남을
터였다.
  

글 줄의 길이가 짧아서 호흡이 짧은 것은 맞는데, 그렇기에
속독법에서처럼 책의 한 줄의 중간을 힘주어 보며 왼쪽 오른쪽, 다시 왼쪽 오른쪽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훑어 내려가게 되는데,
아니면 설마 집중해서 왼쪽 한페이지를 한 번에 보고, 오른쪽 페이지를 한 번에 보고, 책장을 넘기는 말하는 것만으로도 뇌주름이 꽉 조이는 그런 속독법을 이야기하는 건.. 아닐테지.  

기업의 역사에 관한 책이라서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시간의 흐름이 책과 어울리게 했다는 건 .. 잘 모르겠지만,
무튼, 그런 의도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어 좋다.  

버뜨..............버뜨!!  

제본은 왜 이러시렵니까?  

누가 이렇게 책 제본 거지 같은 책은 처음 본다며 이야기 한 걸 분명 봤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책을 펼치는 순간 '앗' 했다는  

이건 분명 책을 펼치면 종이가 후두둑 떨어지기 직전의 그 느낌. 이 전 페이퍼에서 30도로 펼치고 봐야할 기세! 라는 건 좀 과장이지만, 책을 다 펼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면서 책장 속을 들여다 봐야 했다. 그냥 맘껏 보고 환불 받아버려. 싶기도 했지만, 그건 그것대로 귀찮아서.  

약해보여도 의외로 튼튼한가? 는 시험해보고 싶지 않고, 그냥 조심조심 깨끗이 볼 따름이다.  

 

 

 

 

   이강룡의 <뚜껑 대신 마음을 여는 공감 글쓰기>를 읽었다.

 책이 뭐 이리 짧어? 괜찮.. 하는데 벌써 끝났네? 헐랭한 편집에 200페이지가 안 되는 책이었군. (안에 그림도 많아서 더..) 책이 짧다 여겨지고, 본전 생각이 나는 건 책 탓이다.  

글은 재미있게 읽혔으나, 괜히 맛 봤다 입맛만 배린 느낌이라고나 할까.  

서민 교수 에피소드와 알라딘 중고샵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웠다.  

글쓰기의 쪽집개 과외 같은 느낌.

무슨 글쓰기 시험 볼 것도 아니고 .. 그나마 짧고..
별로 이 글 읽는다고 블로그나 트위터에 조회수가 올라가고, 방문자가 많이 올 것 같지는 않은데?  

글쓴이가 가져 온 예들은 재미나고 머리에 쏙쏙 들어왔는데, 직접 드는 예시들 중 한 반정도는 공감 안 갔다. 
   

분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는 두고두고 생각해도 좋았었네.  

표지에 눈 감고, 번역을 포기하고 본다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는 빌 브라이슨.
아, 이 재미를 내가 왜 그동안 놓고 있었지. 나를 그야말로 깔깔대고 웃게 만드는 남자.  

이 책들고 영국 일주 하고 싶다!  

이치는 미국에서 자랐지만 (20살까지) 영국에서 20여년을 보냈고, 그래서 미국인, 영국인의 정체성에 빌 브라이슨의 정체성을 범벅해서 가지고 있는데,  

아무리 봐도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라인들이 너무 많은 거지. ㅎㅎㅎ
아슬아슬하다.  

하지만, 어떤 남자가 뒤져서 관에 들어가 있지 않아서 재미 없었다. 고 한건 120% 번역의 삽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깐, 동서 미스터리북스를 읽을 때 '월거리 저널' 같은게 나온다고 해서, 번역 욕하면서 힘뺄 필요 없이, 그러려니.. 하고 읽듯이, 빌 브라이슨의 국내 번역본도 그렇게 읽으면 맘 편하다.  

