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 다이어트 비법의 양대 산맥인 11식과 간헐적 단식 중 무얼 한번 해볼까 생각하다가 주변사람 중 간헐적 단식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나 또한 멋모르고 시도해보기로 했다. 일단 이 방법이 나에게 맞는 방법인가 하루정도 임상실험을 실시해보기로 했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1.대상자 : 메피스토

2.실험목적 : 간헐적 단식이라는 방법이 내 몸에 맞는 것인가를 체험.

3.실험방법 : 점심을 먹은 후 20시간 동안 단식.

(12시에서 1230분 사이 점심을 섭취 후,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금식)

4.실험날짜 : 201372312:00~ 201372408:00

 

이렇게 계획을 잡고 단식에 들어갔는데..............

 

점심을 먹은 후 오후 6시에서 7시까지는 허기가 느껴지지 않아 그런대로 참을 만 하다.

오후 8시 조금 넘은 시간에 퇴근. 집에 들어와 마님께 오늘 하루 단식을 하겠노라 선언을 하니 마님은 비릿한 웃음을 날린다. (웃음의 의미는 마당쇠가 과연 단식이 가능할까?)

 

21:00

속이 쓰리다. 냉큼 주방으로 달려가 물 한 사발을 마신다. 살짝 살짝 느껴지는 속 쓰림이 신경 쓰이지만, 그런대로 참을 만 하다.

 

21:30

숙제와 공부를 마친 주니어가 무심코 TV를 튼다. TV에선 요즘 주니어가 즐겨 보는 토리코가 방영되고 있다. (그러니까 이 만화는 생긴 건 북두의 권에 나올 것처럼 생긴 우락부락 캐릭터들이 미식헌터라는 미명하에 온 세상 진기한 식재료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어찌나 상상력이 풍부한지 게 몸통이 햄버거고 열리는 열매의 속을 가르면 각종 덮밥이 튀어 나온다.) 열심히 시청 중이던 주니어가 나를 슬쩍 보면 실실 웃는다. 브루투스에게 배신당한 카이사르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주니어 너마져...”

 

  22:00

온 몸에 힘이 없다. 하지만 공복 시 인체의 모든 활동 에너지는 축적된 지방을 태워 연소한다고 했으니 지금쯤 내 몸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있는 지방세포는 열심히 발열 중일 것이라 생각된다. 물이나 한잔 마시러 나간 주방 식탁에 널브러져 있는 롤케익과 먹다 남은 과자 봉다리는 이상하리만큼 클로즈업 되 보인다.

 

23:00

기운이 없으니 잠이라도 일찍 자자 누웠으나, 마님은 못 본 드라마를 몰아 보며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 식탁 위에 존재했던 과자 봉다리의 내용물을 섭취하기 시작한다. 하필 과자는 씹는 소리가 우렁차신 바스락거리고 심하게 와삭거리는 콘칩이시다.

 

24:00

 

그 말이 맞다 배가 고프면 잠이 안 온다는 말. 속 쓰림은 사라졌으나 공복으로 오는 후유증은 제법 심하다. 아프리카 난민을 생각하던 이미지는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며 닭을 뜯어 먹는 흑형이 자리 잡았고 방구석에 처박혀 있던 배달음식 전단지 속의 이미지들은 3D처럼 튀어나오는 것 같다.

 

01:00

 

치킨, 햄버거, 피자, 떡볶이,,,,,,ㅁㄴㅈㅇㄴㄹㅎㄴㅇㄴㅇㅁㄴㅇㅁㄴㅇzzz

 

중간 생략

 

08:00

 

기상을 하니 일단 몸은 가볍다. 아무래도 저녁사이 위장 속에 무언가를 채우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밤사이 그 왕성하게 불타올랐던 식욕은 잠잠하다. 아침 밥 챙겨 먹으면서도 의외로 폭식을 하지 않는다. 그냥 반찬에 밥 반공기로 허기를 모면한다.

 

여기까지가 임상실험 보고서. 여기에 땀이 송골송골 흘릴 정도의 운동이 더해지면 효과는 백배라는데 그건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헐적 단식도 습관이 된다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요즘 들어 불규칙적으로 잡혀있는 저녁 약속 등등을 잘만 조절한다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긴 한데 말이다.

 

한번 본격적으로 해볼까?

 

뱀꼬리 : 잘 아셨죠? 다락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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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3-07-24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0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16시간 하고 있어요. 이제 일주일 됐음 ㅋㅋ 16시간 정도는 할만해요 ㅎㅎ

Mephistopheles 2013-07-25 12:55   좋아요 0 | URL
16시간 단식을 일주일에 두번 하시나요..아님 매일 하시나요... 전 두번 하는 걸로 일단 계획을 잡아보긴 했습니다만..

웽스북스 2013-08-09 17:36   좋아요 0 | URL
어 저 이거 이제 봤어요.
주 5회 이상 하고 있어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만 제외. ㅎㅎ

다락방 2013-07-25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뭡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킁킁.


저는 그렇습니다. 사람 인생은 길게봐야 백년인데. 고작 백년 살면서 즐길 수 있는 건 참지말고 즐기면서 살자, 라고요. 제가 아무리 아무리 먹어도 백년 밖에 먹질 못해요. 그런데 심지어 단!식! 이라고요? 오, 전 싫어요. 죽을 때 먹지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요. 물론 이런 사고방식이 지금의 비대한 육체를 만들어냈지만, 뭐 어쩌겠어요. 운동을 열심히 해...해.....해......쿨럭. 이건 뭐, 나중에. 일단 보류.


