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책선물♥
노란색 표지가 감각적인 안토니오 스쿠라티의 <생존자>.
보고싶었던 책인데, 친구가 교보 마일리지로 주문해주었다.-_-므흐흣...
아아, 마일리지 사랑해♥남의 마일리지도 사랑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합본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상수 옮김, 배미정 그림 / 신세계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보면서 문득, 교과서처럼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얼마나 곤욕스러운 일일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중간쯤 보다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 책이 논술 관련도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순간부터 책 읽는 속도가 서서히 느려지기 시작했는데, 과연 교과서적인 독서에 대한 반발심 때문이었을까.
나도 모르게, 교과서에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찾은 듯 주제의식 따위를 찾으며 읽는 것처럼 되었으니 수년간 반복해왔던 기계적인 교육방식이란 것이 얼마나 무서운 영향력을 가졌는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일까. 교과서처럼 읽지 않을수록 즐거워지는 것이 소설의 세계.
수능과는 한참 떨어진 나이에 읽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무척 유쾌하고 재밌었다.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인간세상에 대해 다룬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어느 세상에나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인간군상들로, 이름도 없고 쥐도 잡지 않는 평범한 고양이의 시선에서 서서 인간이라는 족속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볼때, 우리는 이들에게 부러움을 느끼기도 할테고, 혐오감을 느끼기도 할테지만, 주인공이 고양이인 이상, 그런 모습들이 곱게 보일리가.
'겉멋든' 학자인 고양이 주인과 그의 잔소리쟁이 아내, 헛소리를 늘어놓는 허풍쟁이인 미학자 메이테이, 늘 요상한 연구를 하고 있는 간게츠군, 딸을 시집보낼 생각으로 이남자 저남자 재보는 아줌마 하나코.
서로가 서로를 업신여기면서도, 한구석으로는 서로를 부러워하는 인간들.
고양이가 보기에 인간은 얼마나 쓸데없는 데 온신경을 쓰고 살아가는 동물인지,
하는 짓이 하나 하나가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겉으로만 우아한 척 하는 가식덩어리들,  자세를 낮추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고양이의 시선에 잡힌 어리석고 간교한 인간들의 마음들이 유쾌하게 그려져있다.
 
풍자소설이니 뭐니 하고 얘기를 할수도 있겠지만, 일단 재미로 읽은 소설이다보니
어쩐지 인간의 모습보다 소나무 미끄럼틀을 좋아하고, 사마귀나 매미를 괴롭히는 고양이의 모습이 더 흥미로웠고, 인간을 비꼬아놓긴 했지만, 꽤 유쾌하게 그려져있어서 분량이 꽤 되는데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을수 있는 책이다.
왠지 모르게 "샤바케"같은 소설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딱 그런 느낌으로 읽어나가면 즐거운 소설이다.
나쓰메 소세키는 일본의 세익스피어라고 불린다고 하던데, 과연 일본의 고전이란 이런 느낌이구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쥬베이 2007-12-02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읽으신거 같네요~ 나쓰메 소세키 자주 접하고 싶은 작가에요^^
그런데 <그 후>인가 이건 별로였어요-_-

Apple 2007-12-03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글쿤요..^^ <그후>라는 소설도 있었군요;;;그..금시초문..;;
 