오늘 밤에는 무슨 책을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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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0-09-24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스텔톤 예쁘다...전 아무래도 파스텔톤(여러가지 색)에 약한거 같아요 ㅋㅋ

하이드 2010-09-24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스텔톤이라는게 보통 이야기하는 여리여리한 연핑크, 연하늘색 이런거 아니고, 여러가지 색을 파스텔톤이라고 하는거엥? 그러니깐, 저 위에 픽사 이야기 표지 보고 하신 말씀 맞지요? 오오.. 새로운 거 알았다. ^^

Kitty 2010-09-24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아뇨 보통 얘기하는 그게 맞아요. 파스텔톤 색상 여러 개 모아놓은게 좋다고요 ㅋㅋ
이 열악한 한글 구사 능력;; ㅋㅋ
그나저나 이밤중에 그 맛있는 빵 먹고싶어요!! 왜 파스텔톤 얘기하다가 갑자기 치아바타 생각이 나는거임? ㅠㅠㅠ

하이드 2010-09-25 0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가요? ^^ 난 파스텔톤 하면 좀 더 여리여리한거 생각해서, 픽사 컬러는 원색에 가깝다고 생각했거덩요. ㅎ
키티님, 위에 daum view 의 daum 도 이뻐요? 헤~

종이달 2022-09-29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지나친 일반화와 주제만을 위한 무리한 일반화에 엉뚱하게 비약하여 전개되는 논리는 보너스..  

하나마나한 소리의 향연. 사람들은 용돈이 생기면 땡잡았다 싶습니다. (심각심각)  

예시들은 지루....................................하고,
새로운 깨달음도 맞아맞아 공감도 없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잠을 적게 자는 사람이 잠을 많이 자는 사람에 비해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잠을 적게 자면, 그만큼 군것질을 할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심각심각)  

"예를 들어,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에 집중하는 사람은 못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에 비해 뛰어난 성과를 내놓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32pg  

오............. 정말?!  

"집단 내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할수록 우리의 영향력과 권력은 커진다. 권력의 범위는 폭넓다. 예를 들어 권력은 특정한 지위, 신체적 우월함, 풍부한 지식, 호감 주는 성격 등에서 나올 수 있다.
물론 서열과 권력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우리가 먼저 누군가에게 도전장을 던질 수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의 도전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경쟁에서 이길 수도, 패할 수도 있다. 혹은 누군가에 의해 지위가 상승될 수도 강등될 수도 있다. 어떤 집단에서는 상황에 따라 구성원들의 계급 혹은 지위가 유연하게 바뀌기도 한다.(...)"  -39pg 

밥 먹었어?
먹었을 수도 있고, 먹지 않았을 수도 있고, 이따가 먹을 수도 있고, 먹을 생각이 없을 수도 있다.  

"오늘날 집단의 생존은 가족에 대한 충실성, 직장 내 팀워크 등에 달려 있다. 조상들에게 유전적으로 물려받았든 아니면 윤리적 가치로서 문학적으로 물려받았든 이타주의는 생존에 도움이 된다. 남의 노력에 무임승차하거나 높은 위치에 오르기 위해 혈안인 사람들로만 구성된 집단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기 힘들 것이다." -42pg-  

밥을 먹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밥을 먹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로만 구성된 집단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기 힘들 것이다.
 교봉  '이달의 책' 대실망이야! 
  

 더 이상 시간낭비 하지 않기 위해 깔끔하게 책을 접고 알라딘 중고샵에 팔아버리는 방법이 있고,
 근데, 어제 읽은 이강룡은 <뚜껑이 아니라 마음이 열리는 글쓰기>에서 알라딘 중고샵에 팔지 말고 찢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라딘 중고샵 언급해주시던데 ..  물론 .. 속으로 .. 미쳤샤? 왜 찢어, 반이라도 돌려받아야지. 싶었다만..  

리뷰와 별점을 주려면 책을 다 읽어야 할테고, 에따 모르겠다. 싶으면 그냥 덮으면 되는데.. 읽어나가기가 고롭군... 

