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우정, 청춘의 우정.
밤은 깊어지고, 인파는 사라지고, 등불은 꺼졌다.
영화관은 끝나고, 다방은 문을 닫고
광장의 "마이크 가게"와 변두리의 조금 수상쩍어 보이는 "케리즈"술집은 문을 닫았다.
기티즈 잡화점은 벌써 오래전에 캄캄해졌고,
10센트 스토어는 그보다 먼저 가게문을 닫았다.
택시 기사는 차를 차고에 넣고 아내와 아이들 곁으로 돌아갔다.
야근하는 순찰 경관도 근무를 마쳤다.
고양이와 개 마저도 잠자리로 들어갔다.
교회의 시계가 한 번을 쳤다.
여전히 다섯 시간을 더 가고 있는 시계.
광장에는 이제 인적이 끊어지고 불빛도 다 꺼졌다.
그가 사라져가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가 자리를 뜰때 주면에는 아무도 없었다.
언제, 어떻게, 어디로 가버렸을까?
어쨌든 다음날 아침이 되어 광장의 잡화점 앞 그 장소에 햇빛이 들 무렵에는 아무도 그 자리에 서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에도 아무도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밤에도, 다음다음날 밤에도...
그날 밤에만 보였을 뿐 그는 다시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러나 언덕위의 공동묘지 묘지기만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에게 물어보지 않으므로 잠자코 있었다.
만일 누군가가 그에게 물어보았다면 다음날 아침-일요일아침- 그가 묘지를 한바퀴 돌았을 때
어떤 무덤 앞에 새로운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고 이야기 했을 것이다.
그 전날 밤 그가 묘지를 돌았을 때는 분명히 없었다.
그 꽃다발은 밤중에 어둠 속에서 누가 갖다놓고 간 것이다.
어딘지 모르게 우수와 슬픔이 담긴 따사로운 꽃다발,
꽃집에서 산 것이 아니라 들꽃을 꺽어모아 서투른 솜씨로 묶은 꽃다발이었다.
그리고 거의 잊혀졌던 그 묘석에 다음과 같이 씌어 있었다.
도로시
나는 기다리고 있소.
<코넬 울리치-상복의 랑데부 中..>
어쩜 이렇게 슬플수가!!!!!!!!!!!!!!!!!!!!!!!!!
ㅠ ㅠ
초반 20페이지부터 미치도록 몰아쳐 울고싶게 만들더니,
결국 이 부분에서는 울어버렸다.
아....이렇게 슬퍼도 돼...?
아...추워...아...너무 우울해...
코넬 울리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이렇게도 고독한 글을 써내려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