이토록 아름다운 세 살
아멜리 노통브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세계사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이토록 오만한 세살이 있을까.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가고, 사람들이 자신의 사랑스러움에 모든 것을 바칠 것이라 생각한다. 못이기는 척 애교를 떨어 자신을 사랑하게도 만들고, 자신이 너무나도 똑똑한 아이라는 것을 부모님이 알면 실망할까봐 선심을 베풀어 적당한 나이에 말문을 터기도 한다.
딱 아멜리 노통브 소설 캐릭터다운 오만하기 짝이없는 세살이 되겠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지나치게 사랑받고 자라난 아이들은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줄 알았던 것같다.그래서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모든 것을 자기 손악위에 쥘수 있다고 생각하고,
세상이 자기 발아래 굴러가는 줄 아는, 그런 아이들이 세상에는 있다.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되바라졌다거나, 자기밖에 모른다고 하거나, 또는 부모가 잘못키웠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타인의 마음같은 것은 이차적인 문제이다.
일단은 자신의 굶주림과 자신의 외로움, 자신의 만족감이 중요할 뿐이다.
나는 순자가 주장했던 성악설을 믿는 편인데, 바로 이런 자신밖에 모르는 소악마가
세상을 살아가며 여러가지를 교육받고 자신의 마음이 중요하듯 타인의 마음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되면서부터 이 어린 소악마들이 비로소 인간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설속의 세살짜리 영악한 주인공은 신으로 태어나 인간으로 정착한다.
아직도 배워야할 것은 너무나도 많겠지.
이 세살짜리가 겨우 자살 비슷한 사건으로 인해 인생을 깨달았다고? 웃기는 소리.
(게다가 본인이 마치 퇴폐적 탐미주의에 심취한듯 자살사건이라 명명하는 그 사건은
타인이 보기에는 명백한 '사고'가 아니었던가.)
단지 죽음과 삶의 차이를 깨달은 것이 아닐까.
자신을 사랑하고 보살펴주는 사람만이 살 가치가 있는 인간이라 여기는 극단주의자인 이 오만한 세살이 먼저 깨달아야하는 것은 어린 시절 자기합리화처럼 되뇌인 삶과 죽음의 대한 겉멋든 철학보다 삶과 살아있는 것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
 
재미의 여부를 떠나 간단히 읽기에는 술술 잘 읽히고 괜찮은 책이었는데,
읽다보니, 아멜리 노통브의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고 어쩐지 기분이 꼬여버렸다.
(나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많이 이용하는 작가들이 불편하다. 자기 삶이 마치 소설처럼 드라마틱하다고 착각하는 지나친 자기애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또 하나는 소재 고갈에 대한 안일한 대처방법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공주병에라도 걸린 것 아닐까.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보니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지배했던 집요하기마저한 자존심 대결은 어찌보면 자신의 의견이 절대로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벽창호같은 어린 아이의 고집같았다는 느낌도 든다.
마음에 들지 않는거지. 자기 멋대로 흘러가지 않는 세상과 사람이....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에 한참 심취해 있다가 더이상 읽기를 포기했던 것은
'독특함'이라는 겉포장을 벗겨놓고 나니 그 이상은 아무것도 남지 않았기 때문인 것같다.
"난 다른 사람들과는 달라." "난 독특해." "난 세상에서 보기 힘든 종류의 사람이야."
자신을 이렇게 착각하는 사람의 말처럼 실소를 자아내는 사고방식이 또 있을까.
세상이 광고하듯, 아멜리 노통브는 천재가 아니라, 태생적으로 오만한데다가 공주님처럼 키워져 자기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세상에 영 마음이 불편해진 한 인간일 뿐이라는 점을 본인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설가가 굳이 천재일 필요가 없다는 점과
독특한 자극성같은 것은 한때 반짝하고 금새 사라질 뿐이라는 점도...
그래도 오랜만에 집어든 김에 그간 안 읽었던 아멜리 노통브의 책들을 좀 들여다봐야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쥬베이 2007-11-26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즈님~ 아멜리 노통브 다시 읽기 시작하셨네요^^
아멜리 노통브...공부끼가 좀 있긴 하죠ㅋㅋㅋ 저도 이 책 얼른 읽어봐야 겠어요~
서평 굿입니다^^

Apple 2007-11-27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오랜만에 읽었어요..흐흐..
쥬베이님 필을 받아서 오랜만에...^^
다른 소설들은 더 좋겠지요?^ㅅ^헤헤
 
빙글빙글 도는 미끄럼틀
나카무라 코우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 꿈을 잃어버린 걸까.'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세상에 얼마되지 않는 청춘의 꿈을 이룬 사람중 하나인 나는 꿈을 잃어버린 적이 없다.
다행히도 내게는 꿈이 있었고, 열정이 있었고, 기회가 있었고, 성실함이 있었다.
누군가는 말하겠지. 복받은 인생이라고.
그런데도 가끔씩 "너는 한가지 길을 쭉 이어나가는구나. 부러워."라는 소리를 들으면
어째서 은근슬쩍 부아가 치밀고 마음이 씁쓸해지는 걸까.
현실은 꿈처럼 달콤하지 않고, 열정만으로 부딪히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문제가 여기저기서 도사리고 있고, 우왕좌왕하면서 방황하다가, '나 제대로 살고 있는걸까'하는 물음을 백만번 토해놓고도 답을 찾지 못하고, 그러다보니 꿈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꿈이 퇴색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그런 질문에 울컥하는 것은 질문자 본인의 실수가 아니라, 흔들리는 자신에 대한 화가 아니었을까.
 