갑자기 떠오르는 명언  

'싫은데 왜 사서 읽고 욕하냐?'   

내가 이럴 줄 알았냐고요오~  


문득 생각나 추가하는 알라딘의 명언  

서울지역 당일배송은 24일 금요일 2시부터 가능합니다.  

,,, 당일배송 주문은 2시까지 가능한거 아니였어염?  

당일배송은 24일 금요일 2시부터 가능하지만, 당일배송 주문은 2시 전에 해야 가능하다. 으으...

위의 책 접고 펼친 <픽사 이야기>
제본 극악이다 극악이다 말로만 들었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책 30도로 펴고 읽어야할 기세. 이건 머, 책이 아니라 이만삼천원짜리 종이묶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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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9-24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괜찮은 책인가 싶어 읽기 시작했는데, 영 아니에요.

저도 중간에 덮는 책들 꽤 있습니다. 첨부터 .. 이건 영 아니야. 싶은 책들. 근데, 그런 책들을 알게 모르게 추천 받아 샀다면, 왠지 이런이런 점이 별로였다고 남겨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어요. 일단 끝까지 읽고, 리뷰던 평점이던 하려구요. 그리고 제가 이런이런 점이 싫었다.라고 하는데, 그게 다른 분들에게는 좋을 수도 있고,저와 같이 별로인 분들도 있을테니, 다 읽고, 혹평과 짠 별점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들어야겠구요... 라고 이야기하지만, 귀찮으면 그냥 덮는거죠 뭐. ^^

무해한모리군 2010-09-2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무조건 끝까지 읽었는데(그래야 혹평을 마음껏 할 수 있잖아요! 끝까지 읽었는데도 이기모냐? 이렇게 ㅎㅎ)
요즘엔 인내력도 떨어지고, 시간도 아깝고 같은 주제로 더 재미있을 무수한 책들이 생각나서 점점 중간에 던져버리는 책이 늘어나고 있어요 --;;

아 읽고 싶어하는 달링짐이 저기 하이드님 서재에 붙어있네요. 주말에 읽어야겠다 ㅎㅎㅎ

하이드 2010-09-24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링짐 ... 몹시 독특합니다. ^^ 저는 이 책 무지 좋지만, 온갖 것이 다 믹스되어 있는,
누구에게나 추천할 책은 아니다..라고 이야기 했더랬습니다. 헤헤

저도 위의 책은 포스트잇 붙이기도 지쳤어요. 그냥 덮을래요.

HAE 2010-09-2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덮길 잘 하셨어요.전 끝까지 가 봤는데, "지금, 장난해?" 이런 기분이었답니다. ㅋㅋ; -.-;

하이드 2010-09-2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신난다! 덮길 잘했다! 헤헤 ^^ 2%의 미련을 날려버리는 댓글이네요.

Kitty 2010-09-24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인 책은 과감히 덮어야죠. 바쁜 세상에 좋은 책 읽을 시간도 모자라요!! ㅋㅋ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에 무슨 지난 여름날 이제 간다고 하는거냐. 고 할 지 모르지만,
밑에 지방은 30도 넘고, 에어컨도 키고, 자다가 더워서 깨고 그런다고 하니깐, 나는 아직도 반팔을 입고 다니며, 가디건을 꺼내야겠네. 생각만 하고 있으니깐.  

근데, 이제 진짜 쌀랑해져서, 나는 밤에 풀무원 돌얼음을 오독오독 씹으며 책을 읽는 대신,
뜨거운 물에 마리아쥬 프레르의 캬라멜맛 나는 티를 타서 호호 거리며 책을 읽는다.  

드디어 읽게 된 마이클 쉐이본 (아주 오랫동안 마이클 카본이라고 맘 속으로 읽었던 이 남자) 의 소설이 하필 데뷔작이자 자전적 청춘소설이었다.  

그러나 하필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이어서, 가는 여름에 읽기 좋았던 건지도.  

