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지레 클럽, 9월 여름 디 아더스 The Others 2
로사 몬테로 지음, 송병선 옮김 / 푸른숲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야기의 첫머리는 '이보다 더 흥미로울 수는 없다'

기사 발췌로 시작하는데, 기사인즉슨, (기사의 제목은 리뷰의 제목인 '어느 여성 흡연 살인자의 이상한 사건' 이다.)

수도의 '라 레이나' 라는 서민 동네에 사는 주민들은 지난 16일 금요일, 17번지 건물에서 일어난 이상하고 잔인한 사건의 충격에서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 

로 시작하여 '남자보다 키도 더 크고 몸도 훨씬 비대했던 살인자가 희생자의 몸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며 큰 소리로 욕을 하다가 희생자를 바닥으로 집어 던지고, 광기에 사로잡혀 집안의 모든 것을 부수기 시작했고, 화장품 서랍을 뒤져 향수인 듯한 화장품의 내용물을 하나하나 바닥에 쏟았으며, 남자는 '그것만은 안 돼' 라고 바닥에서 절규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남자가 도망가려고 하자 여자는 남자를 잡아 화장품 병에 남아 있던 내용물을 남자의 머리위에 붓고, 자신의 주며니에서 담배를 꺼내더니, 한번에 담배 세 개비에 불을 붙여 희생자의 얼굴에 연기를 뿜어대며 담배 한 갑을 모두 피워버렸다. 희생자가 다시 도망치려하자 여자는 엄청난 힘으로 그의 팔을 붙잡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남자를 등에 둘러메고 창문으로 갔다.  

다음 순간,  
여자는 잔혹하게도  

그 가련한 남자를 4층에서 길거리로 내던져버렸다.'  

는 기사  

독자들은 이 괴이한 사건 '어느 여성 흡연 살인자의 이상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그 남자와 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장부터 읽게 된다. 믿기 힘들겠지만, 남자도, 여자도, 사건도 다 납득이 가 버린다는. 

안토니오, 안토니아, 벨라, 포코..

이 소설에 등장하는 두 여자와 두 남자이다.
이들은 각기 조금씩 연결되어 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데지레 클럽'이다.
볼레로르 부르는 여가수 벨라가 있는 볼레로 클럽

벨라는 포코를 사랑하고,
안토니오는 바네사에게 빠졌으며,
안토니아는 다미안을 물고 빨고 핥으며,
포코는 바네사를 애정한다.

이들의 이야기가, 이들의 사랑이, 오래전에 망한듯한 클럽, 데지레 클럽에서 울려퍼지는 볼레로와 함께 늦여름의 뜨거운 열기로 휘돌아친다.

조금씩 이상하지만,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 지루하고, 재미없고, 비정상이다.

그 가련한 남자가 4층에서 던져지게 된 사건의 전말을 맞추는 '퍼즐'은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맞겨야겠다.
추리소설의 그것처럼 명료하지는 않지만, 스페인, 볼레로, 늦여름의 끈끈함으로 꽉 짜여 있다.  

" 벨라……."
" 예?"
" 갑시다."
" 어디로요?"
" 쿠바로."

" 제발 좀 웃기지 마요."  

종이 야자수 말고 더 이상의 야자수는 없다. 벽에 그려진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들 말고는 더 이상의 까무잡잡한 여자들은 없다. 데지레의 색 바래고 칠이 벗겨진 바다 말고는 더 이상의 열대 해변은 없다. 
                                                                                                            -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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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8-09 0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상 리뷰를 쓰려하니, 이야기들이 흩어진다. 그걸로 좋다고 생각되어, 느낌만인 리뷰가 되어버렸지만, '여름 이야기'를 쓰기 위해, 나는 다시 책을 첫장부터 펼치는 걸

moonnight 2010-08-09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이 별 다섯개 주신 책이라니 필독서가 되겠군요. 이 시리즈 흥미롭던데요. +_+;

하이드 2010-08-09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