나카무라 코우의 <빙글빙글 도는 미끄럼틀>을 읽으면서 여러번 생각해보았다.
청춘시절 꾸었던 반짝이는 꿈과 날개달고 날수도 있을 것같던 열정에 대해서.
획일화와 효율화. 모두 결과에만 촛점이 맞추어진 딱딱한 세상을 살아가는 주인공들.
어찌된 일인지 학교를 휴학하고 학원강사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나',
공장에서 기계처럼 맞추어진 채, 효율화 효율화를 부르짖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쓰로와 치바,
뚱뚱하다는 이유만으로 베이스를 엉겹결에 맞게되고, 할아버지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은 오자키, 수학을 좋아해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기로 했지만, 수업을 조금도 알아들을수가 없어서 결국 때려친 나카하마.
다섯 젊은이의 일상은 시계초침처럼 흘러가며 청춘의 열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느낄수 없는
평범하고 무미건조하기만 해보인다.
일상은 그런 것이었지. 무료하고 건조하다. 즐거운 일도 잠시, 언제나 평준화되어있는 일상들.
뭐 재밌는거 없을까 하고 찾아보아도, 그건 늘 그때뿐이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니, 그런 일상을 가끔은 즐겁게 받아들일수 있었던 것은 꿈이 있었기 때문인 것같다.


청춘의 꿈이나 열정같은 걸 얘기한다고 해서,
반드시 미친듯이 즐겁거나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감격적이지는 않아도 된다.
이 무미건조하고 차분한 소설은 충분히 청춘의 열정을 되살리게 만들어준다.
심심한 일상을 부유하며 살아가지만, 마음속으로는 비틀즈를 연주하는 청춘들은
빙글빙글 도는 미끄럼틀(Helter Skelter)를 타고, 저마다의 황금비율의 꿈의 세상을 찾아간다.
책속에 실린 젊은 치기와 열정에 달뜬 젊은이들의 밴드 모집광고를 보면서 아직도 마음이 두근거리며 흥분되는 것은
자신의 근본을 잃어버린 듯 우왕좌왕하는 최근의 나도 아직은 꿈을 잃지 않았고,
또 아무도 모르는 마음속의 열망들을 언젠가는 밖으로 불태울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뜻이겠지.
 
그래.
꿈이란 언제나 즐거운 것이었다.
어릴 때에도, 나이가 들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무료한 일상을 견뎌내고 조금더 즐겁게 살수 있도록 자신에게 달아주는 날개같은 것이었다.
"빙글빙글 도는 미끄럼틀" 후반부, 찬란한 석양 아래 언젠가 또다른 꿈을 꾸게될 아이의 머리를 잘라주며 Helter Skelter를 듣고, 언젠가 만들어져 세상에 울릴 밴드의 음악을 상상하는 장면은
오래도록 내 마음속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중 하나로 기억될것이다.
무언가를 꿈꿀수 있다는 것은 무척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축복받았다는 사실을
이 책으로 다시금 깨닫는다.
 
다시 한번 날아보자. 다시 한번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찾아보자.
다시 한번 꿈꾸고, 다시 한번 내 세상을 불태울 열정의 불을 당겨보자.
이불속에 숨어 책을 잃고, 수업중에 책속에 만화책을 숨겨 읽고,
이어폰을, 내 방을, 내 심장을 미친듯이 때려대던 록음악을 들으며 감격하던 그 순간 순간들을 잊지 말자.
꿈꾸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쥬베이 2007-11-22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역시 시즈님 서평은 깊이가 느껴집니다. 공감가는 글.
청춘을 이야기하는 책은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좋더라고요ㅋㅋㅋ

Apple 2007-11-22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예상외로 아주 괜찮았어요. 쥬베이님에게도 추천!+_+
 