6월, 7월, 8월의 여름에 질풍노도의 남자가 겪는 '여름 같은' 방황과 어지러움에 대한 이야기.  

마이클 셰이본의 책은 닉 혼비 같기도 하고, 좀 너무 잘 짜여져서 매력 없는 닉 혼비. 천재과기보다는 노력과인 것 같아, 감동적이다. 라는 마음 보다는 잘 썼네. 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다른 작품들이 궁금한 정도이기도 하고. 

잠시 후 나는 이 모든 것에 진저리가 난다고 느끼며 침을 탁 뱉고는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다. 그러나 곧바로 나는 수치심을 느끼면서 신성을 모독하기라도 한 것처럼 입을 가렸다. 그 순간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강한 욕망이 밀려왔다. 나는 해가 뜨는 대로 비행기를 타고서 한때 아서가 그랬던 것처럼 멕시코로 날아간 뒤 자그마한 분홍색 호텔에 머물면서 무책임한 삶을 살고 싶었다. 아니면 이탈리아의 허물어져 가는 저택에 터를 잡고서 눈부신 오후의 햇살 아래 잠을 자고 싶었다. 북아메리카 횡단 열차를 타고 황량한 곳으로 사라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그곳에서 매춘부와 바텐더 외에는 그 누구도 만나지 않으리라. 그리고 발신인 주소를 적지 않은 엽서를 보내리라. -352- 

아련아련하다. 60년대에 20대인 벡스타인의 이야기.인데, 그 심상만은 2000년대 20대인 하이드의 이야기라고 해도 ..  

침을 탁 뱉으며 이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를 나는 30대인 지금에도 바랬던가.  

 

 

 

 

 

뒤늦은 '여름 휴가'까지도 이제는 모두 다녀왔을테고 ..
회사 다닐 적, 난 늘 남들 다 다녀온 8말에서 9초에 여름휴가 날짜를 잡아 느즈막히 다녀오곤 했다.  

코끼리 아빠는 물쇼 때문에 피곤해서, 맨날 집에서 드르렁 드르렁 푸우- 자느라 얼룩말네도 가고, 하마네도 가는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다.

아기 코끼리들과 엄마 코끼리는 아빠 코끼리의 최선을 다한 잠(?)에 날려서(?) 해수욕장으로 가게 되는데 ..

그렇데 뒤늦게 가족은 여름 휴가를 즐기게 되는데 ...  

 

끈끈한 여름이여 안녕,,  

로사 몬테로의 <데지레 클럽, 9월 여름> 의 제목이 9월 여름인 걸 보면,  

9월이 여름같이 느껴졌던 건 나 뿐만 아니고, 여기 뿐만 아닌가 보다.  

망하고, 퇴색된 데지레 클럽에서 볼레로를 부르고, 

끈끈한 땀에 뒤범벅이 되어 섹스를 하고, 사랑을 하고,  

그러니깐, 이제 끈끈한 여름도 안녕.  

그러고보니, '습도'를 사람 사이의 온기라고 부르는 <갤러리 페이크>의 후지타가 있었는데 ..

사람 사이의 온기인지, 아스팔트 바닥과 나 사이의 온기인지 .. 쨌든, 끈적거리는 여름은 간다. 
 

여름의 끝을 잡고 읽었던 책들은 위의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과 <스티브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 하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  

  뭔가 이 두 책 다, 감동스러운 면들이 있어서, 읽다보면 울컥한다.  

 처칠의 평전이야 그렇다치고,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은 왜? 라고 물을지 모르겠지만, 스티브 잡스의 드라마틱한 프레젠테이션은 그 현장의 현실왜곡장에 있지 않더라도, 이야기를 전해 듣는 것만으로도 감동스럽다.  

서재 대문에 stay hungry, stay foolish 라고 잡스의 스탠포드 대학 축사의 가장 유명한 헤드라인을 옮겨 놓기도 ...  

