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잠시 지방 출장이 있었습니다. 영천시에 다녀올 일이 있어 그곳에서 약속했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푸짐한 저녁상을 물린후 몇 사람이 노래방행을 제안했고 대부분이 동의를 하여 근처의 노래방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노래를 잘 못합니다. 아니 못한다기보다는 아는 노래가 없어 노래방에는 별로 가본적이 없는 실정이고, 두번째는 그 좁은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풀듯 큰 소리로 틀어놓은 볼륨을 견디기가 힘든것도 제가 노래방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 일행중 호스트의 성격을 가진신 분이 주인에게 무엇인가 주문을 하고는 들어 왔습니다. 음료(제가 알기로는 노래방에서는 주류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된것 같은데 영천에서는 버젓이 맥주를 들여오더군요)가 들어오고 나서 일행이 몇곡의 노래를 부르는데 문이 열리면서 우리 일행의 수 만큼 여자들이 들어오는것이었습니다. 그 여자들은 일행 한 사람 한 사람의 곁에 앉아 맥주도 따라주고 노래와 춤을 함께 하기도 하더군요.
3. 제 옆에 앉은 여자에게 물어보니 그 여자는 가정주부였고, 시간당 2만원의 팁을 받는다고 하더군요. 보통 하루에 새벽 4시까지 대 여섯군데의 노래방을 돌아다니며 그 댓가로 시간당 2만원씩 10여만원을 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남자분들중 노래방에 가 보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제가 드리는 말씀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내셨을겁니다. 그 여자들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음주량은 물론이고 앞으로 나가서 흔들고 노래를 부르는것은 물론이고 남자를 붙들고 춤을 추는것을 보통일로 알고 있더군요. 제 옆에 않은 여자도 저를 무던히도 끌고 나가려고 했습니다만 제가 극구 거절하여 단 한차례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고 노래는 미리 말씀을 드린대로 한 곡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4. 한마디로 그 분위기는 제게는 안어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런 일들을 이 글을 읽으시는 여자분들도 알고 계실지요? 그동안 노래방이라는 곳을 가보질 않아서 이렇게까지 변한줄은 몰랐습니다. 2시간 가량 그 속에 있는 동안은 제게는 정말로 고역이었습니다. 예전에 강원도의 모 콘도에 갔을 때 그곳에 있는 노래방에 가족들이 같이 가서 노래를 부른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가족들끼리 갔던지라 그 때도 이랬었는데 몰랐던 것이었는지...
5. 더 놀란것은... 그날 저녁을 푸짐하게 대접받은지라 좁은 공간에서 귀가 찢어지는 소리를 듣기도 거북하고 해서 제가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갔을 때 입니다. 자그마치 48만원이라는 금액이 나왔으니 말입니다. 노래방이란 잠시 흥겹게 노래를 부르다가 가는곳인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이런 방법으로 노래를 부르니 당연히 그 댓가도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노래방에서 카드로 결재한다는 것도 우습고, 막상 지갑속에는 그만한 돈도 없었기에 저는 제가 계산을 하겠다던 계획을 다시 집어넣어야만 했습니다.
6. 제가 보았던 그 여자들....한 집안의 부인네로서 집안 살림을 도맡아야 할 여자들이 이렇게 노래방의 도우미로 나서서 생활비로 쓴다는데 과연 그들은 풍족한 생활을 할까요? 제 옆에 앉은 여자분에게 얼마나 되었냐고 물었을 때 그 여자는 4개월 되었다고 했는데 실상 번 돈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물론 가볍게 번 돈은 아니지만 고생하며 어렵게 번 돈이 아니기에 그 씀씀이도 덩달아 헤프다는게 그 여자분의 이야기였습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제각각의 기능을 가지고 있고 또 양화가 악화를 구성한다는 학설도 있지만 그 구성원의 성격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잘들 아실겁니다. 그냥 그러려니...하고 지나치기에는 그네들이 어떤 환경에 처했길래 가정주부라는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하는지.....저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일입니다.
< 如 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