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혹은 그녀는 나에게 디스라는 이름으로 다가와 던힐로 개명했고 지금은 에쎄라는
이름으로 내 곁에 머무르고 있다.
27살 홧김에 사귄 이 친구는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었다.
술자리에서는 가장 가까운 나의 벗으로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짜투리 시간을 간간히 선사하기도 했었다.
일로 알게된 한국담배인삼공사(현KT&G)의 지나치게 부패한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까히
자주 접하는 이 친구로 인해 관련 농사를 짓는 농부님들에게 미약한 도움이 된다는 환상
이 깨지는 순간 그 혹은 그녀에게 개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소속도 바꾸라는 압력을
넣은 결과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브리티시타바코로 소속을 옮기고 이름도 럭셔리한
던힐로 개명을 하게 되었다. 기존의 촌시러운 외관과는 다르게 그 혹은 그녀는 날카로운
모서리가 적당히 모따기가 된 새련된 모습으로 다시 나와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 혹은 그녀에게만 집중할 수 없는 나는 바람도 종종 피웠다.
시나브로, 더원, 뉴디스, 버지니아슬렘, 카멜, 말보로 등등.... 그것도 모자라 한번에 10명(보루)
을 사귀는 엽기적인 행동도 서심치 않았다. 내가 봐도 지나치게 심한 편력을 했었으나, 결국 난
그 혹은 그녀에게로 돌아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혹은 그녀를 찬사하고 추앙하는 웨인 왕 감독의 `스모크'를 감상할 때는
그 혹은 그녀와 함께 할수 없는 현실도 경험했었다. 물론 밖에 나와 나름대로의 위로랍시고
3번(대)의 연이은 깊고 깊은 딮키스를 선사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이제 그 혹은 그녀는 나에게 에쎄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
`메종 드 히미코'의 오다기리 죠에 의해 영화에 캐스팅이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그 혹은 그녀
는 이렇게 이름을 3번 바꿔가면서 8년째 내곁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올해 절교를 선언하게 될 듯 하다.
뱀꼬리 : 에잇~! 마지막 줄 수정
하지만 올해 절교를 선언할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