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디오가 보고 싶어요.

엄마 : 보고 싶은 비디오 테이프를 가지고 와서 엄마의 손에 쥐어 준다. 많은 시간 비디오 시청으로 인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엄마의 모션이 보이는 순간, 레벨 1의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서 엄마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진다. 그래도 안된다고 계속되는 거부권을 행사하면, 레벨 2의 불쌍+짜증섞인 표정으로 심하게 엄마
다리를 흔든다. 아울러 약간의 고성도 첨부하면 효과는 확실하다. 3분만에 시청 성공

아빠: 보고 싶은 비디오 테이프를 절대 손에 쥐어 줘서는 안된다. 아빠의 손에는 항상 무언가가 쥐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냥 비디오 테이프를 배 위에다 올려 놓고 옆에서 지긋하게 쳐다본다. 수십초 내에 반응이 온다.
1)순순히 틀어준다. 2)오늘 비디오 테잎의 시청시간이 길었다고 판단된다면 거부권 행사. 둘중에 하나이다.
애교 레벨 1의 봉인을 풀어 본다. 꿈쩍도 안한다. 애교 레벨 2의 봉인을 풀어 본다. 꿈쩍도 안한다.
엄마때처럼 레벨 2의 불쌍+짜증섞인 표정은 절대 안통하는 인물이다. 저번에 한번 시도했다가 엄청 무서운
눈을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쏟아져나오는 잔소리에 나 주니어는 패닉상태가 된 적이 있었다.
애교 레벨 2까지 통하지 않는다면 포기하고 배에 걸터 앉아 놀아준다. 그것도 심하게.....
그러면 30분 후 틀어준다.

2. 밥먹기 싫어요.

엄마: 날도 덥고 컨디션도 안좋아 입맛이 없을 때, 엄마는 눈치도 없이 밥을 차려 온다. 예의상 몇숟갈 받아
먹다가 이내 방과 거실을 오가는 주니어판 육상트랙을 열심히 돈다. 엄마는 쫒아 다니면서 먹일려고 한다.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엄마는 짜증을 낸다. 그럼 또 몇숟갈 받아 먹는 센스를 보이다가 다시 또 육상
트랙을 도는 행위를 반복한다. 결국 엄마는 목표량의 절반정도만 먹이고 포기한다.

아빠: 아빠가 밥을 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입맛 없다고 안받아 먹으면 그냥 한숟갈도 안먹이고 챙겨
간다. 조용히 날 쳐다보면서 한마디 한다. 오늘 밥 없다..으흐흐 이러다 보니 아빠가 밥을 챙겨 올때는 꼬박꼬박 받아 먹는게 내 신상에 이롭다. 엄마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오해를 한다. 아빠가 주니까 잘 먹는다고..
그게 아닌데...그게 아닌데...

3. 잠자기 싫어요

엄마: 날도 덥고 보고 싶은 것도 많으면 나도 잠을 좀 늦게 잘수 있는 것을 엄마는 부득부득 나에게 잠을 강요할때가 있다. 이때는 난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목마르다고 바나나 우유를 달라면 대령하고, 아니 싫어 쥬스 줘 하면 그걸로 대령해 준다. 그리고 보고 싶은 비디오 테잎을 하나 집으면 그걸 무조건 틀어 준다. 이렇게 실컷 하고 싶은 것, 먹고싶은 것 다 먹으면서 잠을 청해 본다.. 잠자면서 엄마 배를 발로 차보기, 머리로 밀어보기는 필수 중에 필수.

아빠: 자라~! 아가가 일어나 놀고 있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구나~ 라는 중저음의 전율이 묻어나는 음성이 들리면, 난 자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저번에 한번 게겼다가 아빠의 다리 사이에 끼여져 옴작달싹 못하는 고문을 당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 엄마가 재워도 안자고 있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나타나나...요즘 그 빈도나 횟수가 많이 잦아졌다.

뱀꼬리 : 이 노오옴....~! 아빠는 니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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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와 연우 2006-08-2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우리집하곤 반대군요...
악역은 몽땅 엄마, 아빠는 밥으로 통한다지요...^^

물만두 2006-08-22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그 칼이쓰마가 마님께도 통하면 정말 금상첨화일텐데요^^

달콤한책 2006-08-2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빠도 아닌데...왜 님의 모습이 저랑 똑같답니까...
엄마/아빠 바꾸면 저희집하고도 비슷해요...따라다니며 밥 먹여주는거 하나 빼고는요. 그랬다가는 우리집 두 남자 다 저한테 쫓겨납니다^^

비로그인 2006-08-22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리스마가 부럽습니다.

Mephistopheles 2006-08-22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연우님 // 예...집에서 다들 오냐오냐 하길래..제가 악역을 자청했습니다..^^
물만두님 // 글쎄요..마님의 포스가 워낙 고강해서...ㅋㅋ
달콤한책님 // 하하...뭐 집안에 엄마 아빠 중 한사람은 악역을 해야 애들이 버릇없이 크진 않겠죠...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담뽀뽀님 // 카리스마가 아닙니다 담뽀뽀님..원활한 가정을 위한 역활분담이라고
보면 되겠죠...참고로 제가 악당이라죠..ㅋㅋ

날개 2006-08-22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 약하신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군요..^^
울 집도 제가 악역입니다..ㅎㅎ

치유 2006-08-22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먹기 싫고 잠자기 싫고 비디오 보고 싶은건..ㅋㅋ
엄마 아빤 악역 정말 싫은데...버릇없게 크면 안되잖니??

저희집도 제가 악역하고 있어요..아무래도 같이 지내는시간이 많으니..당연히 악역이 되더라구요..

토트 2006-08-22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악역이라니 안 어울려요. 맘 약해서 뭐든지 들어주실거 같은데.ㅎㅎ

비로그인 2006-08-22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아빠세요..^^

클리오 2006-08-22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애키우는데는 그런 단호함이 필요한데 말이죠.. 저도 애한테 평소의 단호함을 살릴 수 있어야 될텐데.... ㅎㅎ

Mephistopheles 2006-08-23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 집에서 아무도 악역을 할려고 들진 않습니다....그러다보니...^^
배꽃님 // 그럼요 버릇없게 크면 안되죠..큰일나죠..^^
토트님 // 그게 또...그렇게 안되더라구요..^^ 누군가 군기반장은 있어야 하기에...
사야님 // 멋지긴요....다른 아빠들이나 엄마들도 저만큼들은 하시잖아요..^^
클리오님 // 단호함 다음엔 분명 애들 구미에 맞는 당근을 줘야 하는 것도 중요하더라구요..^^ 매일 채찍만 주면 주둑이 들어버리니까요..^^

moonnight 2006-08-2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메피스토님 멋진 아빠십니다. >.< 마구 상상이 되네요. 주니어 너무 귀여워욧. >.<

Mephistopheles 2006-08-23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엽긴 한데..말을 요즘 정말 안듣고 있다죠....^^ 그리고 멋지긴요 악당일 뿐입니다..ㅋㅋ

세실 2006-08-23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주니어도 제법인데요~ 뭐 제가 보니 주니어가 메피님 머리 꼭대기에 있는 듯~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