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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속의 인간:은빛여울에는 쉬리가 산다
김익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8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손에 들고 책장을 휘리릭~ 넘기며 도판만 봐도 마음이 여유로와 진다. 도시속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나라 민물에 사는 물고기의 다양한 모습을 보면서 어찌 여유롭고 풍요로워지지 않을 수 있을까? 더구나 어렸을 때 누구나 여울에서 고기를 잡던 기억까지 떠 올리니 추억의 주머니마져 톡톡~ 털어내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전 탄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을 보았는데 저런 오염된 물속에서도 살아가는 물고기가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가까이 가서보고는 놀란적이 있었다. 그 낚시꾼의 살림그물 속에는 놀랍게도 붕어와 피라미, 그리고 갈겨니가 그득 들어있는 것이었다. 인간이 오염시킨 환경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종족 보존을 위하여 사투를 하며 살아왔고, 오염된 물 속에서도 살 수 있는 적응 능력을 키워왔었나보다.
이 책은 중앙일보에서 발행한 "책으로 읽는 자연다큐멘터리" 시리즈중 한 권이다. 이 시리즈가 다 그렇듯이 이 책도 인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자연속의 생물...그 중에서도 물고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전북대학교 김익수 교수는 이 책의 시작을 "물고기와 상징으로 본 물고기의 의미"로 열고 있다. 종교에서의 물고기의 상징과 우리 문화 속에 숨쉬는 물고기를 재미있게 풀어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생계의 수단으로 물고기를 필요로 하게된 배경과 우리 나라의 물고기에 대한 기록인 <재물보>, <자산어보>, <전어지> 등도 소개하고 있다.
제 2장에서는 '물고기가 만든 소우주 하천 생태계'라는 주제로 물고기가 어떤 생김새이며, 물고기의 각 부분이 하는 기능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한편 눈에는 보이지 않는 하천 생태계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꾸미며 살아가는 물고기의 먹이와 하천 생태계의 변화로 사라져가는 우리 물고기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하천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제 3장에서는 먹거리로서의 물고기를 분류하고 있다.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쏘가리', '진흙속의 영양덩어리', '긴 수염을 자랑하는 메기' 등등 식용으로 활용되는 물고기의 식생 실태와 습성, 그리고 잘 잡히는 지역을 담고 있으며, 제 4장에서는 우리 물빛을 닮은 우리 고유종에는 어떤것이 있으며, 그 이름이 붙여진 유래가 무엇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민물고기의 서식지가 어디 어디이며 지금의 환경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 우리 물고기의 보존을 위한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제 5장은 이러한 우리 나라의 물고기가 어떻게 자손을 퍼뜨리는가를 담고 있다. 변하는 환경속에서도 물고기는 스스로 터득하고 지금까지 행해졌던 대로 종족보존을 위한 생식 활동을 하게 되는데 우리 나라의 물고기의 번식활동은 어느곳에서 하고 있나를 알게 해 준다. 한편으로는 산란을 위한 물고기의 혼인식이 어떻게 인가니 모르는 사이에 성대하게 거행되고 있는가에 대한 자세한 관찰 결과도 보여 준다. 제 6장에서는 저자 김익수의 어류 학자로서 걸어온 과정을 보람과 그 보람을 얻기 위한 고생을 중심으로 담담하게 말해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우리 나라 민물학계의 대부격인 최기철 박사와 토종 민물고기를 발견하기 위한 노력등을 담고 있다.
마지막 7,8,9장은 환경 오염으로 인하여 우리 나라에서 사라져 가는 물고기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잇다. 특히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피폐해진 우리의 하천에서 살고 있는 우리 물고기의 현주소를 명확히 파악하고자 하였으며,사라져 버린 물고기와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되는 물고기 등을 예로 들며, 지금의 상태 그대로 두면 사라지게 될 물고기들을 나열하고 이들의 멸종을 막기 위한 방편이 무엇인가를 알고자 한다.
인가은 자연과 떨어져 살 수 없음에도 인간의 편리 추구로 인하여 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은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다. 개발이 생태 사슬에 돌연변이를 촉발시켜 서서히..서서히...앓아가며 신음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개발이나 보존이냐를 택하는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저자는 항변한다. 그 결정은 조금만 더 멀리 내다보며 무엇이 더 가치가 있는가를 헤아릴 수 있는 지혜가 있다면 자연은 더 나은 미래를 인간에게 보장해 줄것을 저자는 믿고 있다.
침묵하는 자연, 그리고 침묵하는 강물속에서 물고기도 침묵한다. 금수강산 맑은 내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던 우리의 민물고기는 이제는 명종이냐 적응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멸종이나 적응이나 둘 다 물고기들에게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이곳 저곳의 물가에는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이 허옇게 떠 오르고 있다. 인간이 길러 먹는 물고기로 인한 부영양화, 소나 돼지를 사육하며 물로 스며드는 축산폐수 등등 우리의 민물고기가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은 점점 더 어려워 지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변화하는 주변 환경을 예로 들며 물고기가 제대로 자랄 수 있는 자연환경의 보존을 주장하고 있다. 위성사진으로보는 인공호수 시화호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개발과 오염, 남획으로부터 생태계를 지키는 길도 제시를 하고 있는데 그 세 가지 방법의 핵심은 우리 나라 물고기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와 애정이다. 이제 세계는 1992년 리우환경회의 이후 자연을 파괴한것에 대한 경각심과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개발과 보존의 조화추구 노력에 다 같이 힘을 합치기로 했다. 우리 나라의 물고기는 우리가 지키며 그들의 식생 환경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그들은 영원히 우리 곁에 돌아오지 못하게 될것이다. 이 책은 우리 나라의 물고기에 대한 습성과 종류, 서식지의 소개와 더불어 산천의 여울에 물고기가 뛰어 놀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추구하고 있다 할 것이다.
<如 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