제 다이어트에는(응?) 절대 '굶는 것'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절대, 절대!!



그렇지만 메피스토님 감량효과는 좀 수시로 알려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3-07-25 12:56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몸매나 밖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보다..전 건강 때문에 시작한 거랍죠...^^제가 봐도 굶는다는 건 왠지 다락방님에게 무리일꺼 같은 생각도 들기도 해요. 그냥 간헐적 폭식만 지켜도....ㅋㅋㅋ

야클 2013-07-25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헐적 폭식이라면 모를까....


Mephistopheles 2013-07-25 18:38   좋아요 0 | URL
간헐적이냐 주기적이냐가 관건이겠군요.

감은빛 2013-07-25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기억도 잘 안날만큼 오래전부터 아침을 거의 안 먹었어요.
그래서 저녁 이후로 다음날 점심때까지 단식을 하는 꼴인데,
문제는 일주일에 세번 이상 술을 마신다는 거죠.
술을 좀 줄이면 확실히 살이 빠질텐데요.
그게 참 쉽지 않네요.

Mephistopheles 2013-07-29 09:19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 다이어트의 가장 큰 적은 폭식이 아니라 술이라고 보고 싶어요.

chika 2013-07-2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이어트 목적도 있지만,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좀 강하게 갖게 된 건 아무래도 건강때문에... 올해 너무 많이 아팠거든요.

위에 있는 책이 아니라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를 읽고 난 후 일주일에 하루 단식을 시도했고, 지금까지 세번했어요. 금요일 점심부터 토요일 점심까지. 금요일 저녁에 기운이 없어지기 시작할 때는 토요일 오전까지 내리 잠만 자기도;;;;;
근데 확실히 하루 단식을 하고 나면 식탐은 좀 줄어드는 느낌이고 속도 괜찮습니다.
단식을 자주 하는 분의 말씀으로는 일주일에 하루 단식 정도는 해주면 좋은데, 단식하는 동안 마그밀을 먹어주면 장청소도 되어 좋다는군요. 그래서 금요일 저녁에 4알(전 혹시나 해서 2알) 아침에 일어나서 또 4알 먹어주면 좋다고. 저 같은 경우는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에 그리 배가 아프지 않은 설사를 하고 괜찮아지더군요. 마그밀 효과를 보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됩니다.

아무튼 이제 한달정도인데 저한테는 일주일에 하루 단식은 괜찮은 것 같아요. 단식하기로 한 날 갑자기 약속이 생기면 그 다음날로 미루면 되고 조금씩 조정하면 되는거니까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는 계속 해 볼 생각입니다.

살이 빠졌냐,고 물어보신다면... 그리 크게 체감되진 않지만 체중계상으로는 한달새 2,3키로? 정도 빠졌고 그정도는 자주 왔다갔다 하니까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몇백그램은 줄어들지 않나 싶어요. 운동은 전혀 안하고 이정도입니다.
저는 술 마시면 온몸이 빨개져서 술을 거의 안마시고 생활도 좀 규칙적이라 일주일에 하루 단식이 주기적으로 가능한데...
약속도 많고, 술자리도 많고 생활이 불규칙적일수밖에 없는 메피님은 하루 단식이 정말 간헐적으로 이뤄지겠군요. 지속해보시고 효과에 대해서 계속 알려주세요 ^^



Mephistopheles 2013-07-29 09:2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연식이 오래되다 보니 몸매니 외관으로 보이는 것 때문이 아니라 건강 때문에 살을 빼야겠구나란 생각이 듭니다. 어짜피 100년도 못살고 가는 인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골골거리면서 아프면서 사는것보단 건강하게 사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세실 2013-07-25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헐적 단식 해야지하고 다짐한지 어언 한달째.
지금도 빵을 먹으면서 읽다가 쿵!
음 시작해야 하는데.....

Mephistopheles 2013-07-29 09:22   좋아요 0 | URL
울 사무실 남자직원 하나가 매일 그래요. 자기가 5년전엔 배에 왕자가 있었다. 정말 몸매 좋았다. 그러는데 다이어트 한다 하면서 매일 저녁엔 술약속 잡더군요.ㅋㅋㅋㅋ

paviana 2013-07-26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메피님의 생체실험 쭉 지켜보겠어요. 효과있음 나도 해야지..ㅎㅎ

Mephistopheles 2013-07-29 09:22   좋아요 0 | URL
저의 생체실험은 주욱 지속되겠지만서도, 제가 효과가 있다고 과연 그걸 페이퍼에 남길까요? 안남길까요? 오호호호호

마태우스 2013-07-26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정의학과 선생님의 권유대로, 배에 힘을 줘서 뱃살을 빼는 운동을 하고 있어요. 단식은 적성에 안맞습니다

Mephistopheles 2013-07-29 09:23   좋아요 0 | URL
마태님은 아무래도 요즘 많이 바쁘시다 보니 알아서 살이 빠지실 것 같은걸요? 방송촬영이라는게 엄청난 에너지 소모작업이기도 하고요..

실비 2013-07-30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생한 체험 잘 읽었어요 +_+
저는 그냥 소식하면서 열심히 걸을랍니다.
유일하게 잘하는게 빨리 걷기라..+_+

Mephistopheles 2013-07-30 16:53   좋아요 0 | URL
방법론의 제시일 뿐 각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죠. ㅋㅋ 근데 이거 생각보다 힘들더군요. 특히 아침에는.....아 별이 초롱초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