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소리 마마 밀리언셀러 클럽 44
기리노 나쓰오 지음 / 황금가지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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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표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잘은 몰라도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 책 중 표지가 가장 예쁘지 않을까? 그런데 책 표지의 저 여자가 아이코라고? 뭔가 내 생각과는 다르다. 아이코의 외모에 대한 묘사 부분에서 이상하게 전에 On Style에서 보았던 한 동양계 미국인이 퍼뜩 떠올랐고, 계속 그녀를 머리속에 떠올리며 읽었는데, 나와는 달리 표지속에 그려진 이 여자가 아이코라고 하기엔 너무 멀쩡하다.

태어날 때부터 '괴물'이 되어버린 여자. 창녀인 여자가 창녀가 되기 전, 윤간을 당해 낳은 아이 '아이코'. 엄마가 누군지도 모른 채, 엄마가 신었던 흰색 구두만을 갖고 다니며 그 때를 그리워하고 엄마를 찾는 그녀. 세상에서 그녀의 존재를 증명할것은 하나도 없다.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학교도 다니지 않는다. 그렇게 어른들의 어두운 세계에서 살던 그녀는 악마가 되어버린다.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사람을 하나씩 죽이는 것이다.

사실 책이 재미는 없었다. 반전도 없고, 범인을 쫓는 추리물도 아니라서. 그렇지만 책을 덮고 남는 의문점 하나. 정말 세상에 '아이코'와 같이 불운을 타고난 사람이 있을까라는 것. '아이코'처럼 마구 살인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인간이 아니라도, 실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는 태어날 때부터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세상의 불신과 따돌림으로 인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게 아닐까. 그렇게 보자면 이 책은 그저 재미로 읽을 수 만은 없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으로 악에 치우친 주인공의 행동은 뭔가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거부감을 일으켜서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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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노린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154
마츠모토 세이조 지음, 문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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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세이초'의 <너를 노린다>는 상당히 복잡한 추리소설이다. 어음 사기를 당한 한 회사의 책임자가 그 죄책감에 자살을 하게 되고, 이 사건을 이유로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던 다쓰오와 신문기자인 그의 친구 다무라가 어음사기단의 존재를 파헤쳐간다는 단순한 내용이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다. 마치 그저 스펀지 인 줄 알았는데 꾹 누르니 생각지도 못하게 물이 퍼져나오듯 처음에는 누구나 단순한 범죄라고 생각하지만, 그 배후엔 거대인물이 조종하고 있고, 더욱 놀라운건 이 사건에 연관되는 인물이 하나 둘 죽어가는 것이다.

사건이 복잡한 만큼이나 쉽게 손에서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너를 노린다> 집필 후기에서 기존의 진부한 추리소설과는 달리, 수준 높은 독자들의 수준에 맞게끔 소설을 쓰다보니 이 소설의 원고가 어느새 600장에 달했다고 한다. 가히 복잡할 만도 하다. 아직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나에게는 수준높은 독자에 맞춘 작품이니만큼 어렵게만 느껴졌다. 그렇지만 그런 나도 실망한 점이 있었으니, 기대 이하로 사건을 해결할 땐 주인공의 우연한 영감에 많은 비중을 둔 채로 해결한 부분이 많아 리얼리티가 다소 결여되고, 이로인해 결말에 이르러서의 박진감에 조금 힘이 빠지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너를 노린다>는 1957년에 연재된 소설이니만큼 군데군데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부분이 보였지만, 사회소설의 특징인 현대사회의 공공연한 이슈를 소재로 하니 최근에 책을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어음사기는 예나 지금이나 발생하고 있는 사건이니말이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나에게 낯선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의 작품 <점과 선>은 익히 들어왔다. 세이초는 기존의 추리소설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그의 작품에서는 동기에 좀 더 사회성을 부여하길 원했고, 그 기점으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사회파 미스터리'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요컨대, 지금 우리가 즐겨 읽고 있는 일본사회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인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현대 일본 추리소설은 그 무엇보다도 사회소설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회소설은 좀 더 우리에게 가까운 느낌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그만큼 리얼리티가 살아있기 때문에 재미있으면서도 깨달음이 많이 남는다. 그런 사회소설을 오래 전 누구도 쓰지 않았던 때에 과감히 실험적으로 쓴 세이초의 작품은 사회소설이 넘쳐나는 지금 읽기엔 처음 개척했던 분야에의 도전이니만큼 지금의 그것들보다는 흥미면에서 조금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어설픔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 흥미가 생겨버렸다. 다른 작품도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덧붙임 - 그렇지만... 책 표지가 너무 촌스럽다. 책 제목 또한 진부하고, 내용과 큰 관련이 없는 것 같아서 이 점은 마음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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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노랫소리 - 제6회 일본추리서스펜스대상 수상작
텐도 아라타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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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에 사람들이 많아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그들 앞에서는 웃고 함께 즐기지만, 진정한 내 모습 그리고 진정한 그들의 모습을 서로에게 보여주며 진실된 교제를 하지 않으면 차라리 혼자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하며 이 냉혹한 인간관계에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른이 된다는건 그런 것일게다. 이 쓴웃음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만큼 형식적인 관계가 내게 익숙해진다는 것. 사실 나도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다 심지어는 더 빨리 어른이 되어 웬만해서는 마음의 상처를 쉽게 느끼지 않는 내가 되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관계에 너무 지쳐서 서로의 영혼을 공유할 만큼의 진실된 관계를 갈구하기도 한다.