머더리스 브루클린 밀리언셀러 클럽 72
조나단 레덤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릴 적에, 어떤 사람의 묘한 행동을 여러번 본적 있다.
알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고는 내가 "응? 뭐라고?"하고 되물으면 반드시 모르는 척 해버리는 것이다.그런 행동을 몇번 반복하고 나니,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했을때 나는 당연히 모르는 척 해야한다고 생각했고,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도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한 나의 대처방법은 똑같았다.내가 "틱 장애"를 알게된 건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았고, 내게 그건 아주 대단한 발견이었다.
그 사람의 행동이 그런 부류의 장애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또 이 책으로 나는 또하나의 사실을 알게되었다.
투렛증후군. 틱장애를 동반한 일종의 강박증후군으로, 아마도 그 사람은 투렛증후군에 속했겠지. 다른 의미로 내게는 아주 인상 깊었던 책인데, 투렛증후군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게해주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 강박적으로 단어의 조합을 만들어내고, 또다시 강박적으로 내뱉어야만 한다.
현대인들은 모두들 어느 정도의 강박증을 앓고 있다고들 하는데,
나 역시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자제할수 없을 정도로 강박적인 구석이 있어서,
이 책은 내게 있어서는 새로운 정보로써 꽤 재밌는 발견이었다고 생각한다.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주인공 라이어넬은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말도 안되는 단어의 말장난을 떠올리고,충동적으로 욕설을 내뱉는다.
이런 행동때문에 사람들에게는 늘 바보취급을 당하고,
어린 시절 몸담고 있던 고아원에서도 한번도 입양되는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런 라이어넬을 끌어안아준 것이 프랭크. 그의 투렛을 즐겁게 말장난으로 넘겨주고, 일을 주고 맥주를 준다. 그에게 있어 아버지 같은 존재였고, 동료를 만들어주었던 프랭크가 어느날 죽은 채로 발견되고, 누구도 믿을수 없는 뒷골목 세계에서, 라이어넬은 자신의 힘으로 프랭크의 죽음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책은 끊임없이 터지는 라이어넬의 투렛처럼, 읽기 쉬운 책은 아니었고, 다 읽는데에 시간이 꽤 필요한 책이다. 제대로 이야기를 따라가고 있는가 싶으면, 라이어넬의 투렛이 느닷없이 튀어나와 진행의 이해를 흐린다. 그럼에도 내가 책을 끝까지 읽을수 있었다는 것은 분명 어떤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책에 쉴세 없이 등장하는 뒷골목 인생들의 욕설처럼, 이 책은 다분히 폭력적이고 비정한 매력으로 똘똘 뭉쳐있다. <엄마없는 브루클린>. 엄마 없이 자라온 라이어넬과 친구들에게 절대적으로 결핍되어있던 세상에 대한 믿음- 불안정하게 흔들리며 투렛을 내뱉는 라이어넬이 지키고 싶었던 것은 "엄마없는" 비정한 세상에서도 의지하고 믿으려 했던 우리모두가 잃어버린 신뢰에 대한 보상이 아니었을까.
그래... 살다보면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마도 첫째로, 우리모두가 잃어버리는 것은 타인에 대한 신뢰이며,
마음속으로는 누구나 그런 불신감을 해소하고 타인을 만나 의지할수 있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슬리퍼스>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그 영화를 떠올린 것도 매우 오랜만, 제목을 기억하는데도 꽤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이 책은 꼭 <슬리퍼스>와 <파이트클럽>같은 영화들이 떠오른다.
어둡고, 폭력적이고, 비정하며 절대적으로 믿음이 결핍되어있는...
하드보일드가 원래 이런 장르라고는 해도,
최근에 나오는 하드보일드는 예전의 흑백영화같은 하드보일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데,
(굳이 표현해 보자면 벽돌색 핏자국같은 느낌이랄까.)
믿음이 사라져버린 요즘 세상에서 하드보일드란, 어쩌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7-11-22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점 믿을 수 없게 되는 것도 일종의 투렛처럼 강박적인 우리를 표현하는 것 같아요.

Apple 2007-11-2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동감입니다.
라이어넬이 말하듯이 사회전체가 투렛증후군에 걸려있는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