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전화가 한 통 온다.
“빰빠빠빰바 빰빠빠빰바 빰빠빠빰바 노~리아도리아~ 노~로너리게랴이도리아~”
(프랑스어를 대충 해석하면....이봐~~ 전~화좀받어~ 이이봐~ 전화루를좀받어~)
엽떼요.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메피님 저 D에요~!! 토요일 시간 되세요? M님이 제주도에서 송어 회를 쏜대요.~ 아침 9시까지 김포공항에 모여 비행기 타고 가기로 했어요. 꼭 나오세요. 뚝.
어어어..난 아무 말도 못하고 말 그대로 통보를 받고 통화를 끝냈다. 그러나 어쩌지. 난 지금 일이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많아 송어 회를 먹겠다고 제주도까지 갈 형편이 못되는데.. 확 그냥 일 재껴버리고 주말에 비행기 타고 송어 회를 먹고 월요일 폭풍 철야를 해버릴까.
이런 저런 잔머리를 굴리며 고민을 하고 있자니 갑자기 귀를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당쇠 일어나 밥 먹고 출근해야지...아니 뭔 꿈을 꾸길래. 이렇게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자는 거야..이봐 이봐 마당쇠 어이..퍽..퍽..이래도 안 일어나 퍽 퍽..’
결국 개꿈이었던 거지.. D님은 송어 회를 못 먹어요! 라고 하셨으니 저렇게 제주도 가자고 들떠있을 이유가 없는 거지. 더불어 제주도에서 왠 송어..다금바리라면 모를까.
하지만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생해 난 서랍 속에 있는 팽이를 꺼내 혹시나 해서 열심히 돌렸더니만 금방 고꾸라지더라는.. 아마도 요즘 들어 제주도 같은 곳에서 콕 처박혀 살고 싶다는 내적갈등이 꿈이라는 매체를 통해 외적 표출을 하는 모양. 일이나 하자.