<고독의 노랫소리>는 이런 고독한 인간 세 명을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서스펜스 소설이다. 고독이 오히려 익숙하고 예술적 영감까지 떠오르는 존재 양식이기에 언제까지나 고독 속에 살고 싶어하는 준페이, 어렸을 적 친한 친구의 유괴 사건으로 인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경찰의 길을 선택한, 무엇보다도 준페이의 고독을 이해해주는 아사야마 그리고 또 한 명, 고독을 더 이상 이기지 못한 연쇄살인범. 누구나가 진실된 관계를 원하지만 현대 사회속에서 그런 관계를 갖기란 힘들고, 그나마 나를 위하고 또 내가 위해줄 수 있는 사람들인 가족과의 관계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에, 정신적인 퇴락이 극에 달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범인, 과연 이를 픽션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까.

살인자가 사람을 죽이는 원인에는 물론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있는 자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있을 것이고, 가족 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고, 세상에서 자기를 필요로 해줄 곳이 없다고 느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크게보면 외로움이라는 하나의 감정으로 이어지는게 아닐까. 또 이에 비해 외로움이 극에 달해 자신의 희생으로 이르는 경우도 있다. '마음의 감기'로 불리우는 우울증은 그 비유에서 보듯 감기처럼 쉽게 치유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날로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그 치유를 쉽게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이 외로움이라는게 참으로 인간에게는 견디기 힘든 그 무엇이 아닐까?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난 언제부터인가 쉽게 마음을 열기가 힘들어졌다. 아니, 어쩌면 세상으로 인해 영원히 내 마음은 쉽게 열리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언제까지나 이해타산적으로만 교제하고, 서로에게 가식적인 웃음을 흘리겠지, 나 또한 그들에게 가면 쓴 나의 모습밖에 보여줄 수 없을 것이다. 가면 속 난 한없이 외로울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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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1-04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달이 요새 리뷰 꾸준히 많이 쓰네. 어찌 지내.

물만두 2006-11-0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쓸쓸함도 함께 가지고 간다는 뜻이겠지요. 어른, 참 슬픈 존재같아요.

미미달 2006-11-04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님 그냥 머 그렇게 지내지. 수많은 과제들 땜에 숨을 쉴 수가 없어 ㅠ

물만두님 정확히 10년 전. 전 참 해맑았었다고 기억해요.
그 10년 동안 전 정말 이 각박한 사회속에서 그에 알맞은 사회성을 깨달으며 커온 것 같아요. 씁쓸하죠... ㅠ
그때의 순수함은 이미 찾을 수 없게 되었어요...

비로그인 2006-12-28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이거 '영원의 아이' 작가다! 나도 찾아봐야지
 
사랑에 대한 열두개의 물음
이남희 / 문예출판사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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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해서 확실히 말하라고 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오묘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학자들이 연구중이라고 한다. 말로 하나하나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사랑'이지만, 이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경험을 통해 조금은 알고 있다. 하지만 머리가 억지로 강요한다고해서 절대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 법이니, 이런 '사랑' 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또한 얼마나 어려울까.... 내가 사랑 할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하는 것 또한 참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예전의 난 그랬다. 고백하기 보다는 뒤에 숨어서 지켜보는게 마음 편했고, 좋았다. 내성적이고 소심했기 때문인지, 소녀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사랑을 많이 하게 되다보니 그렇게 지켜만 보는게 익숙해져갔고, 누군가와 연인관계가 된다는 것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자신이 없는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20대의 난 지금 사귀는 사람이 생겼고 좀 더 서로에게 상처입히지 않고  조금이라도 사랑이라는 것과 연애에 대해 잘 알고 익숙해져 있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노력중이다.

