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페이퍼는 논픽션입니다.

어느날부터인가 사무실 주차장에는 생판 보지 못한 차가 한대 서있는 것이 종종 목격되어
지고 있었다. 그 옛날 기아에서 나온 차종인데 휠이며 라이데이터 그릴이며 튜닝을 여기저기
한 모양새가 양XX틱 하다는 인상이 팍팍 풍기는 그런 자동차였다.

문제는 한번 주차를 하면 장시간 자리를 지킨다는 것...오전 10시쯤에 목격이 되면 6시가
넘어가도록 계속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분명 건물에 입주해 있는 다른 사무실 소속의
차량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확인되었다.

거 빈자리 좀 대면 안되나...라고 생각이 될진 모르겠지만. 문제는 이 소속불명의 차로 인해
소장이 몇번 주차장에 차를 못대고 길거리에다 차를 대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다 보니
문제가 아닐수 없었다. (소장이 주차성공했을 경우 건물 다른 사무실의 누군가는 꼭 주차를
못하게 된다.)

차를 빼라고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고 무시를 하고, 문자를 남기거나 음성을 남겨도 묵묵부답..
내 언제 한번 걸리기만 하면 뜨거운 맛을 보여주리라 벼르고 있었던 상황.

어느날(일주일 전쯤) 난 평상시와 같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주차장으로 나왔고, 때마침 그 문제
의 양아치 튜닝의 차가 사무실 골목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지긋이 그차를 주목하고 있었더니. 이 양아치 튜닝차는 차를 못대고 주차장 앞에 비상등을 키고
시동은 안끄면서 가만히 서있는 것이 아닌가.
(선팅을 얼마나 짙게 했으면 차 내부는 하나도 안보인다.)

오호라 이놈봐라.. 담배를 하나 다 피고 들어가질 않고 두번때 담배를 물었다. 물론 계속 그 양아치
튜닝을 계속 지켜보면서.... 분명 그놈도 떳떳하진 않았을 것이리라. 모르는 번호를 몇번을 씹었고
문자, 음성까지 몇번을 씹었으니, 아마도 여기 주차장에 차를 대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했는지 사무실
앞을 떠나  골목의 위에 있는 연립의 주차장에 차를 대버리는 만행을 저질르는 것이 아닌가.

두번째 담배가 다 타들어간다. 면상이나 보자고 세번째 담배를 물었다.
연립에다 차를 댄 그 양아치 튜닝의 주인이 차에서 내린다. 차와 같은 양아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주차장 앞에 서있는 메피스토 세번째 담배를 물고 자세를 잡는다.

1. 팔짱을 낀다.
2. 가슴을 쭉 핀다.
3. 눈에 살기를 띄운다.
4. 담배 필터를 질겅질겅 씹는다.
5. 내려오는 그 양아치를 계속 째려 본다.
6. 눈을 내리깔고 지나가는 양아치의 뒤를 여전히 살기어린 눈동자를 유지한 채 밟는다.
7. 10발자국 따라가다 헛기침 한번하고 침한번 뱉어주고 담배불을 터프하게 발로 비빈다.
8. 뒤를 힐긋거리는 양아치 분위기의 그 남자를 계속 주시한다.
9. 건너편의 자전거 가계로 들어가는 걸 목격하고 사무실로 들어간다.

그날 이후로 그 차는 자전거가게 앞의 인도를 반 걸치는 개구리 주차로 그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사무실 주차장은 물론 골목 윗쪽에 있는 연립에서도 한소릴 들었는지 얼씬도 안한다.

밝은 웃음, 상콤한 미소가 생명인 내 얼굴도 가끔 구기고 인상쓰고 째려봄으로써 또다른 활용가치를
발견하게 되었다.

주차를 주차답게 해야 주차장이지~~!!!

뱀꼬리 : 당했던 그놈이야 결코 즐겁지 않겠지만...나는 무지 즐거웠으므로 여기 카테고리에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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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브라운 2006-07-12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어기....인상이 무서우신 가봐요??

moonnight 2006-07-12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갑자기 Mephisto님이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 ^^; 흐흐. 수고하셨어요. 양xx총각 잔뜩 쫄았겠네요. ^^

ceylontea 2006-07-12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메피님... 그 사람은 왠 곰이 나를 노려보는거야 했겠죠? ㅋㅋ

조선인 2006-07-12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길에다 담배를 버리시면 안 되죳!!!

해리포터7 2006-07-12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통쾌하여라! 멋져요.메피스토님!

건우와 연우 2006-07-12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만세!!!

비로그인 2006-07-12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앞으로 잘 할게요 제가 전에도 그랬잖아요 잘한다구요..^^;;

Mephistopheles 2006-07-1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귀엽습니다..(믿거나 말거나.)
달밤님 // 예 주차장에 한번 출장 가드릴까요..ㅋㅋ
실론티님 // 사무실 주차장 앞에 입산금지/곰조심이라고 써 놓겠습니다.
조선인님 // 공포분위기 조성 끝나고 조용히 줏어서 쓰레기통에 버렸어욧~!!
해리포터님 // 그게 참 전 이해가 안가더군요..아무리 주차할 곳이 없다고 아무말도 없이 남의 주차장에 차 턱 대고 나중에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는 사람들이요.
건우와 연우님 // 만세는 삼창으로 부탁드립니다..ㅋㅋ
사야님 // 사야님이야 언제나 제편이실꺼 같은데요 뭘..ㅋㅋ

마태우스 2006-07-1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 대단하세요. 전 그렇게 못하는데...

Mephistopheles 2006-07-1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제가 좀...까칠할 면이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