워낙 유명한 축사라서 동영상으로 이미 봤지만,
3의 법칙, 헤드라인 강조, 등의 잡스식 프레젠테이션 법칙을 알고 나서 봐도, 그 어떤 것도 손상시킬 수 없는 잡스느님의 위엄.  

다시, 새삼, 와닿는다.  

처칠의 이야기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던 부분은 24장 '정치는 인생 그 자체' (25장이 마지막) 챕터였다.
그야말로 몸을 불사르며 전쟁과 평화의 물결을 헤쳐나온 불굴의 의지, 그 자체인 처칠.
1차 세계대전때의 그의 역할, 2차 세계대전때의 그의 역할, 전쟁이 끝나고 유럽 평화와 소련을 제지하는 그의 역할 ..
그렇게 몸과 마음과 주변 사람들 마저도 연료로 불살랐는데, 일흔이 넘도록 그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몇 가지 이유로 그의 은퇴는 미루어졌다. 첫째, 세상에서 유일하게 은퇴하도록 설득할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 클레먼타인은 수년 전부터 그가 은퇴하기를 바랐고 지금은 주위 사람들도 바란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정치는 남편에게 인생 그 자체라는 사실을 알기에 차마 은퇴하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는 8년 후에 처칠이 의원직을 그만두어야 할 때에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둘째, 그는 여전히 은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충분한 근거를 얻을 만큼 무능하지 않았다. 셋째, 클레먼타인이 설득할 생각이 없고, 여왕이 헌법적으로 압력을 가할 수 없으며, 당에서도 밀어내기에는 매우 중량감 있는 상징적인 영웅이었기 때문에 결국 결정을 내릴 사람은 본인뿐이었다.   

한직으로 물러났던 30년대 쇠약해졌던 처칠, 그리고, 그렇게 두 발 전진 전에 한 발 퇴보할 때마다 급격히 쇠약해지고, 일을 할 때 생명력이 불타오르고, 일을 하지 않으면, 그 차올랐던 생명력이 연기처럼 그에게서 빠져나갔던 처칠.  

처칠의 평전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 중에서, 그의 인생의 첫번째 전기인 클레먼타인을 만나 결혼하고, 평생동안 처칠이 처칠일 수 있게 내조를 했던 현명하고, 처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클레먼타인. 그런 그녀가 평생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봐온 처칠에게 그가 이미 물러나야할 때임을 알면서도 은퇴하라고 말하지 못하는 그 심정과 위대한 영웅의 마지막이 이 건조한 평전의 건조한 몇 줄에서 뭔가 절절하게 와닿았다.  

처칠은 다시 이런 사람이 나올까 싶은 '위대한' 이란 형용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영웅' 이라는 말이 제 옷처럼 딱 달라붙는 위인이었다.

그와 같은 영웅은 앞으로 나오기도 힘들 것이고, 나와서도 안 될 것이다.

현대의 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 그의 카리스마와 명연설에 대한 이야기는 과거의 영웅과 오버랩되었다. (실제 명연설가로서의 처칠의 이야기가 이 책에 언급되기도 한다. )  

무튼,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나는 여름의 끝자락을 보냈고,  

추석때 주문하면, 25일날 오는구나 하면서, 이런 책들을 주문했고, ( 이 중 두 권은 바로드림)

 

 

 

 

 
눈에 띄는 신간들 중 이런 책들을 장바구니에 다시 담았다. (인생은 장바구니 비우기~ 어디서 왔다가~(보관함에서 왔다가) 어어디로~ 가느은가~ (내 방에 차곡차곡 쌓이겠지)  

 
 엑박 ;; 세스 고딘의 <린치핀>이 나왔어요! 나왔어요!

 

이제 가을입니다.  

가을야구도 하고, 가을독서도 하고, 하늘은 높고, 말과 나는 살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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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3 0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3 0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종이달 2022-09-29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