그런 '사랑'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남희가 쓴 소설을 읽었다. 그녀의 소설은 <세상의 친절> 하나 밖에 읽어본 적이 없지만, 여름방학 도서관에 앉아 도서관 끝날 시간이 될 때까지 끝까지 붙잡고 읽을 수 있었을 정도로, 이야기 전개가 빠르고 쉽고 흡인력 있었기 때문에 단번에 내가 주목하는 작가가 되었다. 그래서 그녀의 소설을 다 읽어볼 계획을 세우게 되었고 그 두 번째 책으로 93년에 출판된 그녀의 빛바랜 책 <사랑에 대한 열두개의 물음>을 읽게 된 것이다.

읽어보며 느낀 것은 한국판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철학과를 나온 작가답게 사랑을 소재로 한 스토리를 열 두개의 소제목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사랑에 관한 철학적인 분석이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처럼 철학적인 사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보다는 소설의 색이 더욱 짙었다고나 할까. 얼마 전 읽었던 그녀의 최신작인 <세상의 친절>과 이 책을 비교해보고는 확실히 세월이 지나면서 작가의 글솜씨가 더욱 나아진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책에서는 시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아서 읽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서술방식 또한  썩 훌륭하지는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책 두 권을 읽다보니 어느 정도 이남희 소설만의 색깔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철학도 출신 답게 철학적인 부분이 소설 군데 군데 보인다는 점과, 작가가 음악에 대해 조예가 깊은지 음악을 즐겨 듣는 인물이 꼭 하나씩 나오고, 소개된 음악들 또한 추천할 만한 좋은 곡이라는 점이다.

누렇게 색이 바랜 소설을 들고 읽다보니 옛날 사랑은 이랬구나 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촌스러운 낭만도 보였고, 그래서 조금 우습고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었지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시간이 오래 흘러도 예나 지금이나 그 정의와 방법에 대해 고찰하는 것은 똑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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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
야마다 에이미 지음, 김옥희 옮김 / 민음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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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야마다 에이미'의 아주 예쁜 소설 <공주님>.

"내가 사랑하는 연애와 내가 미치도록 읽고 싶은 연애 소설. 난 언제나 그런 소설을 쓰고 있다." 라고 말한 그녀에게 사랑은 도대체 어떤 것인지, 아니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까지가 사랑으로 용납되는지 묻고 싶다. 그렇게 묻고 싶은 이유는 다름 아닌, 첫 단편부터가 나에겐 아주 충격적이었기에.

첫 번째 단편인 <메뉴>는, 근친상간을 다루고 있다. 이복남매 사이의 사랑이라고 하기엔 뭣 하지만, 사랑이 아니라고 하기에도 뭣한 그런 관계를 다룬 내용. 전혀 소설 속에서는 제목을 예측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오지 않기에, 제목이 왜 <메뉴>인지 그 또한 매우 궁금하다. 그저 그닥 끌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두 번째 단편인 <체온 재기>는 불륜을, 세 번째 단편인 <피에스타>는 짝사랑을 네 번째 단편인 <공주님>은 숙명적 사랑, 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 단편인 <샴푸>는 첫사랑을 다루었다.

문체가 시원시원하고, 군더더기 없는 쿨한 느낌이었던 반면 난해한 문장도 군데군데 있어서 잘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관계여부를 떠나, 그녀가 무조건 남녀간의 사랑이면 전부라고 생각했는지 민감하고 사회적으로 배척받는 사랑관계도 과감히 끌여들었다는데 대해 매우 놀라웠다. 아마도 그녀에겐 모든 남녀간의 사랑은 다 사랑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의가 아닐까 ? 그래서일까... 너무나도 일본적인 냄새가 났다.

'요시모토 바나나'에 이어 왜 일본 삼대 여류 작가 안에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는 작가 '야마다 에이미'. 역시 나에겐 '에쿠니 가오리' 밖에 맞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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